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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9-11-06 17:14
[괴담/공포] 열시간에 걸쳐서 꾼 초대형 사이비 집단 꿈(스압 주)
 글쓴이 : 팜므파탈k
조회 : 2,237  

내 평생 이런 꿈 꿔본 적 없어서 잊기 전에 글로 남겨두려고 썼어

꿈에서 나는 기자였는데 이렇다할 특종 하나 제대로 못 잡아서 끙끙대고 있었거든
밥 비벼서 양푼 그릇 무릎에 올려놓고 노트북 뒤져보는데 익명으로 메일이 하나 오는 거야
지역이 어딘지는 기억이 안 나 아무튼 시골 어디 사이비 집단이 있다는 제보였어



남은 밥 우겨넣고 그대로 차키들고 말해준 곳으로 갔다
차타고 한 바퀴 도는데 동네 슈퍼도 없을만큼 쥐알탱이만한 시골 동네였어
가구 수도 얼마되지도 않아서 뭐 이런 인원으로 사이비집단의 특종이랄 것도 없겠구나 할만큼


특이한 거라면 교회가 엄청 컸다는 것?
교회가 뭐 엄청나게 삐까뻔쩍하고 그런 건 아니지만 시골에 있기엔 오버스럽게 큰

오래된 듯한 교회가 덜렁 있었는데 교회 바로 앞 평상에 마을 사람들이 모여있었어
그냥 그게 일상인 것 같더라


예배드리고 그러는 날은 아닌 것 같은데 그냥 당연한 일처럼 자기들끼리 거기 모여서 노는 듯 했어


차에서 내려서 그 평상으로 가서 주민들한테 말을 걸었어
드라이브하다가 길을 잘 못 들어서 왔다는 둥 별 말을 다 꺼내면서 그 사람들 사이에 껴 있었어
잘 반겨주는 거 같은데 그 중에 할아버지 한 명이 ㅈㄴ 째려보는 거야
그러다가는 지 혼자 휑 가버렸어
동네사람들은 임씨는 또 혼자 왜 저런대 하면서 다시 하던 얘기하면서 나랑 낄낄대고 놀았다



그 문제의 목사도 만났는데 사람 멀쩡하게 생겼었어
나이가 그렇게 많지도 않은데 어떻게 저 큰 교회 목사가 됐나싶을정도로 생각보다 젊었음
그러다 저녁시간 쯤 되서 가보겠다고 이제 저녁식사들 하셔야지 않겠냐고 하고 나는 돌아왔어



그렇게 뻔질나게 거길 찾아갔고 어디서 성경책도 사들고 가서는 일요일엔 예배드리러 갔다
가보니 쓸데없이 그 작은 마을에 교회가 이렇게 큰가 하는 생각이 없어졌어
오히려 이제보니 교회가 작아보임
일요일 예배날이 되니까 어디서 온 건지 사람들이 바글바글 하고 교회 앞은 차들이 빽빽하더라



이런 깡촌 시골마을에서 농사도 짓는 사람이 몇 되지도 않는 것 같은데

 벌이를 어떻게 하길래 마을이 굴러가나 싶었더니 다 헌금이더라는 거지
동네 사람들 대부분이 교회일에 자기들 역할을 분담해서 교회가 돌아가게 만드는 직원인 셈
그냥 그 동네 자체가 회사인거야



사이비는 사이비구나 느낀 게 암을 고친다는 둥 아기가 생기게 한다는 둥

그지같은 주문을 외우는 목사를 보면서 그 교인들이 빌고 빌어대고 있는 꼴을 보고 나서였고
아 이거 잘 잡으면 큰 건 되겠구나 싶었어
사람들은 있는지도 모르는 이 사이비 집단을 터뜨리려면 내가 아예 여기에 스며들어야겠다 했어



쫓아다니길 한 달이 넘어서는 나를 유독 잘 챙겨주던 최씨 아줌마한테 슬쩍 얘기를 했지
나도 여기서 살고 싶다고
나는 가족도 없고 친척도 만나지 않아서 혼자라고 느꼈는데

