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초 이동통신사 KDDI의 대규모 , 장기간 통신장애로 수많은 이용자가 피해를 본 가운데 , KDDI는 사과의 의미를 담아 일률적으로 200엔을 환불해주기로 했습니다 . 칼럼에서는 200엔 환불 결정의 배경을 설명하고 , 30년 동안 변하지 않는 약관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 마지막 장에서는 한국의 사정과 비교한 뒤 앞으로 통신회사가 가져야 할 자세에 대해 언급하며 끝을 맺고 있습니다 .
<일본언론 보도내용>
한국이라면 '한 달 치를 환불 '받았을 것 … KDDI의 '일률적 200엔 환불 '에 많은 이용자가 질려버린 이유
■통신 장애로 '일률적 200엔 환불 '을 결정한 KDDI에 대한 위화감
7월 초 유례없는 대규모 , 장시간 통신 장애를 일으킨 KDDI에 총무성이 8월 3일 , 이례적으로 가네코 야스시 총무대신명으로 행정 지도를 내려 재발 방지책의 확립과 장애 시 안내 규정 책정 등을 강하게 요구했다 .
통신 장애의 영향이 이용자뿐 아니라 119 등의 긴급신고 , 기상관측 , ATM 등의 금융 , 택배·물류를 비롯해 사회 전체에 미친 점을 중대시해 전례 없는 엄중한 주의를 주게 됐다 .
이번 사건은 통신 네트워크가 매우 중요한 사회 인프라로 성장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기간회선의 장애를 단순한 통신 문제가 아닌 인터넷 사회의 중대 리스크로 받아들여야 하는 현실을 보여줬다 .
갑작스레 스마트폰을 장시간 사용할 수 없게 된 이상 사태에 많은 이용자가 비명을 질렀을 것이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생활이나 비즈니스 상황에서 곤란을 겪은 사람들이 속출했다 .
그러므로 KDDI가 7월 29일에 제시한 ‘모든 이용자에게 일률적으로 200엔 환불 , 총액 75억 엔 ’이라는 보상도 , 그러한 관점을 고려해서 냉정하게 평가해야 한다 .
보상 내용을 놓고 거리와 인터넷에서는 다양한 반응이 오고 갔다.
이용자의 풀 데 없는 분노,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없다는 불신 , 너무 많은 이익을 내고 있는 통신회사에 대한 불만 , 불시에 발생한 업무 차질 , 절실한 재발 방지 요망 , au숍 점원 위로 …. ‘너무 적다 ’는 불만이 쏟아졌지만 , 재발 방지에 써 달라는 호소도 적지 않았다 .
“고작 200엔 , 그래도 200엔 ”이다 .
이번 통신 장애와 보상을 기점으로 인터넷 사회의 중요 플레이어가 된 통신회사의 자세를 생각해 본다.
■인터넷상에서는 금세 비난이 쇄도했다
점보 복권 한 장도 못 산다!
커피 한 잔도 못 마시잖아.
초등학생 용돈이냐?
보상받은 것 같지 않다.
장난하냐? 그냥 웃음만 나온다 .
KDDI가 ‘일률적 200엔 ’을 발표한 직후부터 인터넷에서는 불만과 분노의 글이 이어지면서 금세 비난의 불길이 치솟았다 .
KDDI는 예전에도 통신 장애를 일으켜 ‘일률적 700엔 ’을 보상해준 ‘실적 ’이 있는 만큼 , “그 이상의 보상을 해주겠지 ” 하며 은근히 기대한 사람이 적지 않았을 것이다 .
그런데, 실제로 제시한 숫자는 ‘일률적 200엔 ’. 이용자의 생각과 KDDI의 계산법이 보기 좋게 엇갈려 , 이용자의 실망이 엄청났던 것 같다 .
통신 장애가 발생한 7월 초 , 꼬박 이틀 반을 기다려도 복구되지 않고 상황 설명도 오락가락하면서 전국 au숍에는 짜증 난 이용자들이 몰려 들어와 욕설이 난무했다 . 고객센터의 전화 회선은 터졌다고 한다 .
