교단, 기독교 분파 의미…기독교인들 “이단 신천지를 기독교로 인정한거냐” 반발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신천지를 ‘특정 교단’이라고 지칭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황 대표는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신천지 신도를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는 것과 관련해 “어떤 특정 집단에 대한 대책보다도 전국적인 사태다.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떠밀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국으로 확산된 사태가 진정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하고 우리가 책임져야 한다”면서 “특정 교단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고 국민 안전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 대표의 발언 이후 신천지를 ‘특정 교단’이라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 비판이 일기 시작했다. 흔히 기독교 교단은 장로교, 감리교, 순복음교 등 기독교 분파를 의미한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알려진 황 대표가 기독교에서 이단으로 규정하는 신천지를 기독교의 종파로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하자 이를 문제 삼는 지적이 대다수다.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기독교는 신천지라면 치를 떠는데 독실한 기독교 장로가 특정 교단이라고 하다니”(gr****), “특정 교단? 황 대표는 독실한 기독교인 아닌가? 신천지 표 몇 장 얻으려고 종교적 신념도 포기한 건가”(go****), “황 대표가 신천지를 특정 교단이라고 했다. 개신교가 아니었나보다”(외****) 등 비판 글이 확산했다.
기독교계에서도 황 대표의 발언을 두고 기독교로 인정하지 않는 신천지를 기독교의 종파로 인정하는 의미라는 의견이 나온다. 신현욱 구리이단상담소 목사는 이날 한국일보 통화에서 “신천지는 기독교를 표방하지만 정통 기독교가 아닌 사교 집단, 사이비 종교 집단”이라며 “이만희를 추종하고 신격화해서 믿는 집단을 어떻게 기독교 혹은 예수교의 교단으로 취급하냐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덕술 신천지대책전국연합 대표는 “사이비, 반사회적인 단체를 일반적인 교단과 동등한 위치에서 바라보는 것에 대해 신천지 피해 당사자 입장에서는 (사리에) 맞지 않다”며 “황 대표의 발언은 사이비 단체를 교단에 포함시켜서 일반 교단과 대등한 입장으로 격상시킨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