 여기오면 그런 생각이 없어져 여기가 너무 좋다고



그게 다 거짓말은 아니었어
꿈 속 나는 진짜 가족이 없었거든
아빠는 죽었고 엄마는 남자에 눈 돌아서 그 남자가 나 겁탈하려고 했는데도 남자편 들고 날 버렸음
꿈 속에 내 이름은 윤정이었는데 진짜 그냥 윤정이라는 사람안에 내가 들어간 것 같앴어
뭔가 서사가 꿈 치고는 세밀했음



그렇게 최씨 아줌마한테 주절주절 떠드니까 최씨 아줌마가 가만히 듣다가

 이장님한테 얘기를 한 번 꺼내보겠으니 오늘은 시간도 늦었고 돌아가란거야
그 날은 최씨 아줌마 말 듣고 돌아왔고 다음 날 다시 찾아가니 역시나 교회 앞에 옹기종기 모여있지



무슨 말씀들 하시냐고 평소랑 같이 그 사이에 쏙 끼니 임씨 할배가 또 개정색을 빨고

 우리 마을에 그렇게 들어오고 싶냐는 거야
이장 아저씨는 가만히 있는데 또 지가 나서더라



나는 또 동정표를 팔았다
내 집 안 일, 어렸을 때 살아왔던 거, 가족이 갖고 싶었던 거 질질 짜면서 그래서

 여기가 너무 좋고 내 가족이었으면 좋겠다 했어


그 중엔 따라 우는 사람들도 있었고 아저씨들은 한숨만 폭폭 쉬고

 목사는 또 내 손 잡고 존나 주문 외우더라

그 때 임씨 할배가 그러대?



니가 여기 들어오는 건 받아줄 수 있지만 나가는 건 용납안되며 우리가

 니가 진짜 여기 들어오고 싶은 것인지 무슨 꿍꿍이가 있는 것인지 판단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임씨 할배 눈빛이 좆같더니 눈치도 족같더라
물론이다 여기서만 있게 해달라 가족같은 사람들이 생긴 것만으로도 나는 족한데

 평생 내 가족이 되는 것 아니냐 했고 최씨 아줌마는 잘 됐다 잘 됐다 하면서 내 등을 토닥여줬음



임씨 할배의 조건은 한 달동안 주위의 모든 연락을 끊을 것이며 외부로의 출입은 안 된다는 거야
핸드폰이고 차키며 다 뺏겠다 이거지
ㅅㅣ발 뭐 잘못되가는 거 같긴 한데 한 달동안 이 안에서 증거 수집하면 나쁘지 않겠다는 싶었어



그래서 오늘 당장은 안되고 내가 지금 사는 집은 처분을 해야하지 않겠냐

큰 짐은 다 처분하고 옷가지만 들고 오겠다 일주일만 시간을 줘라 했지


탐탁치 않아하는 것 같았는데 생각해보더니 알았다 하더라고


교회 사옥에 예전 목사 부부가 살던 방이 있는데 쓰리룸은 되니

혼자 살기엔 커도 부족한 것은 없을거라고 거길 쓰래
그 방 구경만 하고 그대로 내 집으로 왔어



그리고 다음 날 남자인 친구랑 팀장님한테 연락을 해 만나자고 했어
두 사람을 모아놓고
내가 지금 사이비 집단 파다가 거기서 한 달 간 지내기로 했다고 어떻게든

 5일, 15일, 25일 열흘 단위로 연락할 방법을 찾아내서 해보겠지만

 그마저 연락도 안 오면 꼭 여기로 날 찾아와 달라고 했어
무식한 ㅅㅐ끼 뭔 ㅅㅐ끼 욕을 하면서 조심하라고 걱정해줌



그렇게 나는 2g폰 하나 몰래 개통해서 속옷가방에 숨겨서 마을로 들어섰다
싸온 짐들을 사옥 방에 풀고 있는데 임씨 할배가 문 두드리면서 윤정양 들어가도 되나 하데
네 들어오시라고 문 열었더니 할 말이 있으니 앉아보래



