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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9-11-09 18:14
[괴담/공포] [실화] 고독사.ㅈ살현장 특수청소 4화
 글쓴이 : 팜므파탈k
조회 : 390  


후회

 

 

흔히들 '후회를 남기지 말자'라는 문구를 자주 쓴다.

​나 또한 이를 받아들여 유품정리 사업을 운영하면서 후회를 남기지 않도록 매번 신경을 쓰는 편이다.
하지만 모든 일을 완벽하게 해낼 수는 없는 법
그래서일까 1년 전 후회가 남는 현장이 하나 떠오른다. ​

 
2015년 7월 20일, 낮 최고기온 31.4도인 무더운 날씨
​현장은 심각한 시체악취가 풍김과 동시에 바닥은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출렁거리고 있었다.
무더운 날씨인 관계로 구더기의 활동량이 매우 활발하여 일어난 착시현상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푸~"
"푸~"
친구와는 이제 서로 말하지 않아도 손발이 척척 맞아떨어진다.
그저 서로의 방독면에서 나오는 거친 숨소리와 함께 땀방울이 떨어질 뿐이다.

​먼저 바닥에 너저분하게 흐트러져 있는 구더기들을 제거하기 위하여
빗자루를 사용하여 한 곳으로 쓸어본다.
하지만 구더기들은 시신에서 흘러나온 부패액과 분비물로 뒤섞여서인지
 제대로 쓸리지 않은 채 그 자리에서 꿈틀꿈틀 대고 있었다.


이후 수십 번의 빗자루질로 겨우 구더기들을 한 곳으로 모으자
 이번에는 구더기들이 안전지대로 피신하기 위하여 꾸물꾸물 거리며 다시 흐트러졌다.
"푸~"​
"아씨~"
"푸~"​
"더럽게 빠르네 진짜"​
나는 거친​ 숨소리와 함께 신경질적인 말투로 말문을 열었다.
"푸~"​
​"야."
"그냥 한번 쓸고 버리고 한번 쓸고 버리고 해야겠다."
"푸~"​
"크크크크."
"푸~"​
"진짜 어디 가서 닭 몇 마리만 사 와서 가져다 놓고 싶네."
"그러면 진짜 애들 배 터지게 먹을 텐데."
"푸~"​
​"우리도 편할 거고."
​나는 무더운 날씨에 보호복, 방독면, 장갑 등 완전무장을 한상태라
정신이 해롱해롱 거릴 정도로 답답한 지경인데 
친구는 이런 상황에서도 농담이 터져 나오나 보다.

힘들게 구더기를 제거한 우리는
이후 ​5M 이상 바닥에 길게 흘러내린 혈액, 부패액, 분비물을 제거하였다.
​혈흔/혈액제거제와 알칼리성 용제를 사용하여
 혈액, 부패액, 분비물을 제거해 나갈수록 시체악취 또한 점점 더 줄어들어 나갔다.
​이후 오염부분을 모두 제거한 우리는 보호복, 방독면, 장갑 등을 해제하였다.
 

​"크하아~"
"으아아아아아~"
"날씨 작살나네 진짜~"
해방감이 극에 달해서일까​
​친구는 강력한 감탄사를 날리며 포효하였다.
이에 나 또한 친구의 말에 장단을 맞추었다.
"아우우~​"
"땀에 절었네."​
"야. 현기증 난다."
"나가서 한숨 돌리자."​
우리는 휴식을 취하기 위하여 건물 밖으로 나갔다.
나는 차 안에 있던 음료수를 꺼내어 친구에게 건네주었고
우리는 그늘에 앉아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휴식을 취하였다.
우리의 옷들은 이미 땀에 절어있었고 나는 옷의 앞부분을 손가락으로 집어 코에 갖다 대었다. ​

"와~"
​"냄새 심각하네~"
"밥 먹으러 가지 말자."
"욕 처먹겠다."
​무더운 날씨에 보호복을 입고 작업을 한 탓이었을까.
우리의 몸은 이미 시체악취와 땀 냄새가 뒤섞인 채 풍기고 있었다.
보통 여름의 경우 몸에 다양한 악취가 심각하게 배기기 때문에
우리는 되도록이면 점심을 생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여분의 옷을 들고 다니기는 하지만 
옷을 떠나 신체 및 머리카락 자체에 악취가 배기기 때문에 
식당에 혹시 모를 민폐를 끼칠까 봐 그냥 신경 쓰이지 않게 점심을 생략하는 편이다.

