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1달러당 엔화 가치가 139엔대까지 떨어졌습니다 . 칼럼에서는 초엔저가 초래한 현상을 해설하고 , 이를 극복하여 일본이 활기를 되찾을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
먼저 칼럼내용 소개해 드린후 댓글반응은 따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일본 칼럼 내용 >
'초엔저 '로 일본이 점점 가난해진다 … 그래도 '일본인의 임금 '이 오르지 않는 근본적 원인
역사적인 엔저(低 )의 가속화로 우리 가정경제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 그런데도 임금이 오를 기미는 전혀 없다 . 일본은 왜 이렇게 가난해졌을까 ? 미국의 투자운용회사에서 일한 경험이 있고 , ‘돈의 대리인들 ’이라는 책도 집필한 고이데 피셔 미나 씨가 일본인의 임금이 오르지 않는 근본 원인을 분석하고 , 일본이 활기를 되찾을 시나리오를 제안한다 .
가계는 패닉, 하지만 일본 증시는 건재
엔저가 멈추지 않고 있다. 7월 14일에는 결국 달러당 139엔대까지 하락했다 .
하지만 엔저로 인한 고물가로 가계가 비명을 지르는 것을 무시하듯 일본 증시의 움직임은 그리 나쁘지 않다.
TOPIX(도쿄 증권거래소 주가지수 )는 연초부터 지금까지 5% 정도 하락했다 (7월 18일 현재 ). 내려가지 않았느냐고 말하겠지만 , 미국의 S&P 지수나 MSCI 월드 지수로 본 세계 주식이 20%나 대폭 하락하고 가상화폐 등의 기타 자산도 일제히 매각된 것을 보면 (관련 기사 : 기술주 , 가상화폐 , NFT, 포켓몬 카드까지 모조리 붕괴 … 세계의 ‘금융 긴축 ’으로 시장은 어떻게 될 것인가 ?), 일본 주식은 매우 건재한 것이다 .
2022년 3월 결산에서 상장사의 약 3분의 1이 최고이익을 기록한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
그런데 재미있게도 수출기업의 주식이 하나같이 잘 팔리고 있지는 않다. 니콘과 캐논 , 스바루와 마쓰다는 시장가를 웃돌고 있지만 , 토요타는 연초부터 그다지 움직이지 않고 있고 , 소니나 샤프 등은 시장보다 퍼포먼스가 나쁘다 .
‘초엔저 ’보다 오히려 ‘자원 가격 상승 ’이나 ‘금리 상승 ·인플레이션 ’이 보다 명확한 시장의 테마여서 도쿄 전력과 미쓰비시중공업 , 도쿄 해상과 미쓰비시 부동산 같은 종목이 급등했다 .
왜 1달러 139엔이라는 초엔저에도 수출 종목을 전부 사지 않느냐면 엔고가 심했던 시절 일본 기업들이 의도적으로 환율 감응도 (엔화 환율 변동이 전체 수출에 끼치는 영향 )를 낮추려는 노력을 해왔기 때문이다 .
2011년 ,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난 뒤 한때 1달러 76엔까지 올라간 ‘초엔고 ’로 수출 기업이 빈사 상태였을 무렵이 떠오른다 . 그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달러 대비 엔화의 힘이 80%나 떨어졌으니 격세지감이 든다 .
2012년 3월 결산에서는 수출 기업의 하향 조정이 잇따랐고 , IT 기업에서는 소니 , 파나소닉 , 샤프 등이 모두 몇천억 엔 규모의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
가장 큰 문제는 아시아 국가 간의 경쟁에서 가격 경쟁력을 상실했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일본 공장에서 1,000엔의 비용으로 만들어진 상품이 있다고 했을 때 , 1달러 100엔의 환율이라면 제조 비용은 10달러로 , 12달러에 팔면 20%의 이익이 난다 .
하지만 1달러 80엔으로 엔고가 진행되면 비용은 12.5달러로 올라 12달러로는 적자가 되고 만다 . 이 시기에는 달러 대비 한국 원화 환율이 떨어져 일본 기업은 이중으로 타격을 입었다 .
이후 많은 일본 기업이 현지 생산이나 현지 조달로 전환하는 등 환율감응도를 낮추려는 노력을 계속해 왔다. 일본은행의 분석을 따르면 2008년에는 10%의 엔저로 일본의 수출이 3% 늘어나는 감응도가 있었지만 , 2018년에는 감응도가 '0'까지 떨어졌다 .
예를 들어, 과거에는 자동차 업체 등이 엔화로 가격을 설정해 엔화의 가치가 떨어지면 현지 통화로 살 때 가격이 낮아져 점유율을 높일 수 있었다 . 하지만 지금은 현지 통화로 가격을 설정하고 있어서 엔화 가치가 떨어져도 판매량이 늘지 않는다 .