이 마을 사람이 된다는 건 여기서 앞으로 나갈 생각도 말아야 할 것이며

여기서 일어나는 일들은 니가 상상할 수 조차 없는 일이니 어디 떠벌리지도

그러려니 당연하다 생각하고 살래
그게 아니면 지금 당장 나가도 좋다고



순간 흠칫하긴 했지 사이비 집단에서 뭘 어쩌길래 저렇게 겁을 주나
그런데 여기까지 왔는데 어떻게 그냥 가냐 고지가 코 앞인데
걱정마시라고 남이 손가락질해도 가족은 보듬어주는 거 아니냐고

그런 거 나는 소원이었던 일이었는데 나만 믿으라고 했지
확답을 들었으니 핸드폰과 차키를 자기에게 달라고 했고 가보겠다며 짐정리 잘하라고 하면서 갔어



그렇게 나도 교회에서 심부름이나 하면서 총무인 임씨 할배한테 용돈이나 받으면서 지낸지

 일주일 쯤 지나고 나름대로 파악한다고 파악해본 건
이 사람들은 선교를 하고 다니지 않아
교회 다니는 사람들마저 이 교회 다닌다는 걸 쉬쉬하는 것 같은 느낌이고


거물급 인사들도 몇 몇 보였다는 거야
자기들만으로 똘똘 뭉쳐있고 그나마 새로 유입되는 사람들은

교인들의 제일 가까운 사람인 친척이나 가족정도지 뭐 자기들의 친구를 데려온다던지

사적으로 아는 사람을 데려온다던지 이런 경우는 없더라고



그러니 밖으로 새나갈 수도 없고 들어볼 수도 없었을 새로운 사이비인거지
원래는 여기저기 소문내서 교인을 끌어모아 돈을 챙기는 게 사이비 아닌가 싶은데

 여긴 전혀 그렇지 않잖아
그럼에도 교회는 별관까지 지을 계획을 하면서 키워내는 거 보니

 교인들의 재력이 보통이 아닌 것 같더라



내가 하는 일은 주로 주보나 인쇄해서 접고 예배 할 때 나가서 헌금통 돈 빼는 것 들이었는데

 수요예배가 있는 날이었어
뚤레뚤레 본당으로 가고 있는데 아직 예배드릴 시간이 아닌데

어떤 부부가 와서는 남편이 목사님한테 무릎꿇고 빌고 있더라고
제발 도와달라고 다 듣고 왔다고 하는데 상황보니 아내가 다리를 못 쓰는지


 휠체어에 타고 있는데 그거 고쳐달라고 온 것 같더라


어디서 뭔 쌉소리 듣고 왔길래 저러고 자빠졌나 속으로는 한심한 인간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내가 그 사람이라면 할 수 있는 거 다 해봤는데

마지막 지푸라기 잡는 심정이겠거니 하고 넘어갔어


매주 금요일에는 금요예배가 시작하기 전에 읍내에 가서 주말동안

신도들한테 대접할 음식 재료들과 일주일간 마을 사람들이 먹고 살 것 들을 사온다고 했어


교회 주방일은 최씨 아줌마 중심으로 임씨 할배네 아줌마, 그 옆 집 수원댁 아줌마,

사옥 근처에 혼자 사는 김씨 아저씨 그리고 두 명이 더 있었는데

 기억 안 나고 그렇게 여섯명이서 했었어



어쩐지 최씨 아줌마가 마을 왔다갔다 거릴 때 먹을 거 많이 줬거든
그 아줌마가 주방 주축이라 그랬었나봄
금요일이 되서 나도 읍내 따라가서 임씨 할배한테 받은 용돈으로 몸빼사고 풀빵 사먹고

그렇게 구경하고 놀고 다녔어


그리고 방으로 돌아와 팀장님한테 연락하려고 숨겨놓은 핸드폰을 찾는데 없는거야
아 ㅆㅣ발 족됐다 싶었지
이 걸 누가 가져갔으며 내가 핸드폰을 갖고 있다는 걸 알면

