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다음커뮤니케이션ㆍNHN 등 인터넷 기업을 전격 방문, 관심을 끌고 있다. 대내외적으로는 젊은 `워킹맘`의 애로사항을 수렴하기 위한 일정이라지만, 선거전에서 갈수록 그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네티즌 민심'(이하 넷심)을 의식한 행보로
분석된다. 특히 전날 IT업계
CEO(최고
경영자) 출신인 안철수 후보가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그동안 박 후보가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ITㆍ인터넷 업계와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다.
박 후보는 20일 오전 서울 한남동에 위치한 다음을 찾아 최세훈 대표를 비롯해 직원들과 만남을 가진 이후, 오후에는 경기도 성남시 NHN 본사를 방문해 사내
도서관 등을 둘러본 후 역시 김상헌 대표 등 직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번 방문은 인터넷 기업에서 일하는 워킹맘의 근무 환경을 개선하고, 의견수렴 차원에서 이뤄졌다는 게 새누리당의 설명이다. 새누리당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이뤄진 IT포털 회사를 찾아 젊은 남녀 직장인들과 함께 워킹맘의 애로사항, 젊은층의 삶에서 피부로 느끼는 문제점 등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자리였다"고 밝혔다. 박 후보도 이날 다음을 방문한 자리에서 "여성이 결혼, 출산, 육아로 인해 불편과 차별을 받지 않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는 다음에 박수를 보낸다"며 "특히 제주 본사와 서울 사무실이 멀리 떨어져 있어도 불편함이 없어 보이는데, 이런 다음의 즐거운 실험이 지금 부처들이 이동하고 있는 세종시와 서울의 본부 부처에도 좋은 롤
모델이 될 것 같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날 박 후보의 행보는 본격적인 선거전에 앞서, 여론 흐름에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는 `넷심'을 다독이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또한 MB 정부 들어 상대적으로 홀대를 받아온 IT업계를 직접 챙기기 위한 상징성도 더해지고 있다.
박 후보는 다음을 방문한 자리에서 "우리나라는 30년 된 인터넷 강국으로서 규제 때문이 아니라 자율적인 정화노력으로 인터넷
문화에 있어서도 선진국이 돼야 할 것"이라며 건전한 인터넷 문화를 만드는데 앞장서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박 후보는 "최근 인터넷실명제가 위헌이라는 판결도 있었지만, 남을 배려할 줄 알아야 선진국이듯이 우리가 진정한 선진국으로 가려면 댓글문화와 토론문화에서 `역지사지' 할 수 있는 정신이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방문한 NHN에서도 박 후보는 건전한 인터넷 환경과 인터넷 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해 줄 것을 요청했다. 박 대표는 "인터넷은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 등 우리 생활 전 분야에 걸쳐서 중요한 환경이 된 만큼 인터넷 환경도 개선돼야 한다"며 "한국이 IT 강국이라고 하는데 인터넷 문화에서도 롤 모델이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IT업계에서는 유력 대선 후보의 이같은 행보에 대해 환영하는 분위기다. 최성진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사무국장은 "그동안 인터넷 산업은 사회 기여도나 경제적 효과에 비해 저평가 돼 온 만큼, 이번 기회에 인터넷 산업의 중요도를 재평가해 향후 진흥과 발전에 초점을 둔 정책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도 국민적인
모바일 메신저,`카카오톡'을 제공하는 카카오를 방문해 IT정책에 대한 소신을 밝힌바 있다. 특히 문 후보는 조만간 다음의 제주사옥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포털, 메신저 업체들의 막대한 여론 영향력을 감안할 때 대선 후보가 해당 기업을 방문할 때는, 보다 더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자칫 포털의 정치적 중립성 논란만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포털기업들도 이같은 우려에 대해, 해명에 나섰다. NHN은 이날 박 후보의 방문 소식이 알려지자 즉각 자료를 내고 "(인터넷)서비스의 정치적 중립을 지향하고 있으며, 정책 개발을 위한 여론 수렴 차원의 방문이라면 다른 후보 및 정치인의 방문에도 문호를 개방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한민옥기자 moh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