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는 다시 2010년 12월 20일로 돌아간다. 검찰 조사에서 한명숙 전 총리에게 9억 원을 줬다고 진술했던 사업가 한만호는 이날 열린 공판에서 진술을 뒤집었다. 한만호가 감옥에서 작성한 비망록에 따르면 (관련 기사:https://newstapa.org/article/NGu_1) 검찰이 자신을 추가 기소할 수도 있다는 공포가 컸다.
한만호는 당시 회사가 부도 났고 이미 옥살이를 하고 있었다. 형기를 마치고 나가면 재기를 해야 하는데 검찰 말 대로 하면 검찰이 도와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다. 하지만 본인의 진술이 언론에 생중계되다시피 보도가 되고 결과적으로 선거에 이용되는 모습에 죄책감에 시달렸다. 그가 비망록에 쓴 표현에 따르면 “검찰의 언론플레이는 마술사” 수준이었다. 한만호는 검찰 조사를 받을 때 돈을 한명숙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 줬다는 말을 했지만 검찰이 묵살했다고 비망록에 적었다. 한만호는 결국 공판을 기다려 증인석에서 검찰 진술을 번복할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