나를 내쫓진 않을까부터 팀장님이 나 별 일 난 것도 아닌데 쫓아오겠구나 싶고

 별에 별 생각이 교차하더라
나가서 누가 제 핸드폰 가져갔어요!! 할 수도 없는 노릇이잖아



김씨 아저씨가 밥 먹으라는데 밥도 안 먹는다고 하고 예배시간 맞춰서 나가서 일만 하고

 다시 들어와서 끙끙댔어
새벽 두 세시가 되도 잠도 못 자겠고 미치겠는거야
그래서 동네나 한 바퀴 돌 겸 밖으로 나갔어
본당 뒷 쪽이 사옥이고 사옥 뒤엔 그냥 온통 산으로 막혀있단 말야



사옥 뒤나 가볼까 했다가 겁나서 포기하고 본당쪽 돌려는데 멀리서 무슨 소리가 들리는거야
산에는 입구가 따로 없는데 사람이 드나들어서 생긴 길이 있거든 그 쪽에서 나는 소리였어



이 시간에 저런 여기에 사람이 왜 있어 심지어 알아듣지도 못하게 말도 아닌 것 같은 소린데

 저건 필사 귀신이다라는 생각에 온 몸이 굳어버렸어


발이 얼어서 떨어지지도 않는데 겨우겨우 반대편으로 도망치려는데 잘 들어보니까 중국어같더라고


이 마을에는 중국 사람이 없는데 중국어가 왜 들려 중국 귀신인가



벽에 딱 달라붙어서 그 쪽을 봤는데 임씨 할밴거야
임씨 할배가 어떤 남정네 둘이랑 중국어로 대화를 하고 있었고

 어쩌고 저쩌고 뭔 봉투를 받더니 김씨 아저씨가 커다란 포대를 질질 끌고 오는거야
그러고는 포대를 열었는데 머리가 깨졌는지 피 철철나는 남자가 그 안에 들어있더라



남자는 죽은건지 기절한건지 미동도 없었고 중국인들은 고개를 끄덕대고는

 포대를 다시 여며 자기들이 쥐고는 수레에 옮겼어


그 사람들이 가려는데 임씨 할배가 불러세우더니 또 뭐라고 말하다가는

 김씨 아저씨한테 손짓하니까 김씨 아저씨가 어깨에 여자를 들춰메고 오더라고

얼핏보니 그 사람들이더라 여자 다리 고쳐달라고 온 부부;



겨울도 아닌데 이미 몸은 달달 떨리고 서 있을 힘도 없고 와 특종이다!하고 즐거울 수가 없었음


여자는 다리는 못 움직이니 팔만 휘적대다가 머리 한 대 맞고 기절했는지

 결국 그 여자도 중국사람인지 뭔지 중국말하던 그 사람들이 수레에 던져 싣고 갔음

임씨 할배가 뒤돌려고 하길래 잽싸게 방으로 들어와서 생각하는데

지금 내가 사람을 거래하는 걸 목격해버린 거잖아


내가 지금 잘 못 들어왔다 싶더라


이게 나 혼자서 특종잡네 뭐하고 깝칠만한 곳이 아니었던거야


이 사람들 사이비집단이라는 큰 숲에 숨어서 인신매매를 하고 있는 것 같았어




도망치듯이 방에 들어와서는 상황정리를 하는데 지금 내가 여기서 혼자 깝치다간 뒤지겠는거야
언제 내 핸드폰 훔쳐간 ㅅㅐ끼가 까발려서 나를 팔아 넘길지도 모르고

 넌 보,지 말아야할 것을 봐버렸어 하면서

 날 죽여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한시라도 빨리 여기서 튀어야겠다는 생각뿐이었어



생각해보니까 이제 열두시 넘어서 15일인데 연락없으면 팀장님이랑 친구가 나 찾으러 올 거 아냐
팀장님 차를 타고 튀자라는 결론이 나왔지
팀장님이 15일 내내 내 연락을 기다리다가 16일에 올지 아니면

 15일 하루 중 언젠가 올 지 모르는 상황이니
우선 틈틈히 교회를 돌면서 팀장님이 오길 기다리는 것 말고는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었어