대화를 나누며 휴식을 취한 우리는 일반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다시 현장에 진입하여 방안의 물건을 정리하였다. ​
​방안에 서로 간의 구역을 나눈 뒤 각자 물건을 정리하던 중 장롱을 열어 본 친구가 나를 불렀다.

"야...."
"일로 좀 와바."​
"왜?"
"죽은 사람이 남자 아니었어?"​
"맞는데."
"왜?"
 
"좀 이상한 사람이었던 것 같은데?"
"​이것 좀 봐봐."
친구 쪽으로 향한 나는 친구와 함께 장롱을 훑어보았다.
장롱의 반은 남성의류가 나머지 반은 여성의류 및 여성 한복들이 즐비하게 진열되어있었다.
나는 ​장갑을 벗고 옷들을 하나하나 만지며 살펴보았고 이후 친구를 보며 말했다.
"뭐지?"
​"무속인?"
"크로스드레서 아냐?"
"그게 뭔데?"
"여장하는 사람들"
​"흠...."
​친구의 말이 맞을 수도 있겠지만 나는 무언가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었다.
여성의류 및 한복의 경우 평상시에 입는 옷들이 아닌 유별나고 특이하게 생긴 옷 들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조금 어이없고 궁금한 표정을 지으며 재차 친구를 보며 말했다. ​
"근데...."​
"이걸 입고 여장을 한다고?"
"밖에 나가면 창피할 것 같은데?"
​"그런가?"
우리는 고인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궁금증을 유발한 채 대화를 계속 나누며
 장롱 안의 옷들과 속옷들을 정리하였다.
장롱 안을 모두 정리한 후 장롱 옆에 놓여있던 박스들을 열어본 우리는
 모두의 추측이 빗나갔음을 알게 되었다.

​"아~"
"​행사 뛰는 사람이었나 보네~"
고인의 직업은 '품바'였던 모양이다.
박스 안에는 거적때기와 낡은 옷들, 여기저기 찢어진 옷들이 발견되었다. ​

또한 다른 박스들 안에는
꽹과리, 소고, 상모, 부포, 엿가위, 찌그러진 구걸 깡통 등 공연에 필요한 
다양한 국악기와 소도구, 화장품 등이 발견되었다.
​이에 우리는 고인이 여장을 하고 전국의 장터를 돌며 '품바' 공연을 하는 사람이었던 것을 단정 지었다.

이후 ​나는 박스 옆에 놓여있었던 다이어리를 집어 한 장 한 장 펼쳐보았다.
다이어리 일정표에는 행사 일정이 드문드문 적혀있었다.
"일이 별로 없었네...."
"그래서 ㅈ살한 것 같은데...."
이 현장은 건물주의 의뢰를 받은 현장이었다.
건물주는 작업 시작 전 우리에게 고인이 유가족이 없는 무연고사망자임을 가르쳐 주었다.

또한 고인이 월세를 못 내어 보증금을 전부 소진한 상황이라
유품정리비용을 본인이 부담하여야 되는 상황임을 알려 주었다.
나는 건물주가 말한 정보와 유품정리 과정에서 알게 된 고인의 정보를 종합해본 결과 
'고인은 재정적인 문제로 인하여 xx을 했을 것'이라는 ​결과에 다다랐다.
 

건물주는 ​고인이 유가족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집안의 물건들을 모두 폐기 처리할 것을 요구하였다.
우리는 고인이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를 짐작해가며 집안의 물건들을 하나하나 정리해 나갔다.
 
