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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04-13 09:25
[괴담/공포] 채팅으로 만난 이상한 여자와 하룻밤
 글쓴이 : 팜므파탈k
조회 : 20,097  

군대막 제대하고 겪은 일이니까 23살 때인가 24살 때 즈음
 
참고로 꿀남의 지금 나이는 31살임
나이를 밝히는 이유?
 
그 때는 스마트폰이 아니던 시절이라는 걸 깔고 시작함
 
요즘은 스마트폰 하나면 뭐든 속전속결 휘리릭뿅 되지만
그 때 폰은 그냥 정말 문자와 전화용
전화 통화 끝나면 폴더를 턱으로 닫는 간지를 내뿜으며
 

(가끔 똥사며 폰안에 기본3~4개 깔려있는 2D 게임이나 하는 수준이었음)
 
하루는 잉여롭게 컴퓨터 앞에 하루종일 앉아 채팅 사이트의 방을 만들어놓고,
싸이월드 미니홈피 BGM을 오늘은 어떤곡으로 선곡할까? 한껏 홈피 꾸미는 아기자기한 정신에 팔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헤헤~ 거리고 있었는데
사건의 주인공인 그 여자가 채팅방에 들어옴
 
 

하이~ 어디 살어 몇 살?
 

내 손은 자동적으로 기계처럼 저 3단 콤보 스킬을 시전
 
 
 
 
그냥 형식적인 대화가 이어지고 사진을 달래서 받았는데

so~ so~
 

오늘 만날 수 있냐니깐 알겠다네
 

폰번호 달라니까 없다네 (★여기서 이게 중요함, 이 여자는 폰이 없음. 잘 기억하세요)
 

살짝 바람 맞을 것 같은 냄새가 났지만 어차피 집에서 일촌 파도 타느니
속는셈 치고 나가는 게 훨 날 거 같아서 시간과 약속 장소를 정하고 역근처에서 보기로 하고 나옴

채팅할 때,
자신은 검은 옷을 입고 있어서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을 거라고 함

근데 시간에 맞춰 나와서 기다려도 안 오는 거야
 

 
 
아 역시 촉이 맞았구나 번호 없다고 할 때부터 알아봤어 라며
스스로에게 당했다! 자책과 욕을 하며 미련없이 그냥 갈까? 조금만 더 기다려 봐? 세팅하고 나온 게 너무 아깝잖아? 남자들만의 그 아쉬움에 가득찬 내적 갈등을 겪으며 서 있는데
저쪽에서 여자 하나가 걸어오는 게 보임
 
 


일단 첫인상
 

젤 먼저 눈에 들어온건 코스프레? 메이드복? 인 거 같은 시커먼 검정 원피스옷
 
 
지금도 기억날 정도로 그 느낌이 정말 강렬했음
 
 
 
1.jpg

 대충 이런 스타일의 옷이었던 거 같음
 
밑으로 쌔하얗다 못해 핏기가 없는 것 같은 피부에 다리가 눈에 들어왔고,

힐도 아니고 워커도 아니고 아줌마들이 신을 것 같은 높은 두꺼운 통굽이란 소리는
 
그래
 

 
키가 152? 정도는 돼 보임
 
내키가 181인데 정말 통굽을 신었는데도 너무 작아보임
 
점점 가까이 오는데 얼굴은 ...
 

 
헐......
 

 
사진하고 완전 달라
 
못 생겼다는 게 아님
 
일단 보낸 사진하고 다른 사람인 걸 알아 챌 정도로 달랐고 다크서클 같은 것도 없고 어두운 피부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뭔가 되게 근심이 가득한? 신끼 있어 보이는?
 
아 말로 설명하기 힘든.. 뭔가 오묘한 느낌
 

'ㅆㅂ 속았다..'
 
내 내적 갈등은 다시 여기서 시작됐어
 
지금 아닌 척 하고 갈까?, 전화를 꺼내서 통화하는 척 해?, 그래도 매너있는 꿀남인데 손을 들어서 아는 척을 해야 되나?
 
결국 날 알아보고 걸어왔고
 

 
휴......
 