그렇게 나는 뜬 눈으로 발발 떨면서 아침을 맞았어
그리고 어김없이 교회 앞으로 향했는데 오만 생각이 다 들더라
갔는데 내 핸드폰을 발견한 놈이 사람들한테 벌써 다 말해서 나는 가자마자 잡혀 뒤지는 것 아닌가
그런데 평소랑 다를 것도 없었어
아침부터 교회 일로 분주한 사람들도 있었고 최씨 아줌마는 윤정이 밥 먹으라면서 날 불렀어



하루종일 끙끙 앓아댔다
지금 저러고 웃고 떠들고 있는 사람들 중에 내 핸드폰을 가지고 있는 놈이 있을 수도 있고

 아니면 저 사람들 다 알면서 모르는 척 하는 걸 수도 있고 가시방석이 따로 없지
밤이 되도 잠이 올리가 있나 또 어제의 그 시간은 찾아왔고 나는 뒤척이다 밖을 나왔어



혹여나 또 임씨 할배가 사옥 뒤에 있을까 보려고 했다가 걸리면

뒤질 거란 생각밖에 안나서 그대로 본당쪽으로 향함


그 젊은 목사 말고 토요일마다 철야예배 설교를 하러 오는 목사가 있는데 한창 예배중이었어


새벽 내내 예배를 드리고 신도들은 그 예배가 끝나면

사옥에서 쪽잠을 자고 일요예배를 드리는 식으로 아주 독실했지 도른자들..



그렇게 본당이랑 가까워지는데 저 멀리 친구ㅅㅐ끼 차가 보이는 거야!!
이 ㅅㅐ끼 왔구나 하는 반갑고 벅차고 빨리 도망가야겠다는 생각에


 차 문을 벌컥열고 탔는데 애가 맹추같이 혼이 나가있는데
표정이 지금 생각해도 오싹해
야 너 왜 그러냐 팀장님은 같이 안 왔어? 했더니 팀장님 죽었대
뭔 개소리냐고 알아듣게 말하랬더니 얘 말은 이래



내가 연락이 없어서 팀장님하고 연락을 했고 나를 찾으러 같이 가는 대신

혹시 모르니 차를 따로 몰고 가자더래
그래서 엇비슷하게 출발해 얘가 도착하고 보니 팀장님 차는 이미 있더라는 거지
가서 차 안을 살펴봤는데 팀장님이 없어서 이미 윤정이를 찾고 계신가보다 하고

 교회 주변을 도는데 어디서 팀장님 목소리가 들리더라는 거야



가까이 가서 들어보니 팀장님이 어떤 남자한테 소리에 소리를 지르면서 사이비가 어쩌고 저쩌고 하는데
그 남자가 팀장님 머리를 삽으로 후려갈겼대
팀장님이 이미 미동도 없는데 어디서 그 딴 소리를 하냐며 팀장님 머리를 삽으로 내리꽂더란다



그래서 니가 잘 못 본 거 아니냐고 말 같은 소리를 하라고 믿기 싫어서

친구한테 똑바로 말하라고 다그쳤더니
애가 발발 떨면서 소리를 지르더라 뇌가 터져나오는데 어떻게 사람이 안 뒤지겠느냐고
누가 들을까 애 입을 막고 진정시켰어



저런 진짜 족됐구나라는 생각밖에 안 나고 내가 지금 얘 차를 타고 갔다가는

 얘도 엮이겠구나 싶어 돌려보냈어
내가 꼭 다시 연락할테니 너는 여기 왔다는 거 누구한테도 말하지말고 집에 가 있으라고
내가 늦어도 일주일 안에는 다시 연락하겠다고



당장에 신고를 한대도 증거도 없고 그렇게 증거없이 덜컥 신고해서

경찰이 돌아가기라도 하면 나나 얘나 이 사람들한테 잡히면 그대로 끝 아니야
우선 증거라도 찾아내서 돌아가자는 생각에 나는 차에서 내렸어



그렇게 넋 나간 사람처럼 증거를 어디서 찾나 생각을 하는데 핸드폰이 없으니

 사진도 못 찍고 녹음도 못하고 증거가 눈 앞에 벌어진대도 잡아낼 수가 없는거야
팀장님은 이미 중국놈한테 팔아넘겼는지 어디 파묻었는지 흔적조차 찾을 수도 없었어
핸드폰 훔쳐간 놈은 아직까지 티 하나 내지않고 나는 골머리만 썩히고 있었지