일본의 빈부격차는 확대되고 있다
엔고 시대에 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가장 먼저 삭감한 것은 국내 투자와 인건비였다. ‘구조 개혁 ’이라는 이름으로 감원과 공장 폐쇄 뉴스를 몇 번이나 들었던지 .
이렇게 해서 세계 시장에서 살아남은 강한 일본 기업은 더욱 강해졌다. 하지만 많은 글로벌 우량 기업의 주전장은 이제 일본이 아니다 .
상장기업뿐인 ‘일본 주식 ’과 개인의 가계를 포함한 ‘일본 경제 ’는 점점 거리가 멀어져 가는 것처럼 보인다 . 더는 ‘일본 주식 ’ = ‘일본 ’이 아니다 .
예를 들면, 일본의 GDP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20% 미만이지만 , 일본 주식을 움직이는 시가총액 상위 기업에는 토요타와 소니를 비롯한 제조업이 죽 늘어서 있다 .
또한, 일본의 수출은 GDP의 18% 정도에 불과하지만 , 국제적인 대기업 중에는 해외 매출이 70%를 넘는 기업도 드물지 않다 . 일본 주식을 사는 외국인 투자자도 ‘일본 ’을 사는 게 아니라 , ‘강한 일본 기업 ’을 사는 것일 뿐이다 .
물론, 일본 대기업의 실적이 올라가면 일본인 직원의 보수가 오르거나 일본에서의 투자나 채용이 증가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지 모른다 . 또 중간재 등 GDP에 반영되지 않는 공급망 안정화 효과 , 협력업체의 혜택 등 경제 전체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
그러나 힘 있는 상장 기업이나 그 혜택을 받는 사람들과 그 이외의 ‘일본 ’의 격차는 확대되고 있다 .
일본의 근로자는 점점 가난해진다
2021년 3월 , 일본 기업에서 1억 엔이 넘는 보수를 받는 임원이 역대 최고치인 635명 (도쿄상공리서치 )이 되었다 . 상장 기업 중에서는 소프트뱅크가 19억 엔을 필두로 일본인이라도 소니나 도쿄일렉트론 , 신에쓰화학공업 등의 최고 보수가 7~12억 엔에 이르는 등 기업의 보수체계는 서구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
반면 일본의 평균 임금은 거의 30년간 방치됐다 . OECD 주요국 가운데 이 정도로 임금이 오르지 않은 나라는 달리 찾아보기 힘들다 .
80년대 이후 서구의 임원 보수가 급등한 타당한 이유를 찾을 수 없다고 기사 (최대 5,000배 ! 사장과 직원의 ‘보수 격차 ’ 확대가 멈추지 않는 배경 )에서 지적했지만 , 일본에서도 이러한 현상이 계속되면 일반 근로자의 불공평감은 더욱 강해질 것이다 .
그리고 달러로 비교했을 때 지금의 엔저로 일본의 근로자는 점점 가난해지고 있다.
OECD의 세계 평균 임금 비교를 보면 일본은 지난해 4만 850달러로 36개국 중 24위 . OECD 평균 이하로 한국에도 2015년에 뒤졌다 .
참고로 이 OECD의 국제 비교에는 통상적인 환율이 아니라 2020년 기준 달러에 대한 ‘구매력 평가 (PPP)’가 사용되었다 . 구매력 평가에 관해서는 후술하겠지만 , OECD가 공표한 2020년 엔 ·달러 구매력 평가는 1달러 101.24엔이다 .
일본의 임금을 ‘평균 ’보다 실제에 가까운 ‘중앙값 ’으로 보면 약 440만 엔이다 . 만일 이 440만 엔을 구매력 평가 대신 7월 14일 현재의 환율 1달러 139엔으로 환산하면 3만 1,650달러 정도가 돼 , 이탈리아 , 스페인뿐만 아니라 폴란드 , 에스토니아보다도 순위가 낮아진다 .
‘구매력 ’으로 본 일본의 현실
엔저라도 해외여행을 가지 않고 국내 물가가 싸게 안정되어 있다면 그리 고통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 예를 들어 1,000엔으로 얼마만큼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살 수 있느냐는 통화의 구매력이기 때문이다 . 유니클로 플리스 재킷마저 1,000엔 값을 올리는 요즘의 생활 감각과는 상당히 차이가 있지만 , 세계 물가와 비교해 보면 일본의 물가는 오르지 않았다 .
앞의 기사(노도와 같은 ‘가격 인상 러시 ’의 이면에서 일어난 ‘일본의 인플레이션 ’은 진짜인가 ? 이 나라 경제의 행방 )에서도 다루었지만 , 수입 가격 급등이 국내 판매가격에 충분히 전가되지 않았기 때문에 국제 비교로 본 ‘디플레이션 ’은 오히려 진행되고 있다 . 급여가 오르지 않아 소비자의 구매력이나 소비 의욕이 올라가지 않기 때문에 기업이 판매가격을 올리지 못하는 것이다 .