많은 이용자가 장애 발생과 보상 발표로 두 번 폭발한 것이다.
■'일률적 200엔 , 총액 75억 엔 '은 순이익의 1%
총액 75억 엔의 환불 총액도 물고 늘어졌다 .
연간 7,000억 엔이 넘는 순이익의 1% 정도밖에 안 된다 .
고액인 것 같지만, 푼돈 아니냐 .
대기업치고는 일 처리가 신통찮다.
실제 KDDI의 2022년 3월 결산은 그룹 매출액이 5조 4,467억 엔 (전기 대비 2.5% 증가 ), 그룹 영업이익은 1조 606억 엔 (전기 대비 2.2% 증가 )으로 그룹 순이익은 역대 최고치인 7,325억 엔 (전기 대비 3.7% 증가 )을 기록했다 .
스가 요시히데 전 정부의 관제(官製 ) 가격 인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21분기 연속 이익 증가를 기록한 것이다 .
확실히 ‘일률적 200엔으로 총액 75억 엔 ’이라는 숫자는 순이익의 1%이다 . 설령 일률적 1,000엔이라고 해도 5%, 375억 엔에 불과하다 . 200엔은 너무 싸다며 분개했지만 , 1,000엔이었다면 “그 정도겠지 ”하며 납득하는 사람이 적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
스스로 자초한 문제로 이용자에게 전무후무한 불편을 줬는데도 숫자상으로 보면 이용자에게서 번 돈의 극히 일부만 돌려주는 셈이다.
초우량 기업이라고는 하지만, 그것도 KDDI를 지지하는 선량한 고객이 있어서다 . 통신회사는 모든 이용자와 직접 거래하는 특수한 기업인데 , 과연 거기까지 생각이 닿았을까 ?
장애 발생 직후부터 다카하시 마코토 사장의 진퇴 문제도 거론되었지만, 결국 보수의 20%를 3개월 동안 반납하는 것으로 끝났다 . 관련 임원 8명도 보수의 10%를 1~3개월 동안 자진 반납하는 데 그쳤다 .
역사에 남을 사회 불안을 야기했으니 사퇴할 만도 하고, 보수도 1년 치를 반납했더라면 이용자들의 분노가 커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
보상액도 책임 문제도 매우 가벼워 보인다. KDDI 경영진이 이번 사건을 그 정도로만 보고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
■유용하게 써 달라는 냉정한 목소리도
반면 긍정적인 반응도 적지 않았다.
설비를 제대로 점검하고 정비해주는 편이 더 고맙다.
매장에서 이용자에게 호통을 듣고 기운이 빠진 점원에게 주세요.
정답은 돈이 아니잖아요.
장애가 발생하고 한 달 가까운 시간이 지나 당시의 분노도 다소 식어 진정된 사람들도 있었던 것 같다.
“1인당 200엔 정도를 환불해 줄 거라면 , 총액을 더 유용하게 써 주세요 ” 하는 목소리에서는 작은 바람이 엿보인다 .
통신 네트워크를 이용할 수 없게 되는 장애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발생한 장애에 이용자가 납득할 만한 보상을 하는 것은 다음임을 이용자도 잘 알고 있다 .
행정 지도를 받은 KDDI의 다카하시 마코토 사장은 “장애를 제로에 최대한 근접하게 하기 위해 재발 방지에 힘쓰겠다 ”고 말했지만 , 두말할 나위가 없다 .
총무성은 11월 11일까지 구체적인 실시 상황을 보고하도록 지시했지만 , 재발 방지 대책 지출은 75억 엔 정도로 끝날 것 같지 않다 .
■영향은 총 3,000만 명 이상에 … 원인은 '인위적 실수 '
통신 장해의 사정과 경위를 KDDI의 설명으로부터 재현해 본다 .