그러다 생각해낸 게 장부

임씨 할배 이 인간 성격에 장부를 적지 않을리가 없거든
어딘가에 분명 장부가 있을거라고 생각했고

있으면 교회나 임씨 할배네 집 중 하나겠구나 싶었는데 집을 털기엔 무리기도 하고


사람을 처리할 때도 교회, 하루죙일 일 하는 곳도 교회니 교회에 있겠구나 싶어

 교회라도 먼저 털어보자 생각했어



금요일이 됐고 주방팀이 읍내를 나갈 때가 되니 최씨 아줌마가 나를 찾더라고
오늘은 그냥 저녁예배 주보나 접고 있겠다고 다녀오시라고 했는데

 올타꾸나 임씨 할배가 모종사러 읍내 나갈거라고 봉고차에 타데
임씨 할배도 없고 최측근 김씨 아저씨도 나갔으니 진짜 하늘이 주신 기회인거야
봉고차가 안 보일 때까지 손 흔들다가 바로 총무실로 향했다



책꽂이며 책상이며 여기저기 다 뒤져도 장부같은 건 코빼기도 보이지도 않고
헌금 내역이나 지출 내역들 정리해놓은 것 밖에 없는거야
혹시나 서랍을 뒤졌는데 내 차키가 있더라
다른 곳도 뒤지는데 뒤질만한 곳은 다 뒤졌는데 딱 한 군데 못 뒤진 곳



잠긴 시제 금고


여기말곤 없다 싶었어
그대로 돈통들고 튈 생각밖에 안 드니 차키 챙겨서 나가려고 하는 순간
“저 클럽 갈래요!!”
쪽지 한 장 써놓고 튀었어



처음 등장부터 생각머리 출타한 팔푼이같은 이미지로 사람들한테 다가갔는데

 내가 술먹고 싶어서 돈 갖고 튀었다고 둘러대면 띨빡 중에 띨빡이라며

쓴소리 몇 번 얻어듣고 말 것 같기도 한거야



이게 만약 진짜 돈이 든 금고라면 클럽에서 양주먹고 싶은데

 할배가 주는 용돈으로는 턱없이 부족해서 왔는데 돈은 없고 금고만 있길래

눈이 헤까닥 돌아서 들고나와버렸다고 술만 사먹고 나머지는

 다시 갖다놓으려 했다고 하면 될 것이고 장부면 그대로 들고 경찰서로 튀면 되는거니까



그 짧은 순간에 드는 생각에도 나는 다시 잡힐 것 같았거든
그래서 어떻게든 핑계거리를 만들자 한 게 그 순간에 클럽말고는 생각이 안 나더라
그렇게 나는 그 걸 옆구리에 끼고 내 차로 내달렸어
근데 ㅆㅣ발 바퀴에 자물쇠를 걸어놓은 거 있지



꼭 내가 차키 찾아 차로 올 걸 알았다는 듯이

방도가 없으니 그냥 큰 도로가 나올 때까지 뛰었어
혹시나 도로로 가면 잡힐까 싶어 밭을 가로질러서 뒤지게 뛰어 큰 도로까지 나왔다
신호대기 중인 차 한 대가 보이길래 미친듯이 두들겼어
제발 태워달라고 제발 부탁이라고 사례 꼭 하겠다고
땀 삐죽삐죽 흘리면서 숨도 못쉬고 말하니 얼떨결에 커플이 열어주더라