 
그래도 난.. 꽃미남까지는 아니어도.. 친구들이랑 놀 때 훈남소리 종종 듣는데 이것도 다 경험이라 생각하자, 그리고 앞으로 채팅 끊자, 마음속으로 굳게 다짐하며 가져 나온 차에 같이 탔어
(갓 제대해서 나이는 어렸지만, 명의는 부모님으로 차선택은 내가! 할부금은 일단 부모님이 대신 돈 생기는대로 갚아 나가는 조건)
 
지금 생각해도 진짜 철없다ㅋㅋ
 
암튼 정말 어렵게 어렵게 설득해서 뽑은 내 차 옆에 태우고 보니
 
 
왠지 바람이 간절히 쐬고 싶은 거야
 
장흥 유원지를 가기로 했어
 
장흥 유원지 가 본 사람들은 알 거야
 
남양주를 훨씬 지나 경기도 외곽에 있는 불륜 커플의 메카
 
나이 많은 중년 남자와 젊은 20대 여자가 보이면 100프로!
 
미사리 뺨치는 곳(단, 커플이 가기에도 괜찮음)
 
앞지르기도 안 되는 1차선 도로로 쭉 따라 가다보면, 그 양쪽에 아기자기한 카페들부터 맛집, 모텔들이 드문드문 위치해 있어. 더 깊숙히 들어가면 산길을 따라 구불구불 올라가야 돼
 
진짜 평일 밤에 가면 차가 거의 없고 산길 따라 가로등이 안 켜져 있는 곳도 있음
 
오르막 내리막 급커브 구간도 많고..
  
갓 제대한 20대 초반 어린놈이 이런 곳을 어떻게 아냐고?
 
차 있던 전여친이 날 데리고 한 두번 갔었거든
 
우리는 차에 타고 어디갈까 얘기하는 도중 이런데가 있으니 갈래? 라고 물어보니 고개를 끄덕였음
 
그 시간 때가 아마 오후 5시? 6시?
 
밝지도 어둡지도 않은 슬슬 해가 지려고 하고 있을 때였어
 
출출해서 밥부터 먹으러 가자고 했으니깐~
 
근데 운전을 하고 가고 있는데 여기서부터 이상한게 시작됐어
 
 
 
 
옆에서 고개를 빠르게 2~3번 부르르 떠는 거야
 
 
왜 손 수전등 있는 사람들 손 떠는 거 같은 느낌으로 경련처럼..
 
그리고 나서 입을 쩝쩝 거리는 거임
 

(뭘 먹는 거 같은 느낌? 입맛을 다신다는 느낌?)
 
 
 
 
운전을 하고 있었지만, 왜 사람이 앞을 바라보고 있어도 살짝 의식되면 옆 시야도 보이잖아
 

 
그래서 느껴졌지
 

 
조수석 사이드 미러 보는 척 하면서 살짝 보기도 하고

그걸 5분에 한 번 꼴로? 계속 반복하는 거야
 
그리고 쩝쩝대니 신경 안 쓰이겠어?
 
그 때 까지만 해도 기분나쁘다는 생각은 안 들었어
 
아 그냥 습관인가? 정도 생각했지
 

 
거기다 말수도 극히 없는 편이라 속으로 이런 생각도 했음
 
정말 소심한 사람을 트리플 A형이라고 하잖아
 

 
얘는 A포커더라고
 
정말 말 한 마디 안 함
 

 
내가 첨에 부지런히 친해지려고 웃으며 말도걸고 질문도 하고 했는데 고개만 끄덕이거나 딱 대답만 하고 목소리도 일반 대화할 때 보통 사람들이 5정도의 볼륨이라고 친다면 얘는 2정도? 진짜 집중하고 들어야 들릴까 말까 한..
 
일부러 쑥쓰러워서 그렇게 내는 게 아니라 원래 목소리 성량이 작은 거 같은 느낌이었어
 
그리고 결정적으로 단 한 번을 안 웃음
 
나중에 되니까 나도 기분 상해서 그냥 라디오만 들으며 갔던 거 같음
 
 
그렇게 여차저차 장흥 유원지에 도착해서 밥을 먹고, 밥 먹으면서도 솔직히 불편했음. 체할 거 같더라고
 
 
어느새 해는 지고 라이트를 켜야 될 정도로 어둠이 깔렸어
 
차에 타고 내가 물어봤지
 

 
"집에 갈까?"
 

