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글에 앞서 밝힙니다.
밀리터리 게시판에 제가 글을 남기면, 댓글에 인신공격이 더 많은데.
그따위 잡문 정중히 사양합니다. 토론을 못하든, 안하든 할 것 같으면 절 주제로 댓글 달지 마시길 바랍니다.
1> 한국형 항공모함에 대한 미국의 시선
http://www.gasengi.com/main/board.php?bo_table=military&wr_id=457231
이에 대한 건 제가 이미 발제문을 쓴 적이 있으니 링크로 갈무리하겠습니다.
한국이 단독으로 군사력을 해외에 확장하는 문제에 대해선,
대부분의 밀리터리 매니아들이나 정치외교에 관심이 많은 분들께서도 다 공통된 의견을 보이고 있지요.
즉, 한국의 군사력이 통제력 바깥으로 튀어나가는 걸 용납하지 못 한다.
사실 미국은 꾸준히 한국이 탄도탄 사거리를 늘리고, 그 능력과 성능을 고도화하는 것을 막아왔습니다. 언젠가 제가 밝혔지만, 탄도탄 사거리 제한이 왜 하필 800Km일까요?
우리가 리미트를 해제한 모든 단계마다 그 이유가 붙었습니다.
80년대 180Km은 한강 이북에서 평양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
300km은 안전한 후방에서 평양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
500Km은 북한 탄도탄 전력 강화로 후방이 안전해지지 않자, 더 후방에서 평양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
800Km은 북한의 탄도탄 기지가 중국 접경지대로 이동하자, 이를 발사 이전 원점타격할 수 있는 능력.
그런데 지도 보면 알겠지만 800Km 보다는 1000Km이 합리적이지요. 굳이 800Km으로 만들 이유는 없었습니다.그런데도 한미미사일 지침은 2차례의 개정을 거쳤지만 그런데도 800Km이라는 노골적인 가이드라인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이게 뭐냐면 산동반도와 퉁화의 중국군 핵탄도 기지를 크게 위협하지 못하는 사거리가 800Km입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미국은 한국이 단독으로 중국을 위협하고, 억제할 수 있는 전력을 건설하는 건 막고 있다는 뜻입니다.
즉, 미국은 예나 지금이나 한국이 단독적인 군사적 억제능력, 견제능력을 배양하는 걸 가이드라인을 통해 막고, 억제하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과 군사적 대립관계이면서도 이 대립관계에서 통제불가능한 변수(한국)가 나오는 걸 싫어라 하지요. 즉, 이런 이런 현실이라면 미국과 중국이 군사적으로 진짜 대결을 하게 되면 우리의 국익과 국체는 미국 꿍꿍이에 의해 거래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겁니다. 우리 의지와는 별개로 말이지요.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논쟁이 되는 "경항공모함"은 미국이 반대를 밝히지 않고, 외려 환영하는 입장이라는 사실을 생각해보시길 바라겠습니다. 뭐, 우리 단독의 해양교통로 방어, 단독 작전능력 배양이라고 의미를 걸지만. 사실 그게 현실화 될 거라고 보는 전문가는 없습니다.
엄밀히 미군의 통제력 안에서 동맹군이란 이름의 보조전력으로 때가 오면 쓰임을 당하는 수단이란 입장으로 보면 경항공모함은 아주 좋은 선택지입니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듯. 한국이 아무리 강력한 군사력을 보유하더라도, 미국이 당장 필요로 하는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선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제주도에 항공기지를 건설하고, 장거리 초계기와 전투기를 배치하면 한반도하는 일개 전구에선 억지력을 발휘하겠지만. 지금 미국이 필요로 하는 건 한반도 전구 억지력이 아닙니다.
일례로 이번 대만 사건처럼 소모를 시키게 되면, 일본은 버틸 수가 없습니다.
항공기 전력 증원이 필요하지요. 그런데 일본도 정작 필요한 육상항공전력보단 해상항공전력 구축에 돈을 많이 써서 센카쿠등에 소모전략을 들고 나오면 백기 들어야 합니다.
https://news.g-enews.com/view.php?ud=202010092300514783c5557f8da8_1&md=20201009231838_R
그렇게 되면 곧 미국의 부담이 됩니다. 그러니 한국이 남는 힘을 자국 전구 억지력 강화를 위해 쓰는 게 아니라, 미국이 필요로 하는 지역에 투사하길 원하는 겁니다. 결국 한국도 돈 써서, 필연적으로 소모될 일본 거들어라, 하는 겁니다.통제 가능한 수단으로 말입니다. 그리고 그게 바로 항공모함입니다.