광주로 간대
그렇게 내가 OO일보 기자다 태워주신 사례는 꼭 하겠다 지금 증거를 찾아서

 도망치는 중이다 이런 저런 얘기도 하고 광주에 도착했는데


광주에 막내이모가 살고 있었거든 갈 곳이 거기 밖에 없는 거야


그래서 우선 이모네를 찾았어


그동안 죽었는지 살았는지 연락도 없다가 갑자기 불쑥 찾아갔지


설명하기엔 길어서 나중에 상황 정리되면 꼭 말해주겠다 잠깐만 여기 있어도 되겠냐

 내일 아침 나갈거다 하니 내치지는 않더라고




그렇게 숨 좀 돌리고 열쇠공을 불러서 사촌동생 방에서 금고를 열었어
무슨 작은 주머니랑 장부가 있더라

그런데 그게 내가 생각한 중국놈한테 사람을 판 장부가 아니라 신도들한테 장기나 인육을 판 장부더라



정말로 사이비에 숨은 인신매매단이 아니라 그 교회 사람의 전체가

 인육과 장기의 거래로 이뤄진 사람들이었다는 거 였어
그러니 외부에서 소문듣고 찾아왔다며 유입되는 사람들은 죽여버리는 거고


자기들끼리만 암암리에 거래를 하고 지내왔다는 거지
그 장부 안엔 말했던 거물급 인사들도 있었고 나한테 항상 고생한다며

 간식 갖다주던 신도 이름도 있었어
내가 엄청난 걸 건들였구나라는 생각에 장부잡은 손이 덜덜 떨렸어



얘네의 루트는 이래
중국놈들도 뭐 지들이 알아서 사람을 구하긴 하겠지만 만약에 교회에서 팔 사람이 나타나면
1차로 교회가 작업을 해서 중국놈들한테 넘기고
2차로 중국놈들이 가공을 한 인육과 장기를
3차로 교회가 중국놈들과 신도들 사이에 중간 브로커가 되서 팔아넘기는 구존거지



이건 인신매매단이 잡혔다! 의 기사가 아니라 나라가 흔들일만한 일이었어
이 거래의 중심에 세계적으로 이름이 퍼져있는 거물급 인사들이 껴 있으며

그 사람을 제외한대도 인육과 장기밀매의 규모가 어마어마 하잖아



나 혼자서 감당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생각하고 장부를 다시 금고에 넣고
이모폰 빌려서 친구한테 전화를 했는데 이 ㅅㅐ끼가 안 받는거야
그래서 회사로 전화를 하려는데
창문너머로 들리는거야



윤정아



임씨 할배 아들이었어


쓰는 지금도 온 몸에 소름이 돋는다
눈 마주치고 있는데 몸이 얼어서 움직이지도 무슨 생각같은 것도 안나고 새하얬어
어.. 하니까 뭘 봐 나와 하는거야




그래서 금고 챙기고 이모한텐 급하게 가봐야할 것 같다고 내가 곧 다시 찾아올테니

 만약에 정말 만약에 내가 한 달이 되도 안온다면 꼭 나 찾아달라고 하고 주섬주섬 신발을 신었지



신발 신는 도중에 그제서야 머리가 터지는거야
저 ㅅㅐ끼 도대체 어떻게 내가 여기있는지 알고 찾아왔지,


가서 뭐라고 하지, 이제 나는 잡혀 죽는건가 여러 생각이 교차했지만

뭐 하던대로 팔푼이 같이 밀고 나가자 해서 헤실헤실 웃으면서

나 여깄는건 어떻게 알았대! 하면서 임씨 할배 아들을 쫓아갔어



그렇게 차에 실려서 다시 마을로 끌려가는데 임씨 할배 아들이 그러더라
니 그거 열어봤냐
아니 내가 열었으면 술 먹으러갔지 이모집에 있겠어? 진짜 어떻게 알았대! 했더니
금고안에 gps 있다는 거야
ㅆㅣ발 그 장부말고 있던 작은 주머니가 gps였나봐