 
솔직히 좀 힘들었거든
 
보통 같아서는
 

 
"조용한데 가서 커피 한 잔? (중얼거리며) 코피도 나면 좋고.." 라든가
 
술 한 잔 할래? 라든가
 
술 먹으면 운전 못 하니깐ㅋㅋ
 
그 다음은..
 

 
알잖아..
 

 
대리가있잖아 라고 반박하겠지만, 장흥 유원지는 참고로 밤 늦은 시간에는 대리는 고사하고 콜택시조차 들어오지 않아
 
택시는 물론 평일 새벽에는 지나가는 차 한 대 없으니깐..
 
예전에 한 번 오밤중에 콜택시에 전화해서 택시 들어오냐고 물어봤더니 지금 시간에는 안 된다고 하더라고
 
아니 무슨 시골깡촌도 아니고 경기도인데 왜 안 되냐고 따지니까 그 근방에 있는 택시들이 없어서 지금 시간에는 못 들어간다고 둘러대더라고
 
 아마 기사들이 귀찮아서일 수도 있겠다 싶었음
 
근데 대리가 오겠냐고 ㅋㅋ
 
근데 그 작은 목소리로
 
"자고 가요"
 
라고 하는 거야
 
두둥!
 
여기서 내 3번째 내적 갈등이 시작 돼
 
첨에도 얘기했 듯이 갓 제대한 혈기왕성 불끈불끈 슈퍼잡초맨인데 남자의 본능을 자극하는.. 자고가요 자고가요 자고가요 자고가요 자고가요
 
근데 그러기에는 또 뭔가 찜찜하고 이상한 애 같기도 하고.. 미치겠는거지
 
그래도 난 내 생각을 결국 본능이 눌러버렸어
 
20대니까..
 
모텔로 향했지
 
장흥 유원지에는 불륜의 메카라 그런지 무인 모텔들도 많지만 왠지 사람이 있는 모텔로 그냥 가고싶더라고
 
그냥 느낌이 날 향하게 했음
 
근데 되게 웃긴 게 얘는 말도 없고 그렇다고 나눈 대화들도 별로 없는데..
 
이 모든게 너무 자연스럽게 흘러가고 있는 거야 분위기가
 
뭐에 마치 홀린 것처럼 이건 뭐 원나잇이라기도 하기 그렇고 나눈 대화가 있어야지
 
그러면서도 얘는 계속 내 옆에서 머리를 떨고 쩝쩝거렸어
 
그렇게 방을 잡고
 
 
-----생략----
 
 
씻고 누워 있는데 옆에서는 계속 고개를 떨고 쩝쩝
 
솔직히 누워서 이런 생각도 해봤어
 
얘가 혹시 무슨 약 같은 거 하는 애 아냐? 자꾸 고개를 경련일으키 듯 떠는 걸로 봐선 약하는 애들이 그런다는 얘기를 얼핏 형들한테 주워들었던 기억이 있어서 무섭더라고
 
대놓고 너 혹시 약 같은 거 해? 라고 물어보기도 그렇고
 
해봤자 솔직히 대답할리도 없고
 
결국 궁금한 건 못 참는 내가
 

 
"혹시 어디 아파? 약 먹는 거라도 있어?"
 

 
라고 센스있게 둘러쳤지
 

 
"아니요"
 

 
흠..
 

 
누워있으니 배도 부르고 피곤해서 잠이 올 거 같은데도
 

 
"쩝쩝"
 
 

쩝쩝대는 소리가 점점 간격이 줄어드는 느낌이었어
 
 
 
 
"쩝쩝"
 

 
"쩝쩝"
 

 
"쩝쩝"
 
 
 
 
그 소리 때문에 신경쓰여서 잠이 안 오는 거야
 
그렇게 30분~40분을 그 소리에 익숙해지니 스르르 나도 모르게 잠 들었나 봐
 

새벽 3~4시쯤 됐을까?
 