7월 2일 오전 1시 35분 , 도쿄도 다마시의 KDDI 시설에서 이상을 나타내는 경고문이 표시됐다 . 통신 네트워크의 핵심인 '코어 라우터 ' 기기를 교환할 때 낡은 절차설명서를 잘못 사용한 '인위적 실수 '로 음성통화도 데이터 통신도 연결이 어려워졌다 . 이 때문에 회선이 정체되는 '폭주 '가 발생해 이용자 정보를 관리하는 데이터베이스도 연쇄적으로 반응했다 . 그래서 통신량을 규제하며 복구하려 했지만 새로운 이상이 발견돼 장애가 해소되기는커녕 전국으로 확산했다고 한다 .
이런 시스템의 문제점을 들어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대부분의 이용자에게 최대 관심사는 ‘언제부터 스마트폰을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는가 ’였다 .
꼬박 하루 반이 지난 3일 오후 5시쯤에야 복구 작업이 마무리됐지만 , 실제로는 접속 제한이 계속돼 연결이 어려운 상태가 이어졌다 . KDDI는 장애 발생 약 61시간 뒤인 4일 오후 3시가 되어서야 “음성통화와 데이터 통신 모두 전국적으로 거의 회복됐다 ”고 설명했다 . 겨우 스마트폰을 원활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 그러나 아직 정상화 검토 작업이 남아 있었고 , ‘완전 복구 ’를 확인한 시각은 5일 오후 3시 36분이었다 . 장애 발생 86시간 , 꼬박 사흘 반 남짓 지났다 .
영향을 받은 사람은 음성 통화 약 2,316만 명 , 데이터 통신 775만 명 이상으로 총 3,091만 명 이상이라고 한다 .
또, KDDI의 회선을 이용하는 라쿠텐 모바일과 IIJ등의 저가 스마트폰의 이용자에게도 불똥이 튀었다 .
■장애는 생활 인프라를 직격했다
사실 이번 사건의 핵심 문제는 통신 장애의 영향이 이용자에서 멈추지 않고 모든 생활 인프라로 확산했다는 점이다.
그 내용은 실로 다방면에 걸쳐 있어,
· 몸살에 걸린 고령자가 구급차를 부르지 못했다.
· 등산 중에 부상당한 사람이 구조를 요청하지 못했다.
· 신종 코로나 감염자와 연락이 닿지 않게 되었다.
· 재해 대책으로 파견한 직원과 연락이 닿지 않게 되었다.
· 은행의 ATM을 이용할 수 없게 되었다 .
· 기상청의 지역 기상 관측 시스템(아메다스 )의 관측 데이터를 한데 모을 수 없게 되었다 .
· 택배 배송 상황을 확인할 수 없게 되었다.
· 자동차의 커넥티드 서비스를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
· 버스 운행 게시판을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
등등, 열거하면 끝이 없을 정도의 트러블이 전국에서 보고되었다 .
일단 통신장애가 발생하면 사람의 생명과 관련된 사태도 일어난다는 것을 누구나 인식할 수 있게 되었다.
그것은 통신 네트워크가 이미 인터넷 사회의 구석구석까지 활용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왜 보상액은 '일률적으로 200엔 ’ 인가
그러면 KDDI가 발표한 보상의 전체 내용을 다시 정리해 본다 .
‘약관에 따라 278만 명의 음성서비스 계약자에게 평균 104엔을 환불 . 이와 별도로 3,655만 명의 계약자 전원에게 사과하는 의미에서 일률적으로 200엔을 환불 ’ 보상액 산출은 이렇다 . KDDI의 약관은 ‘24시간 이상 모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을 때 환불하고 , 24시간마다 가산한다 ’고 규정하고 있다 .
이른바 ‘24시간 룰 ’이다 . 이에 해당하는 278만 이용자의 월 기본요금을 일로 나누어 계산하면 , 하루 평균 52엔이 된다 . 장애가 61시간 넘게 이어졌으므로 환불액은 2일 치인 평균 104엔이 되었다 .