이 ㅅㅐ끼들은 내가 훔쳐갈 걸 알고 gps를 놓은건지,

 원래 걱정이 많아서 놓은건지 모를 일이지만 존나 무섭더라



그리고는 나도 저 놈도 말 한 마디 없이 마을로 향했어


그렇게 임씨 할배 아들은 나를 평상에 던져놓고 지 집으로 가버렸고

 나는 금고를 들고 쭈뼛쭈뼛 평상쪽으로 갔더니 사람들이

으이구.. 정신나간 가시내 하면서 쓴 소리 몇 번 하고 말았어



수원댁 아줌마는 내 머리 한 대 꽁 쥐어박았고 임씨 할배는 또 나 존나게 째려보고 있더라


죄송합니다 제가 술 먹은지 오래되서 미쳤었나봐요

 술 값만 쓰고 다시 갖다놓으려고 했어요 하고

머리만 긁적였더니 최씨 아줌마가 밥은 먹었냐더라
안 먹었다고 했더니 가쟤 밥 먹으러



최씨 아줌마네 집에 갔더니 밥상은 차려져 있는데 밥 먹을 때면

 항상 있던 최씨 아줌마네 아저씨랑 딸이 안 보였어


아저씨랑 언니는 어디 갔냐고 물었더니 아저씨는 약속있다고 나갔고

 언니는 나 대신 예배 도우러 갔대



면목이 없네요 하면서 식탁에 앉아 밥을 먹는데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모르겠는거야


그래도 잡생각하는 티 내면 안되니까 꾸역꾸역 입에 집어넣고 있는데

 아줌마가 주머니에서 뭘 꺼내더니 그러대




윤정아 이게 뭐다냐?


내 잃어버린 2g폰이었음


ㅆㅣ발 이걸 이 아줌마가 뒤져갔구나 어째 열받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그나마

 이 아줌마가 가져갔으니 다행이기도 하겠구나 싶어 짱구 굴리다가 말한 게 남자친구 핑계였어


헤어진 전 남자친구하고 연락이 됐는데 마침 내가 이 마을로 들어와야할 때 였고

 너무 다시 만났으면 하는 마음에 간간히 연락해서 잘해보려는 생각에 그렇게 되버렸다


혹시 임씨 할아버지한텐 말하셨냐 알면 엄청 혼날 것 같은데 하면서 징징댔더니

아줌마가 웃으면서 그게 윤정이 애인이었구만? 하는거야

뭐지 그 때 친구가 왔을 때 본 건가 싶었지



아무도 못 본 줄 알았는데 아줌마는 봤어요? 이래서

 연애도 몰래 못 한다니까 하면서 또 모지리처럼 밥 퍼 먹으면서 헤헤 웃었지
그런데 아줌마가 하는 말이



너 지금 니 주둥이로 들어가는 그게 무슨 고긴줄은 아나?



한 번도 나한테 주둥이니 뭐니 저런 말을 쓴 적이 없거니와

누구한테 쓰는 것도 못 본 최씨 아줌마가 지금 나한테 주둥이라고 했다는 생각에

 먼저 머리가 띵 했는데


그 아줌마가 냉장고로 터털터털 걸어가더니

 냉장고 안에서 움켜쥐고 꺼내는 것에는 숨이 턱 막히더라


아줌마 손에 머리 끄댕이 잡혀서 대롱거리는 건 다름아닌 목잘린 내 친구 대가리




ㅆㅣ발 임씨 할배 사람 파는 거 목격했던 그 때처럼 몸이 내 몸이 아닌 것 마냥

 덜덜덜 떨렸고 잡고 있던 숟가락은 이미 놓친지 오래였어


니 지금 쳐 먹은 그 고기가 니 애인인데 맛이 어찌 좋더나?


이 내놓고 웃는 최씨 아줌마 말이 들리긴 들리는데

 머리는 돌아가질 않고 나는 그냥 눈물 뚝뚝 흘리면서 아줌마만 쳐다봤음



그래도 니는 좀 다를 줄 알았더만 그게 또 아니네



하면서 그 아줌마가 손에 들고 있던 젓가락으로 내 대가리 찍고 뒤져서 꿈에서 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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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etrayou7 19-11-09 19:04
   
단숨에 읽었네요.
감당할 수 있는 맡아야 되는데...
물론 꿈이었지만...
     
팜므파탈k 19-11-10 21:34
   
그러게 말입니다^^
저도 갠적으로 이 글에 몰입돼서 단숨에 읽었었네요^^
늦은깨달음 20-09-18 16:37
   
잘 읽었습니다.
VM6500 20-10-09 14:56
   
음............
점심나간넘 21-06-28 03:01
   
너무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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