 

시간은 몰라 대충 느낌이 그랬어
 
옆으로 돌아누우며 뒤척이면서 살짝 잠에서 깨는 비수면 상태인데, 화장실에서 샤워기 물소리가 바닥에 소ㅑ~ 하고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는 거야
 
졸린눈을 한쪽만 떠서 옆을 보니까 없는 거야
 
화장실을 봤는데 불이 안 켜져 있음
 

 
화장실이 침대 옆에 쪽으로 위치해 있고 코팅이 돼 있어서 형체만 비치는 그런 유리임
 
잠이 좀 깨더라고
 
무서워서 깼다기보다 지금 상황이 이상하다라는 느낌을 받고 깼다는 게 맞는 표현일 거 같애
 
그렇게 난 누워서 생각을 하기 시작했어
 
이어지는 이야기는 다음편에 계속 하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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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자애는 침대에 없고 불꺼진 화장실에서 샤워소리가 소ㅑ 하고 들리는 거야
 
뭔가 찜찜하고 이상한 애다 라는 인식이 있어서 그랬는지 가만히 누워서 일단 듣고 있었어
 
왜 샤워를 하면 보통 떨어지는 물줄기에 몸을 씻고 움직이기 때문에 물이 떨어지는 사운드가 다양하게 나잖아
 
아~ 안에서 샤워를 하고 있구나 라고 느낄 수 있는 기척이랄까, 몸에 물이 부딪혀서 나는 소리
 
 

소ㅑ~ 쉬~ 슈~ (본인이 샤워할 때 나는 물소리를 생각하면 이해가 편함)
 
근데 그냥 샤워기를 틀어놓고 있는 것처럼 물이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일정하게만 계속 나는 거야
 

 
일단 완전 암전이라 어두워서 안이 보이지도 않았고, 계속 그 소리를 듣고 누워 있으니 제일 먼저 드는 생각들이 뭐였냐면,
 
불도 안 키고 화장실에서 뭐하지? 쓰러졌나? 아니면 얘가 혹시 xx했나? 그럼 큰일 난 거 같은데.
채팅에서 만난 애라 알던 사람도 아니고, 혹시라도 죽어 있으면 내가 살인죄로 몰릴 수도 있겠지
 
라는 생각들을 하기에 그 상황은 전혀 이상하지 않았어
 
혹시 이런 걸 노리고 자해공갈 뭐 그런 건가? 하는 생각도..
 
지금은 수많은 경험들로 다져진 14케럿 다이아 멘탈이라 바로 일어나서 대처를 했겠지만, 그 당시엔 20대 초반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유리 멘탈이었기에 어떻게 대처해야 될지 모르고 생각만 하고 어쩔 줄 몰라하는. 소위말해 그 상황만으로 멘붕이 온 거야
 

이건 팁이지만, 보통 여자들 남자 볼 때 그 남자가 진국인 사람인지 혹은 숨겨진 내면이나 진면목을 알기 위해선 일상적인 데이트만으로는 절대 알 수 없어!
 

 
난 5년 10년을 만났다? 다 소용없어
 
아무리 매너 좋고 젠틀하고 착하고 순수하다고 해서 그게 보여지는 다가 아니거든
 
반대로 남자도 여자 볼 때 마찬가지겠지만..
 

 
정말 그 사람의 진면목을 보기위해선 어떤 극한 상황이나 돌발상황에 처했을 때 대처 능력이나 행동, 말로써 그 사람의 본 모습이 나온대
 
그렇다고 그런 일을 쉽게 겪을 수 있는 건 아니니까~ 뭐
 
꼭 그런 모습을 한 번쯤 보게 되는 것도 좋다는 얘기야
 
하다 못 해 같이 밑바닥을 쳐보는 것도 좋은 방법중에 하나고
 
쓰다보니 얘기가 딴데로 샜네
 

 
글이니까 망정이지 사석에서 말로 썰 풀었으면 벌써............ 이야기는 삼천포를 건너~ 대서양을 건너~ 인도양을 건넜을 거..............임
 

다시 이야기로 돌아와서
 

 
야들야들 종이 멘탈을 가진 멘붕이 강림한 난 조용히 침대에서 일어나서 일단 찢어질 듯한 갈증 때문에 냉장고에 물을 꺼내 마시고 침대 앞에 서서 소리쳤어
 

 
"야! 너 뭐해!"
 
 

약간 화난 거 같은 톤으로 일부러 엄청 크게 소리쳤음
 
귀를 귀울였어
 
모든 신경이 내 귀로 쏠리는 느낌
 
제발 대답해 줘 제발..
 
