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안 어느쪽이 더 잘못했냐 이런거 따지는 건 의미가 없는 것 같고
일단 사실관계만 먼저 나름대로 파악해 봤습니다.
(물론 각 캠프 내부 사정을 알 도리는 없고요)
일단....
10월 후반기에 접어들면서
안철수 쪽에서 민주당의 쇄신을 강하게 요구하는 형국이 형성되었고요.
이에 대해 문재인은 왠만한건 다 받아주겠다는 대인배적인 면모를 보입니다.
10월 말일에
민주당 새정치위원회에서, 이해찬+박지원 퇴진이 필요하다는 자체결론을 내립니다.
문재인은 이에 대해 이 문제는 조금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템포 조절을 당에 요청했죠.
11월 6일에 문-안 단일화 회동이 이루어지고, 단일화 원칙 합의가 됩니다.
잠재된 갈등요소가 해결된 상태는 아니지만, 중요한 진전이므로 모두가 환영했죠.
11월 15일 경에 안철수 쪽에서 단일화 룰 협상 중단 선언을 합니다.
문재인이 천명한 원칙에 위배되는 돌출행동을 민주당 내에서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이유였죠.
문재인은 일단 안철수에게 이유불문 사과하는 태도를 취함으로써, 대인배적 면모를 보여줍니다.
반대로 안철수는 조금 신경질적인 이미지가 형성되어 버렸죠.
문재인 지지자들의 안철수에 대한 비난 강도는 굉장히 급격하게 높아집니다.
11월 16일에 안철수는
"민주당 내부에서 제기되는 정치혁신을 실천하라"는 취지로 공식발표를 합니다.
이것이 대체 뭔지 정확히 딱 집어 내기가 힘든 두리뭉실한 표현인데,
이것은 말일에 민주당 새정치위원회의 권고를 실천하라는 메시지로 해석됩니다.
간단히 말해 이해찬,박지원 퇴진 압박이죠.
문재인은 이에 대해 완곡하게 반발하는 모양새를 보여줍니다.
역시 간단히 말해 지금 당장 이해찬,박지원을 퇴진시킬 수 없다는거죠.
오늘 뉴스를 대략 보니깐
하루정도 냉각기를 거친 후에 재협상이 다시 시작될 듯 합니다.
자 여기서
핵심을 도출해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이해찬, 박지원 처리(?) 문제입니다. (내가 보기엔 그렇게 해석됩니다.)
이해찬, 박지원이 대체 뭐길래 이렇게 중요한 걸까요.
후보도 아닌데 말이에요.
안철수 쪽에서 보는 이해찬,박지원은 대충 이런 것 같습니다. (추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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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과 대등하거나 더 높은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인물들이므로,
문재인이 실제로 민주당을 대표하고 있는 것인지 확신할 수 없다"
"문재인의 의도와 다르게, 민주당원들의 안티-안철수 행동을 일으키도록 배후조종하는 것 아닌가"
"이해찬,박지원이 제거되지 못하면, 문재인으로 단일화할 경우 안철수는 이용만 당하고 토사구팽될 수 있다"
"너무 노회한 정치인들이라 부담스럽다"
"노무현의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도움이 되지 않는 인물들이다 (안철수가 말하는 구태정치의 표상의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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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문재인 쪽에서 보는 이 문제는 이런 것 아닌가 합니다. (추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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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내부 문제를 안철수가 직접 조작하려는 것은 지나치다."
"민주당을 안철수가 통째로 집어삼키려고 하는 것 아닌가."
"새누리당에 온 힘을 합쳐 대항해도 부족한 판에, 친노세력이 뭔 죄가 있다고 친노세력을 먼저 제거하려고 하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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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보면, 양쪽 시각이 다 일리가 있고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문제는 갈등과 분열을 최소화하면서 동시에 단일화에 성공하느냐는 것입니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어차피 안철수가 민주당을 통째로 접수하려는 의도가 아니라면 (그렇게 믿고 싶습니다)
이해찬,박지원 문제를 굳이 선결조건으로 내걸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노회한 정치인들을 이런식으로 섣불리 상대하는 것도 너무 위험성이 크구요.
오히려 지금 시점에서는 안철수가 좀 더 신속하고 결단력있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이해찬,박지원 가지고 고집을 피운다는 인상을 줘 봤자 별 실익도 없다고 생각됩니다.
문재인이든 안철수든 간에 집권의욕을 충분히 가지는 것은 좋지만
"내가 대통령이 되지 않으면 안된다"는 흔한 정치인들의 자기중심적 함정에 빠지지 않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