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영리법인이 생겼을 때의 좋은점과 나쁜점을 적어 보겠습니다.
좋은점:의료기술 발전에 도움이 된다.
영리병원은 영리사업주가 소유하는 병원으로서 거기에서 나온 수익을 영리사업주가 가져갑니다. 따라서 병원의 경영권을 쥔 영리사업주는 더욱 많은 돈을 벌기 위하여 의료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게 되죠. 반면에 병원이 아무리 잘 되던 간에 정해진 급여만을 받을 수 있는 비영리병원의 이사진들은 그러한 동기를 찾기 어렵습니다.
나쁜점: 비용이 과하다
영리병원에서 수익을 위하여 독자개발하여 독점하는 치료법이 존재한다면 그 치료를 받기 위해서 지불해야 하는 비용은 과할 수 밖에 없읍니다. 가난한 사람은 열등한 치료에 의존해야 할 수 밖에 없죠.
또한 영리법인은 정부의 지원을 받기 어렵습니다. 정부 지원이 궁극적으로는 법인 소유주의 지갑으로 배당이 될 가능성이 있는 이상 형평성의 법칙에 어긋나기 때문이죠.
그리고 외국의 사례에서 보자면 열등한 치료만이 건강보험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똑같은 질병에 A라는 생존률 50%의 보편적 열등치료와 B라는 생존률 55%의 영리병원 독점 우등치료가 존재할 때, 국영 의료보험은 재정상의 문제로 A라는 보편적 열등치료만을 지원할 수 있을 겁니다. B치료를 보험처리 받기 위해서는 매우 비싼 사설 의료보험을 들어야 하겠죠.
제가 생각하는 결론은 어떤가 하면, 저는 영리병원 도입에 찬성합니다.
일단 그 이유를 들자면
1. 가난한 사람은 위의 사례에서 A치료밖에 받을 수 없게 될지도 모르나, 영리법원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A치료밖에 받을 수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 이유는 영리법인 없이는 B치료가 존재하지 못하기 때문이죠. 결국 결과는 같습니다. 다같이 하향평준화 될 바에야, 더 좋은거 얻을 수 있는 사람은 더 좋은거 얻게 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2. 요새 한창 거론되는 대형마트 입점규제 처럼 병원에도 입점규제가 있습니다. 지금 서울에 법인격 병원 하나 박아 넣고 싶어도, 이미 병원이 충분하기 때문에 받아주지를 않습니다. 수도권은 거의 받아주지 않는다고 보면 되고요, 지방이라 할 지라도 병원이 모자란 지역에만 어렵게 허가 내줍니다. 따라서 이미 과점적으로 시장을 비영리병원이 차지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한국에서는 영리병원이 그들을 몰아내고 맹주가 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할 수 있습니다.
3. 한국은 대학병원 위주입니다. 아무리 영리병원이 삐까번쩍하게 나온다고 하더라도, 대학병원 교수들이 직접 진료하는 비영리 대학병원의 프리미엄을 꺾을 수 없을 것입니다. 당장 돈 조금 더 많이 준다고 하더라도 황금같은 교수직을 버리고 일반 영리병원에 취직할 교수가 어디 있을까요? 돈 많이 밝히는 미국에서도 사기업에서 일할래? 교수 먹을래? 하고 물어보면 사기업에서 엄청나게 파격적인 조건으로 모셔가지 않는 이상 다소 급여가 떨어져도 교수 합니다. 결국 영리법인이 전체적인 질에서 대학병원을 앞서기는 많이 힘들 겁니다. 게다가 지역도 수도권이 아니면 말 다 한거죠.
4. 이미 비영리병원으로서 이 땅에 박혀있는 병원들은 영리화가 불가능합니다. 비영리법인이란 법인의 소유주가 없는 법인인데, 그것을 영리화 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요? 소유주를 만든다는 것 자체가 현재 비영리법인인 병원의 재산을 특정인에게 무상으로 불하한다는 것인데, 이것은 법률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영리병원을 가능하게 한다고 하더라도 현재 있는 비영리병원들은 앞으로도 쭉 비영리병원으로 남을 겁니다. 영리병원이라는 선택지는 신생 병원들에게만 있죠.
저도 외국의 영리병원이 가져온 의료폐해는 잘 알고 있습니다. 다만 한국은 성격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의 의견은 어떠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