 
...
 
 
근데 아무 대답 없는 거야
 
정말 그 순간이 이 사건 통틀어 가장 무서웠던 찰나의 순간이야
 
난 그 때의 그 적막이란 것이 얼마나 공포를 선사하는지 잊지 못 해
 

 
솔직히 귀신을 본 적도 믿지도 않지만 설사 귀신을 본다 해도 그 상황보다 무섭진 않았을 거야
 
이미 내 마음은 뭔가 잘못됐구나를 예감하고 있었어
 
아니면 다음 벌어질 일에 대해 암시적인 준비를 하고 있었을지도
 
또 그 때부터 심장이 쿵쿵대기 시작하더라고. 살짝 손도 떨렸나? 암튼 모르겠다
 

 
또 소리쳤어
 

 

"야!!! 너 뭐하냐고!!!"
 
 
아까보다 좀더 빡친 목소리를 담아서 대답하라고 강요하 듯이 소리쳤어
 
 
...
 

역시 적막
 

'아 어떡하지 들어가 봐야 되나'
 
이미 어둠, 귀신 이런 건 안중에도 없고 상황이 잘 못 됐을까 봐, 그 현장을 목격하게 될까봐 무섭기 시작했어
 
샤워기 소리는 소ㅑ 하고 계속 바닥을 때리고 있었고
 
이미 내 눈은 어둠에 적응되어 있었어
(사람의 눈은 갑자기 어두워지면 아무것도 못 보지만 어둠속에서 점차 적응이 되면 형태는 보이기 시작함)
 
그 짜증나는 샤워 소리를 들으며 문쪽으로 다가가서 유리문을 젖혔는데..
 
샤워기 밑으로 쭈그리고 앉아서 고개는 숙이지 않고 문을 연 내쪽을 보고 있는 거 아니겠음?
 
꽂혀진 샤워기 물은 포물선을 그리며 앞쪽 바닥을 때리고 있었고.
 
"야!!?"
 
아주 작은 1정도의 목소리로..
 
"죄송해요 따라 왔어요"
 
"뭐??? 뭘 따라와.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이게?"
 
나는 그 때의 그 따라왔어요? 라는 말을 그냥 흘려 듣고 솔직히 그 당시엔 멘붕이 와서 뭔소리 하는지 조차 몰랐음
 
일단 사람인지라 살아있네 라는 것에 대한 안도감이 젤먼저 들었고 그 순간 긴장이 풀렸는지 짜증이 폭팔해서 이게 뭐하는 짓인지에 대한 책임 물음에 집중을 했었기 때문에 어떻게든 안정을 찾고 수습해야 했음
 
"앉아서 뭐하냐고!! 어디 아파?? 너 솔직히 말해 봐, 어디 아픈 데 있지?"
 

 
"죄송해요"
 
 

"아됐고 빨리 나와"
 
불을 키고 가까이 가서 몸을 잡고 일으켜 세워 줬어
 

 
"닦아줘? 수건줄까?"
 

 
대충 이런 식으로 수습했던 거 같음
 
후 그래도 다행이다 아무 일 없어서 라는 생각이 머리속을 계속 맴돌았고 불과 5분 사이에 지옥과 천국을 온탕과 냉탕을 당근과 채찍을 수없이 번갈아가며 맞은 느낌? 이미 내 멘탈은 부셔져서 흔적도 없었음
 
좀 정신이 드니깐 도대체 왜 그런건지 궁금해지기 시작하더라고
 

 
"왜 거기 들어가 앉아 있어? 오빠랑 있기싫어? 잠이 안 와?"
 

 
"아니요"
 
 

바로 옆에 앉아서 대화를 하려고 얼굴을 보는데..
 
 
헐.............
 
 
입술이 뭔가 부자연스럽게 빨간거 아니겠음??
 
 
난 얘가 립스틱을 발랐나? 이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음
 
 
근데 립스틱이 아니야
 
 
피인 거야
 
 
"야 너 근데 입술 피나는데??"
 
휴지를 뽑아서 닦아줬음
 
"가만있어 봐~ 왜이래~? 뭔가 이상한데?"
 
