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스포츠
토론장


HOME > 커뮤니티 > 미스터리 게시판
 
작성일 : 18-08-09 09:52
[괴물/희귀] 쇠를 먹어치우는 불가사리
 글쓴이 : 송구리
조회 : 3,200  

용이나 봉황 같은 전통적인 괴수들을 제외하면, 아마 불가사리는 한국의 전설을 토대로 한 괴수들 중에서 가장 유명한 종류에 속합니다. 21세기 이후로 웹툰 같은 대중 매체들에서 셀 수 없을 만큼 많이 등장하는 불가사리들은 제외하고라도 1962년 한국과 1985년 북한에서 불가사리를 소재로 괴수 영화를 만들었을 만큼, 불가사리는 이미 우리에게 친숙한 괴수로 자리 잡은 지 오래입니다.


그렇다면 불가사리의 기원은 언제부터였을까요? 지금까지 불가사리에 대해 다룬 문헌들 중에서 가장 오래된 것은 조선 후기의 학자인 조재삼(趙在三 1808~1866년)이 쓴 책인 송남잡지(松南雜識)입니다. 송남잡지에서는 ‘불가살(不可殺)’란 괴수에 대해 이렇게 서술하고 있습니다.


“백성들 사이에 전해지는 말에 따르면 고려 말엽에, 쇠를 먹어치우는 괴물이 개경(지금의 황해도 개성)에 나타났다고 한다. (쇠로 만든 무기로 공격하면 쇠를 먹어버리니 소용이 없었고) 그 괴물을 붙잡아서 타오르는 불길 속에 처박아도 괴물이 불로 변해서 사방을 휩쓸고 다녀서 건물들이 불길에 휩싸이는 바람에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 괴물을 죽일 수 없다는 뜻의 불가살(不可殺)이라고 불렀다.”


여기서 “백성들 사이에 전해지는 말에 따르면……”이라는 앞머리의 구절로 보건대, 불가사리란 요괴를 조재삼이 만들어낸 것은 아니고, 민간에 전해지는 불가사리에 관련된 이야기를 조재삼이 송남잡지에 기록으로 남겼다고 보아야 옳을 것입니다.


01.png

CxHES3LUcAAKMlo.jpg

kjb200901151552380.jpg

maxresdefault.jpg

다운로드.jpg

(불가사리의 모습을 상상한 그림들. 불가사리는 보통 코끼리처럼 긴 코를 단 모습으로 여겨지나, 그냥 돼지처럼 생겼다고 묘사한 그림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불가사리가 본격적으로 유명해진 시점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20세기에 와서 한국의 신화를 연구하는 학자들에 의해 기록된 다음에 비로소 지금처럼 널리 퍼졌다고 여겨집니다.


송남잡지에서 언급된 것처럼 불가사리는 원래 ‘죽일 수 없는 불사의 괴물’이라는 뜻의 불가살(不可殺)이라고 불렸다가, 이 말이 점차 불가살이(不可殺伊)를 거쳐 지금처럼 불가사리로 변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건 여담이지만, 5개의 촉수를 가져 별처럼 생긴 바다 속의 생물인 불가사리는 촉수를 잘라도 다시 재생되어 마치 죽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데, 그래서 불가살이라는 괴물의 이름이 유래된 것이 아닌가 하는 가설도 있습니다.


물론 불가사리는 전설에 등장하는 괴수이니, 거기에 얽힌 전설의 내용이 하나만은 아닙니다. 실제로 불가사리에 관련된 민담들은 그 내용이 굉장히 여러 가지로 변형되어 전해집니다.


먼저 불가사리가 어떻게 세상에 나타났는지에 대한 가설들인데, 부패한 탐관오리들에게 착취를 당하던 백성들이 도사를 찾아가서 관아의 횡포를 응징해달라는 부탁을 해서 도사가 도술의 힘으로 불가사리를 만들어 포악한 공권력을 벌하도록 했다는 전설이 첫 번째입니다. 1985년에 나온 북한의 영화 ‘불가사리’는 바로 이 전설을 토대로 만들어졌습니다.


불가사리의 탄생에 대해 다소 성적인 의미를 담은 전설도 있습니다. 역시 배경은 고려 말엽인데, 남편이 죽고 개성에서 혼자 사는 어느 과부가 밤에 홀로 바느질을 하고 있다가, 외로움에 지쳐 몸을 이리저리 흔들었습니다. 그 몸부림은 성욕을 풀지 못한 과부의 욕정이 담겨 있었는데, 그러자 그녀의 몸 위에 갑자기 이상한 벌레 한 마리가 나타났습니다. 그 벌레는 과부가 가진 바늘을 먹어치우고는 재빨리 집 밖으로 나가 버렸는데, 그 후로 벌레는 세상의 모든 쇠들을 먹어버리면서 점차 덩치가 크고 힘도 강해졌습니다. 


