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DI국제정책대학원 제공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지나치게 많습니다. 아시아 국가들은 1990년대 말 외환 위기의 공포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해 과도하게 '총탄'을 쌓아두고 있다고 봅니다."
'워싱턴 컨센서스'라는 개념을 처음 만든 경제학자 존 윌리엄슨(75·사진)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최근 방한해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최악의 상황이 지나갔는데도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의 외환보유액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며 "이는 전쟁에 대비해 무기를 과도할 만큼 쌓아 놓는 것과 비슷한데 이렇게 돈을 쓰지도 않고 쌓아두는 것은 낭비다. 글로벌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윌리엄슨은 1989년 저서 '중남미 정책 개혁의 발전'에서 남미 등 개도국에 대한 개혁 처방을 '워싱턴 컨센서스'로 명명했고, 그 뒤 이 말은 미국식 시장 경제체제의 대외 확산 전략을 나타내는 말로 쓰이게 됐다. IMF(국제통화기금)가 이 틀을 차용했지만 개별 개도국의 상황을 고려치 않고 시장 개방과 긴축재정을 경직된 틀에 맞춰 밀어붙여 더 큰 부작용을 낳는다는 논란도 끊이지 않아 왔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직전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2000억달러 정도였다. 그러나 금융 위기 직후 빠르게 2500억달러까지 늘었고, 지금은 3000억달러가 넘는다.
윌리엄슨씨의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외환 당국 관계자는 "중국, 일본도 외환보유액을 계속 늘리고 있다"면서 "외환보유액이 너무 적으면 외환 투기 세력에 '약한 고리'로 비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외환보유고는 국내총생산(GDP)의 27% 수준인데, 중국은 이 비율이 40% 정도이고, 이 비율이 한국과 비슷한 22% 수준인 일본도 외환보유액을 계속 늘리는 추세라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유럽의 재정 위기국이 살아날 수 있겠는가.
"환율을 연구하는 경제학자 입장에서 볼 때 경제력이 저마다 다른 나라들이 하나의 통화로 묶여 있다는 것은 매우 곤란한 상황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환율이라는 장치가 다양한 경제 수준 차이를 상쇄하는 역할을 하는데, 유럽의 경우 같은 통화를 써야 하기 때문에 이 같은 조율이 불가능하다. 이 경우 스페인이나 그리스 같은 국가는 임금을 낮춰서 물가를 떨어뜨리고, 물가를 낮춰서 수출 경쟁력을 높이는 '내적 평가절하(internal devaluation)'를 수행하는 수밖에 없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지난달 13일 3차 양적 완화(중앙은행이 채권을 사들여 시중에 돈을 푸는 것)를 발표한 후 일본도 엔고(高)를 막기 위해 추가 양적 완화를 시행했다. 세계가 통화전쟁에 돌입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데.
"나는 통화 충돌(currency conflict)이라는 표현을 더 좋아한다. 현재 세계 통화 충돌의 본질은 매우 간단하다. 지나치게 고평가되어 있는 미국 달러와 반대로 과도하게 저평가되어 있는 중국 위안화의 충돌이다. 나머지 통화 사이의 문제는 대부분 일시적이거나 이 두 통화와 연결돼 있다고 보면 된다."
―무책임하게 달러를 푸는 미국이 중국만큼 이기적인 것 아닌가.
"미 연준의 양적 완화는 신흥국 경제를 불안하게 만든다는 이유로 국제적 비난을 받을지 모른다. 그러나 3차 양적 완화 이후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는 미국의 소비·주택·고용지표들에서 볼 수 있듯이 이 조치는 미국 경기를 부양하는 데 어느 정도 효과를 보이고 있다. 연준은 유엔이 아니지 않나. 연준의 지금 목표는 미국의 경제를 되살리는 것이지 신흥국들의 경제 안정을 도모하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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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외환보유고가 너무 많다. -------- 저는 개인적으로 반대입니다. 아직 더 있어야 된다고 생각하는 쪽인데요.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떻하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