계속 대답이 없는 거임
 
"아답답해 너 아 해봐"
 
근데 입을 안 벌리는 거임
 
"괜찮아 아 한 번 해봐"
 
조그맣게 아 벌리는 거임
 
입안이 안 보임
 
"더 크게 아 해보라니깐"
 
아~

 
안을 봤는데
 
 
크헉......
 
 
내가 봤던 걸 그대로 묘사해 주겠음
 
 
비타민 부족이나 피곤하면 입안이나 혀에 조그맣고 하얗게 뭐가 나거나 염증? 포진? 그걸 뭐라고 한다던데 의학적 정식명칭은 모르겠음. 암튼 그런 게 나잖아. 근데 얘는 입안 양쪽 볼부터 윗입술 안쪽살 아랫입술 양쪽살 그니깐 이빨이 닿을만한 살들은 다 헐고 벗겨지고 하얗게 되서 입안이 난리도 아닌 거야
 
 
"뭐야?? 왜 몰랐지?"
 
아까 키스도 했는데..
 
키스는 혀로 하는 거니까 몰랐다 치고ㅋㅋ
 
밥먹었을 때도 몰랐는데..
 
근데 대화도 서로 별로 없고 정말 말 그대로 밥만 먹다 보니까..

일단 걱정이 되더라고
 
"안 아퍼?"
 
"말좀 해봐"
 

그래

눈치챘겠지만 머리를 경련 일으키 듯 떨고 자꾸 쩝쩝대던게.. 어디에 이상이 있거나 약을 해서 그런게 아니고
 
이빨로 안쪽 살을 아주 조금씩 뜯을 때 고통을 견디고 턱에 힘이 들어가서 턱을 씹을 때 머리를 경련 일으키 듯 떠는 거였고, 애가 힘도 없고 약한 애라 막 떨리 듯 그래 보인거고 쩝쩝거리는 것도 그 허물? 그걸 뱉을 순 없으니 그랬던 거라 하더라고
 
자작이니 뭐니 하는 애들 머리가 떨릴 정도로 경련이 일어나는지 안 일어나는지 니 볼살을 이빨에 살짝 찝어서 턱에 힘주고 벗겨지게 지금 한 번 쎄게 있는 힘껏 2~3초 깨물고 있어 봐
 
그걸 계속 반복
 
난 그렇게 까지 하면서 글은 안 쓸랜다
 
왜 주변에 흔한 습관 중에 불안하면 손톱 많이 물어 뜯는 애들 있지.
 
하도 물어 뜯어서 손톱 끝이 뭉뚝하다 못 해 손톱이 너덜너덜 갈라지고 남아나질 않잖아 심한 애들은
 
특히 여자들
 
그래도 못 고치고 계속 자기도 모르게 손이 입에 가서 물어뜯고 그러드라
 
정말 이 사건 이후 후폭풍으로 인해 이상형이 바뀌어서 여자 손부터 보고 손이쁜 여자를 좋아하고. 오죽하면 네일아트 이쁘게 하는 여자를 선호했다니까

뭐 지금도 그렇지만~
 

그렇게 대충 수습하고
 
아직도 한참 새벽이라 불끄고 누워서 시간을 보내다가 잠들었음
 
아직 끝난 게 아니야
 
이 이야기의 미스테리한 사건은 지금부터 일어나
 
 
그렇게 잠든 난 눈을 떳고, 옆자리에 있나 봤는데 또 없는 거야
 
'아ㅆㅂ 또 화장실에 있나'
 
일단 불부터 키고 창문을 여니까 살짝 동이 틀락말락, 아침이 오기 전 간지 정도? 새벽 6시? 시간은 솔직히 잘 기억 안 남
 
화장실로 자연스럽게 갔는데 불을 다 켰기 때문에 안이 비치잖슴
 
근데 사람 형체가 안 보이고 없는 거 같은 느낌이 드는 거야
 
 
'어?'
 
 
문 열었어
 
 
없어
 
 
2차 멘붕
 
 
해머 맞아서 녹다운이 되다못해 파운딩을 계속 수차례 맞는 기분?
 