물가와 환율의 국제 비교에서는 경제지 ‘이코노미스트 ’가 매년 내놓는 ‘빅맥 지수 ’가 유명하다 .
이 지수는 세계 각국의 맥도날드 ‘빅맥 ’ 가격을 사용해 화폐 가치를 비교하는 것으로 , 환율은 한 국가의 통화표시 자금 구매력 (이 경우 빅맥 1개를 사는 힘 )이 다른 나라에서도 같은 수준이 되도록 결정된다는 구매력평가지수 (PP)의 사고방식에 바탕을 두고 있다 .
만약 같은 상품이 다른 나라에서 자국보다 더 싼 환율을 보였다면 자국보다 그 나라에서 그 상품을 사려는 수요가 강해져 자국 통화를 팔고 그 나라의 통화를 살 수 있기 때문에 그 통화가 절상된다. 이 '아비트리지 (재정거래 )'에 의해 왜곡된 환율이 머지않아 해소될 것이라는 게 전제다 .
올해 2월 발표된 최신판 빅맥 지수에 따르면 일본 빅맥은 390엔 . 반면 미국은 5.81달러 . 일본의 390엔이나 미국의 5.81달러나 빅맥은 같을 것이므로 ‘구매력 평가 ’에 근거하면 1달러 67엔 정도가 타당한 환율 수준이 된다 .
즉, 빅맥 지수를 사용하면 지금의 1달러 139엔이라는 환율은 엔화가 실제 가치의 절반 수준으로 과소평가된 터무니없이 지나친 엔저라는 얘기다 .
하지만 ‘환율 ’이 아니라 햄버거값을 잘못 매겼을 수도 있다 . 미국의 빅맥 5.81달러에 1달러 139엔의 환율을 적용하면 , 일본의 빅맥은 390엔이 아니라 807엔이 될 것이다 .
가능성으로 따지면 ‘외국 햄버거를 좋아하는 사람이 저렴한 일본의 빅맥을 먹기 위해 외화를 엔화로 환전하고 , 그 결과 엔저가 수정된다 ’는 구매력 평가 시나리오보다 일본의 빅맥 가격을 올리는 것이 현실적으로 보인다 .
엔저에서 일본이 활기를 되찾을 시나리오는?
일본의 노동력이 이렇게 싸졌으니 일본 기업이 원래대로 투자를 국내로 되돌리거나, 일본 내에서 고용을 늘려도 좋을 듯하다 .
왜 그렇게 되지 않는 걸까.
첫번째 문제는 일본 노동자의 목소리가 약하다는 점이다.
사실 지금 미국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노조 결성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Z세대 ,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소득 격차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 , 스타벅스 , 아마존 같은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기업들에 노동조합 결성 움직임이 일고 있다 . 하지만 일본에서는 고령화로 비정규직이 증가하여 노동자의 조직화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
또 하나의 문제는 세계 기준으로 보면 일본의 노동 생산성이 낮다는 점이다.
일본생산성본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노동생산성 국제 비교 ’에 따르면 일본의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49.5달러 (5,086엔 )로 OECD 38개국 중 23위였다 . 미국 근로자 생산성의 60% 정도로 체코 (49.5달러 )와 에스토니아 (48.6달러 ) 등의 동유럽 국가 정도 수준이다 .
이쪽의 데이터도 1달러 103엔 정도의 ‘구매력 평가 ’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 1달러 139엔을 사용하면 한층 순위가 하락해 버린다 . 노동생산성이 낮으면 저임금이 정당화될 우려가 있다 .
일본의 생산성이 높아지지 않는 이유로 고임금의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는 혁신이 부족하다거나, IT에 투자가 늦어 효율화가 진행되지 않았다거나 하며 여러 말이 나온다 .
또 다른 문제는 가격 둔화다. 노동생산성은 아웃풋으로서의 GDP를 노동 인풋 (노동인구와 노동시간을 곱한 것 )으로 나누어 계산하므로 기업이 만들어내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단가가 올라 GDP가 늘어나면 생산성은 올라간다 .
간단하다, 여기서도 사실은 인플레이션이 아니라 ‘디플레이션 ’이 반복해서 등장한다 .
가격을 올릴 수 없으니 아웃풋이 늘지 않아 생산성이 오르지 않기 때문에 급여도 오르지 않고 투자도 이루어지기 어렵다. 그렇지만 급여가 오르지 않거나 일이 없으면 , 소비자의 구매 의욕도 능력도 높아지지 않기 때문에 더욱더 가격을 인상할 수 없다 …
코로나19의 발생과 미중 갈등 , 나아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최근에는 공급망을 해외에 전부 맡기는 데 위험을 느끼는 일본 기업도 늘고 있다 . 엔저를 호기로 삼아 국내 투자와 고용을 늘리는 기업이 늘어나 디플레이션의 악순환을 끊는 시나리오는 없는 것인가 .
번역기자:푸른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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