한편 약관에는 명시돼 있지 않지만, KDDI는 이용자 대부분이 장시간 음성통화도 , 데이터통신도 이용하기 어려워진 사태를 중대하게 보고 별도로 사과하기로 했다 .
다만, 그 근거가 된 것이 약관으로 , 장애가 일어난 시간을 3일로 계산해 약관에 따라 앞에서 기술한 하루 치 52엔 ×3일 =156엔 , 이것에 44엔을 더한 200엔을 모든 이용자에게 일률적으로 환불하기로 했다고 한다 .
다카하시 마코토 사장은 “사과하는 의미의 환불액을 꽤 고민했다 ”고 한다 .
KDDI가 융통성 없이 약관을 따른 것이 아니라 , 약관에 없는 사과를 하고 불이익을 받지 않은 사람에게까지 환불해 주는 것이므로 왈가왈부할 이유가 없다고 말하고 싶을지도 모른다 .
확실히 약관상으로는 흠잡을 데 없는 대응이라고 할 수 있다.
■ 근거는 30년 전부터 변하지 않는 약관
하지만 석연치 않은 이용자가 많을 게 분명하다.
"일 수만큼 ' 보상한다는 생각이 인색하다 "는 소리도 들려왔다 . 사죄의 의미로 3일 치를 환불해 준다면 , 이용자가 KDDI에 지불하고 있는 월 이용료의 10% 정도가 환불될 거로 계산한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 월 이용료가 4,000엔이라면 환불액은 400엔 , 조금 헤비 유저로 월 1만 엔을 내는 사람이라면 1,000엔이 된다 .
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았다. 보상액 산출의 기준이 된 약관이 수상하다 .
KDDI의 약관은 NTT도코모가 설립 직후인 1992년에 마련한 보상기준을 답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휴대전화가 거의 보급되지 않았던 시대의 산물로 30년째 바뀌지 않았다 .
그러나 시대가 변했다. 인터넷이 사회 깊숙이 침투해 다양한 디지털 서비스가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 통신 장애가 주는 사회적 영향은 점차 커지고 있다 .
그런데도 보상의 사고방식은 예전 그대로이다.
■한국에서는 2시간 이상 장애가 발생하면 계약료의 10배를 환불하기도
한국의 예가 참고된다.
2021년 10월 발생한 통신 기업 KT의 약 3,500만 회선이 1시간 반 불통이 된 통신 장애에 대한 1인당 보상액이 100엔가량이어서 이용자의 불만이 폭발했다 .
이에 위기감을 느낀 정부는 통신장애 보상에 관한 지침을 고쳐 2시간 이상 장애가 발생했을 때에는 시간당 계약요금의 10배를 환불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 이번 사건에 적용하면 , 월 기본요금을 웃도는 환불액이 된다고 한다 .
서구에서도 통신 장애에 대비한 규정을 만들어 가고 있다.
통신회사의 사회적 책임의 크기를 고려하면, 이용자 눈높이에 서서 약관을 다시 조사해 이상적인 보상의 개념을 전면 재검토해야 하지 않을까 .
■KDDI에 사회 인프라를 책임지고 있다는 자각이 있는가
“편리해질수록 모든 인간이 이런 리스크가 발생할 것을 각오해야 하는 시대에 접어들었음을 인식해야 합니다 . 얼마 전까지만 해도 휴대폰조차 없던 시절이 있었으니까요 ”
인터넷에는 불만과 분노, 비난만이 가득한 것이 아니라 이런 시대를 똑바로 바라보는 글도 있었다 .
고속통신 5G와 사물을 연결하는 IoT가 순조롭게 침투하는 가운데 , 통신 네트워크에 연결된 인터넷 사회는 점점 고도화돼 가고 있다 .
휴대 전화 회사에서 사회 인프라 회사로.
시대가 요구하는 통신 회사상은 확연히 달라졌다. 통신 회사에 그것을 이해하고 실천하는 자세가 요구되고 있다 .
*일본의 3대 이동통신사 (NTT docomo, KDDI au, SoftBank)
번역기자:푸른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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