 
가만 있어 봐
 
 
일단 그 정신에 뭔가 이상
 
 
얘 옷이랑 신발 확인
 
 
없음
 
 
그리고 바로 지갑부터 확인했음
 
 
누구라도 그랬을 거야
 
 
돈이랑 카드 없어진 거 없음
 
 
내옷, 소지품, 차키
 
 
그대로 있음
 
 
일단 폰을 찾음
 
 
 
 
얘 폰 없지 참
 
 
일단 세수만 어푸어푸 하고 옷 주섬주섬 입기 시작
 
방키 카운터에 반납하면서 아저씨한테 물어봄
(무인모텔 왠지 가기 싫고 사람이 있는 데로 오고 싶은 느낌이 들더라니..)
 
"사장님 혹시 저랑 같이 왔던 여자애 있잖아요, 검은옷 입고 키 조그만 애 언제 나갔어요?"
 
"나가는거? 못 봤어. 왜?"
 
"못 봤다구요? 어? 먼저 나갔는데? 진짜 못 보셨어여?"
 
에이 혹시 딴일 보시거나 주무셔서 못보신거 아니에요? 라고 캐묻 듯이 심문하고 싶었지만 그렇게까지는 오버이고 민폐인 거 같아서 결국 말은 못 뱉고 그냥 나옴
 
근데 어디서 반말이야 아진짜 싸가지 없네 다신 안 온다 라고 생각하고 내 차로 걸어가는데
 
주차장에 내차랑 다른차 한 대 밖에 없음
 
투숙객은 나랑 다른 손님 밖에 없었던 거 같음
 
아 제대로 씻지도 않고 나온 이 외딴 곳에 새벽공기란 정말 으슬으슬한 게 춥게 느껴졌어
 
혼자 여기 덜렁 있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근데 확실히 서울보단 공기는 좋네~ ㅋㅋ하면서
 

 
속으로는, 아니 손님이 많아서 헷갈리는 것도 아니고 현관에서 들어오고 나가는 게 다 보이는데 그걸 왜 못보지, 아니면 일부러 나가면서 얘기하지 말라고 부탁했나? 근데 얘 폰도 없는데 어떻게 갔지?
 

(1부에서 폰없는 애 라는 게 여기서 중요함)
 
그래도 뭔가 이동 수단이 있고 시내까지 나가려면 키로수로 10km~15km? 정도는 나가야 되는데 폰이 없으니 택시를 불렀을 리는 없고
 
 결론은 그냥 걸어갔다는 얘기인데
 
도대체 왜 갔을까? 등을 궁금해하며 의문점 투성이만 안고, 일단 시동걸고 엔진 예열하면서 혹시 내전화 썼나 확인해보려는데
 
잠겨있음
 
이런바보
 
천천히 장흥 유원지를 왔던 길로 빠져 나가면서 혹시 도로 위에 걸어가고 있나 살피며 운전했음
(1탄에서 얘기했 듯이 평일에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장흥 유원지는 한산함)
 
시내로 빠져나올 때까지 사람 한 명 차 한대 못 봤음
 

 
덤프트럭 한 두대 정도?
 
 

이렇게 이야기는 끝이 나.......
 
 
 
 
 
 
 
 
 
 
 
 
 
 
 
 
아직도 미스테리한 몇 가지
 
일단 그 애는 어떻게 갔으며,
 

 
도대체 그 새벽에 서울 시내 모텔도 아닌 외곽까지 나와서 왜 갔으며,
 
 

설령 모텔방 전화로 콜택시를 불렀다고 치더라도 택시가 새벽이라 당연히 들어올 리도 없고 일단 콜택시 번호조차 모르고 전화를 썻으면 그 소리에 내가 깼을텐데 가능성은 제로
 
걸어갔으면 내가 발견하거나 마주쳐야 되는데 그 거리를 그 시간 안에 나갈 수 있을 것 같지도 않고, 마라톤하며 전력질주해서 나갔다면 모를까 그것도 아주높은 통굽을 신은 여자가 말이지
 
이런생각도 해봄 새벽에 나와서 히치 하이킹을 했나?
 

 
물어보는거 외엔 말도 하지 않는 그 소심한 A포커 성격을 가진 애가?
 
그 껌껌한 새벽에 검은옷을 입고 작은 키의 여자가 인적 하나 없는 차도 안 다니는 도로에 서서?
 