마지막으로 책상만 남은 상황
책상 윗부분에 놓여있는 모니터 및 가재도구들을 정리한 후 
서랍을 열자 무언가가 적혀있는 메모지가 발견되었다.
발견된 메모지는 고인의 유서였다.
​보통 유서의 경우 눈에 띄는 곳에 놓아두기 마련인데
 이런 식으로 책상 서랍 안에 놓여있던 적은 처음이었다.

유서에는 고인이 재정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는 내용,
집안에서 xx해서 미안하다는 건물주에게 사과하는 내용, 
본인이 사망하였다는 사실을 고향 친구에게 알려달라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나는 바로 건물주에게 연락하여 고인의 유서가 발견되었음을 알렸고
몇 분 뒤 밖으로 나가 건물주에게 유서를 전달하였다.

​"이거 담당 형사 분에게 전달해 주시면 됩니다."
"네...."
​"이거 어디서 발견되었나요?"
"책상 서랍 안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아...."​
건물주는 유서를 천천히 읽어본 후 다시 집안으로 들어갔다.
이후 우리는 다른 현장과 마찬가지로 건물주의 의뢰에 따라 다음날 오후까지 작업을 완료하였다.
​사실 이런 현장은 다른 현장과 별다를 바 없는 평범한 현장이라고 볼 수 있다.
고인이 무연고사망자이거나 유품정리 과정에서
유서가 발견되는 경우는 흔히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건물주의 의뢰를 완료하고 고인의 유서를 건물주에게 전달한 나는 작업이 완료된 후 
이 현장에 대해서 더 이상 신경조차 쓰지 않은 채 지내 왔었다.

하지만 얼마 전 언론 기자와 함께
무연고사망자의 고독사와 관련한 인터뷰를 나눈 이후 나는 
이 현장에 대해서 다시 한 번 더 생각을 해보게 되었고
그 결과 후회를 남길만한 행동을 하지 않았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

 
고인의 유서는 담당 형사에게 전달이 되었을 것이고 
이에 따라 고인에 대한 사망 사실은 고향 친구에게 통보가 되었을 것이다.
​내가 후회가 되는 부분은 유서를 발견한 순간 바로 고향 친구에게 연락을 하여
고인의 사망 사실을 전달함과 동시에 
고인의 유품을 전달받을 의향이 있는지의 여부를 확인하면 어땠을까 하는 부분이다.


 
​고향 친구가 고인과 혈통이나 법률로 이루어진 유가족이나 연고자는 아니지만
 고인과 인연이 있는 사람으로서 
고인의 죽음에 대하여 존엄과 가치를 존중하고 진심으로 명복을 빌어줄 수 있는
유일한 관련자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적어도 나는 고향 친구에게
고인의 유품을 전달받을 의향이 있는지를 확인하여야 됐었고 
만약 유품을 전달 받을 의향이 있었다면 나는 유품을 선별하여 고향 친구에게
보내주었어야 되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일까 나는 이 소중한 기회를 날려버리고 무시해버린
`무관심한 인간`이 되지 않았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
현재 후회가 들고난 이후부터는 '그때 당시에는 왜 그런 생각을 하지 못하였을까?' 하는 자책이 든다.
고인에 대한 예의나 존중 같은 정서적인 부분보다는 건물주의 의뢰에 따른 오염부분제거, 
시체악취제거 같은 기능적인 부분들에만 너무 신경 쓰지 않았나 싶다.
 
​1년이 지난 지금 고인의 유품은 전부 폐기되어 매립, 소각처리된 상황이다.
또한 이제 와서 고향 친구에게 연락하기에는
너무 늦었으며 연락을 해야 할 명분도 사라진 상황이다.

 


​그저 이번의 실수를 교훈 삼아
다음부터는 이런 후회를 남길만한 행동을 하지 말도록 다짐할 뿐이다.



1.jpg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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