나라에서 군사를 동원해 벌레를 죽이려고 해도 쇠를 먹어버리니 도저히 죽일 수가 없었고, 불을 퍼부어도 벌레는 오히려 불까지 먹어버리며 나라 곳곳을 불바다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벌레를 가리켜 ‘불가살’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렇게 세상을 누비며 쇠를 먹어치우던 벌레는 고려가 망하고 조선이 들어서자 사라졌다고 전해집니다. 이 전설에서 불가살, 즉 불가사리는 불처럼 뜨거운 과부의 성욕을 상징한다고 여겨집니다.


그런가 하면 불가사리가 쇠나 불뿐 아니라 아무것이나 닥치는 대로 먹어치운다는 전설도 있는데, 이는 중국 신화에 등장하는 괴수인 ‘탐’에서 유래된 이야기 같습니다. 물론 전설의 괴수인 불가사리와 관련된 설정은 얼마든지 바뀌기 마련이어서, 쇠를 먹던 불가사리를 불로 퇴치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출처 http://blog.daum.net/timur122556/1410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가생이닷컴 운영원칙
알림:공격적인 댓글이나 욕설, 인종차별적인 글, 무분별한 특정국가 비난글등 절대 삼가 바랍니다.
AirStar 20-12-20 17:00
   
잘 봤시유
 
 
Total 77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77 [괴물/희귀] 16세기 그림, 공룡인가 낙타인가 ? (5) 손이조 05-04 3950
76 [괴물/희귀] 조선시대에 발견된 인어 (7) 밝은노랑 04-29 13146
75 [괴물/희귀] 지구상 가장 에임 좋은 스나이퍼 TOP 11 (1) 스릴사 03-30 5069
74 [괴물/희귀] 미스테리한 남극의 생명체들 (1) schwarze 03-15 4979
73 [괴물/희귀] 흑인이 백인으로? 피부색 자체가 변하는 병에 걸린 남… (6) 너구리다 12-22 7291
72 [괴물/희귀] 너무 굶주려서 기괴하게 변한 노숙자 그리고 페이스북… 너구리다 12-05 7810
71 [괴물/희귀] 귀신을 피하기 위한 생활속 금기사항 TOP 18 (1) 공포의겨 10-21 3212
70 [괴물/희귀] 두억시니 이야기 (1) 레스토랑스 10-14 2840
69 [괴물/희귀] 사람의 목숨을 빼앗는 포켓몬 TOP5 (1) 공포의겨 09-30 4456
68 [괴물/희귀] 모모 괴담의 진실 - 의식의 흐름 주의 (2) 공포의겨 09-28 3235
67 [괴물/희귀] 일본의 기괴하고 소름돋는 요괴들 TOP 10 (1) 공포의겨 09-25 4930
66 [괴물/희귀] 산속의 모인(毛人) (5) 송구리 08-20 4122
65 [괴물/희귀] 중국의 늑대인간 (2) 송구리 08-14 3787
64 [괴물/희귀] 거인들이 사는 섬나라, 대인국(大人國) (6) 송구리 08-13 3435
63 [괴물/희귀] 신라 동쪽의 식인종 왕국 (3) 송구리 08-12 4758
62 [괴물/희귀] 쇠를 먹어치우는 불가사리 (1) 송구리 08-09 3201
61 [괴물/희귀] 조선의 거인족, 우와 을 (1) 송구리 08-08 5028
60 [괴물/희귀] 섬처럼 거대한 게 (1) 송구리 08-08 2634
59 [괴물/희귀] 바다속에 생기는 신기한 빙결현상 (3) 팜므파탈k 06-20 4818
58 [괴물/희귀] 신기한 동물의 세계.gif 약 혐 (8) 팜므파탈k 01-03 5254
57 [괴물/희귀] 아쿠아리움에 백상아리가 없는 이유 (2) 도르메르 11-29 7527
56 [괴물/희귀] 영화에 나올 법한 희귀 동물들 (3) 도르메르 11-28 5189
55 [괴물/희귀] 동물들 대량죽음에 관한 미스터리한 사건들 입니다. (1) 왕꿈틀이 10-07 1695
54 [괴물/희귀] 사람 실종이 연관된 '장산범' (1) 레스토랑스 09-23 1278
53 [괴물/희귀] 중국에서 잡힌 빅풋 '야인 (1) 레스토랑스 09-23 1797
52 [괴물/희귀] 소름돋는 단편 공포영화 - 슬렌더맨 (3) 레스토랑스 09-21 800
51 [괴물/희귀] 뉴욕 도심 한복판의 하수구에 2m짜리 악어가?! 어쩌다 … (1) 레스토랑스 09-19 833
 1  2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