 
당연 그 시간에 지나가는 차들도 없겠지만
 
 
과연 지나가는 차들이 태워줄까? 하고
 
 
 
나 같으면 그 시간, 장소, 상황에 운전하고 가는데 그런 여자애가 보인다?
 
2백프로 안 태움!!
 

마지막 경우의 수는 반대 방향으로 걸어갔거나 길을 해맸거나
 
근데 길을 해 맬수 없는게 장흥 유원지 가보신 분들 알겠지만 1차로 도로로 그냥 쭉 뻗어 있어서 길 따라만 가면 되는 곳이라 무슨 양갈래길 미로처럼 복잡 이런 거 전혀 없음
 
그냥 유원지 입구부터 주구장창 직진 1차로
 
그리고 무슨 시골도 아니고 이정표도 군데군데 다 있고 모텔 근처 도로가 약간 경사가 있어서(살짝 오르막) 반대 방향으로 일부러 맘먹고 걸어 올라가려고 하지 않는 이상 반대 방향이란 건 누구나 알 수 있고 분명히 인지할 정도의 도로와 오르막임
 
차로도 운전하면서 느낄 정도니까..
 
그 아이는 어디로 갔을까?
 
 

그리고 또 한 가지의 미스테리
 
이건 그 당시엔 정신 없고 그래서 몰랐는데 샤워실 안에서 나에게 던진 의미심장한 한 마디
 

"죄송해요 따라왔어요"
 

이 말이 집에 와서 곰곰히 처음 만나면서부터 가기전까지 이상한 점이 뭐가 있었나 차근차근 생각해보니까 기억이 난 거였음
 
내가 묻는 말 외엔 거의 먼저 주도적으로 한 말은 하나도 없었고, 대화도 서로 많이 없었고, 차안에서는 나혼자 떠들었음
 
그런 애가 아니였어서 나에게 뭔가 주도적으로 어필한 말 같아서 기억이 났음
 
근데 이 말도 생각해보면,

뭔가가 자기를 따라왔다는 말인지
 
아니면 날 여기까지 따라와서 죄송하다고 하는 건지 굉장히 애매했어
 
그러면 따라와서 죄송해요 라고 하든지. 죄송해요 따라왔어요는 뭐야
 
그것도 화장실에 쭈구리고 앉아서..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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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태천황 14-04-13 20:48
   
글 읽으면서 오싹한 기분이...
생마늘님 14-04-13 23:10
   
읽다가 포기하고 가는 1인
달나라 14-04-14 00:28
   
죄송해요  (입안이 ) 따가왔어요를 잘못들읏게 아닐까요
입속이 따가와서 계속 쩝쩝거려서 죄송하다고  ...

그래서 여자애는 약을사러 어디론가 사라졌고...
깡똥 14-04-14 14:15
   
참...장황하기만..-_-...;
짝궁디 14-04-14 22:27
   
장황한 것이...소설같네요...ㅎㅎ
멍하니 14-04-18 23:41
   
흥미진진하다가 끝에서 김이 팍 새네... 정체가 뭐였을까..
그냥 화내면서 샤워실 문을 열어서
따라와서 죄송하다고 한건가 -_-
늙은생강 14-04-20 21:50
   
     
낭만갈매기 14-04-28 23:36
   
헐...리플이 대박이네여..ㄷㄷㄷㄷ
훋하다 14-04-22 07:11
   
미치겠다....아 읽어야하나말아야하나.... 아 무서워...중도 포기 쩝쩝 자꾸거리고 약먹어? 쩝쩝....
난중에 도전하겠습니다 ㅠㅠ
훋하다 14-04-22 07:20
   
다읽었는데,,,,하아,,, 캐,무섭네여,,ㅠ,ㅠ
성운지암 14-04-22 09:10
   
천정에 붙어 있었네~  으흐흐흐흐흐~
아낙선 14-04-25 09:32
   
제 판단에는
실화라면 어려서 그런지 순전히 글쓴이 본인 입장에서 상황을 해석하고 상상한거고
여자는 병 있는거 맞고... 쭈구리고 앉아서 한 얘기는 죄송해요 떼 나왔어요를 잘못 들은 듯...
열매달 14-04-25 12:29
   
스크롤 압박이라 포기했는데 다시 봐야겠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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