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테크 제품에서 특히 그런데,
신제품이 나와야 예전 제품의 문제점이 뭔지 모자란 점이 뭔지 극명하게 드러나죠.
또한 메이커도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예전 제품의 문제, 모자란 점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게 되고요.
이제는 말할 수 있다 ?
KF-21 의 성공을 눈 앞에 두고 있으니, 이런 글도 쓸 수 있게 되네요.
국뽕과 국까의 경계 ?
KF-21 을 언급하는 일부 외신 기사들을 보면 T-50/FA-50 의 존재는 잊어버린 것인지,
KF-21 이 한국 최초의 초음속기라고 하는데 이유가 뭘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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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아키텍쳐를 만들려면 풍동, 아이언버드, 비행제어소프트웨어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 물론 지금은 모두 갖고 있고, 이들을 이용해서 KF-21 을 설계했습니다. )
풍동
축소 모형으로 실제 비행할 때 발생하는 기류에 기체가 어떻게 반응하고 영향을 받는지 실측하는 설비.
T-50/FA-50 을 개발할 당시 한국에는 초음속은 고사하고
천음속 (아음속과 초음속을 아우르는 비교적 좁은 영역) 을 시험하기 위한 풍동조차 없었습니다.
2 차대전때 프로펠러 전투기들조차 천음속 영역을 넘나들었으니,
T-50/FA-50 개발 당시 한국이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프로펠러 훈련기/공격기 정도가 고작이었다는 얘기.
( 아음속이라도 동체/날개 주위에 국부적으로 초음속 기류가 발생함 )
풍동과 풍동 실험 결과를 해석할 노우하우도 없었으니,
초음속기 기체 형상을 설계할 기반이 아예 없었습니다.
아직도 중국, 일본애들중 일부가 한국에 풍동도 없다고 우기는 이유.
그래야 KF-21 은 미국이 설계해준 것이라 우길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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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버드
아이언버드는 비행중 발생하는 다양한 힘/가속도에 어떻게 반응하고 영향받는지 실측하는 설비.
아이언버드가 있어야 전투기가 날아가다 공중분해하는 일을 막을 수 있고,
어떤 상황에서 기체가 위험해지는지 한계를 정할 수 있죠.
KF-21 의 벌크 헤드를 만들었다고 큼지막한 뉴스가 나왔었는데,
전투기의 뼈대 설계를 끝냈고 골조 만들었다는 얘기입니다.
T-50/FA-50 을 개발할 당시 한국에는 아이언버드가 없었으니,
초음속기 기체 형상을 설계할 기반이 아예 없었습니다.
비행제어소프트웨어
FBW 방식이 아닌 구형 전투기는 물론이고
2 차 대전 때 전투기들도 캠/기어등을 이용한 일종의 기계식 컴퓨터(?) 정도는 탑재하고 있었습니다.
조종면, 엔진을 어떻게 제어해야 하는지 알고리즘을 완성하지 않고서는
전투기의 기본 아키텍쳐를 만들었다고 할 수 없습니다.
T-50/FA-50 을 개발할 당시 한국은 초음속기에 넣을 비행제어소프트웨어를 완성할 능력이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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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50/FA-50 에서는 풍동, 아이언버드, 비행제어소프트웨어에 한국이 기여한바가 없거나 극히 적기 때문에
일부 외신에서 KF-21 이 한국의 최초 초음속기라 말하는겁니다.
T-50/FA-50 의 기본 아키텍쳐를 록히드마틴과 같이 설계했다는 말은 국뽕에 가깝습니다.
위 3 가지 기반이 없이 뭘 같이 설계했다는 것일까요 ?
록히드마틴에게 요구사항 말하면 록히드마틴이 설계하고 자신들이 갖고 있는 풍동, 아이언버드로 실측하고
시뮬레이션 돌리고 설계를 확정해서 넘겨주는 식이 될 수밖에 없죠. 이렇게 말하면 국까 ?
물론 한국쪽 엔지니어들도 이론과 실무를 알고 있으니까, 록히드마틴이 해야 할 작업중 일부는 했을테지만,
어디까지나 보조 역할 단순 노동이죠. 이걸 두고 같이 설계했다고 말한다면 국뽕 ?
T-50/FA-50 에 요구되는 것이 어떤 것들이 있으니 기체 형상은 이런 형태가 좋겠다고
가이드 만든 정도로는 기본 아키텍쳐를 같이 설계했다 말할 수 없고,
그냥 기본 아키텍쳐 설계를 주문해서 사왔다고 해야 할 겁니다.
그 설계 댓가를 지불하고, 설계를 구체화하는 작업들의 대부분을 해서 지분을 획득한 것이겠고요.
스펙을 결정하고 보조 역할 단순 노동한 것을 갖고 기본 아키텍쳐를 같이 설계했다고 말할 필요없습니다.
신제품을 내놨으면 이젠 예전 제품의 문제, 모자란 점을 숨길 필요없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