고로 우리가 원하든 말든, 한국이 일본이 담당하는 동지나해 일대라인을 같이 힘을 합쳐 지켜주라는 게 미국입장인 겁니다. 항모라는 물건이 이러쿵 저러쿵 해봐야, 한미일 동맹의 수단이라는 건 변함이 없다는 겁니다.
우리가 항모를 원한다면 미국은 기꺼이 힘을 빌려줄 겁니다.
어차피 함재기는 미국제 외에 대안이 없고, 그 미국제는 미국이 통제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한국이 가지려고 노력하는 탄도탄과 그 제반 전력만큼이나 비싸고, 반대로 통제하기는 쉽지요. 부품만 끊어버리면 깡통이니까.
누구 말씀대로 대한민국의 독자적 군사작전능력 배양이 곧 이번 경항공모함 건설 추진이라면. 미국이 당연히 막겠지요. 탄도탄 막아서듯. 간단하지 않아요? 그런데 막던가요? 환영하는 논조라는 건 못 느끼실까요?
제가 항모반대론자로서 해군이 왜 항공모함을 가지려고 하는지 그 목적을 밝히라고 한 이유는 간단합니다.
한미일 동맹 할 거냐? 안 할거냐? 안 한 거면 그 대안을 밝혀라, 였습니다.
그런데 항공모함을 "경항모" 라고 마케팅하는 걸 보면 전력 완성과 동시에 한미영일 합동 함대 훈련 머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럴 바라면 확실하게 7만톤급 대형항모 가자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어차피 건조비만 두고 보면 큰 차이 없습니다. 적용되는 기술력도 전혀 다를 바가 없어요. 어차피 사다 쓰는 건 마찬가집니다. 단계 밟는다고 그 기술구매비용이 단계별로 달라지는 것도 아니에요.
어설픈 4만톤짜리 가져봐야 향후 확장성에 문제가 생깁니다. 그건 이미 프랑스가 증명했으니 제가 구구절절 더 설명할 필요도 없어요. 또 항공모함이란 물건은 한 번 가지게 되면 그 막대한 구매비용과 유지비로 후계함을 스스로가 막아내는 특징을 가집니다. 한 번 가지면 40년은 빼도 박도 못할 거란 뜻입니다. 독도급이 빤히 한계와 문제가 많다는 걸 알면서도 마라도가 동형함으로 나왔지요.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니 어차피 미국의 강요를 거절할 수 없는 입장이라면. 유사시 항공모함을 미국 통제력 바깥의 것으로 가져가려면 영국처럼 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겁니다. 왜 영국이 미국의 해양통제력에 순응한 일러스트리어스급과 같은 시콘트롤쉽을 폐기하고, QE급으로 갔겠습니까? 바보라서?
비싼 정규 공격항모 대신 대서양 호송선단 보호나 하라고 만든 게 일러스트리어스를 위시한 경항모입니다. 영국의 경제가 박살나고, IMF를 위시한 미국의 통제력에 끌려들어가며 군사력과 그 전력건설 방향도 미국이 원하는 곳으로 향한 게 경항모란 말입니다. 그걸 벗어난 상징이 QE급입니다. 왜 영국이 회의론을 밀고, 굳이 대형항모를 무리해서 가지게 되었겠습니까? 그 이유는 이미 위 문단에 다 적었습니다.
나도 내 국익을 위해서 쌍팔년도처럼 너네 시다 말고, 유사시엔 적을 직접 타격할 수 있는 원정함대를 단독으로 꾸려서, 니네 사부 지휘 받지 않고, 단독으로 놀겠다. 이게 영국입장입니다.
그래봐야 F-35B탑재한 덩치 큰 경항모 아니냐?고 할 수 있지만. 아뇨.
덩치 때문에 다양한 개장안에 모두 대응이 가능하지 않습니까? 비행갑판을 보면 언제든 경사비행갑판 설치가 가능하고, EMALS와 같은 전자식 캐터펄트 설치도 가능합니다. 어레스트 후크 설치도 가능하고요. 영국의 대외전략 변경에 대응이 가능하단 말입니다.
그래서 누군가는 제가 또 입장 바꿨다고 까던데. 아뇨, 제 입장은 처음부터 끝까지 대한민국의 안녕과 국익이 최우선입니다. 항모? 가지겠다면 제대로 가집시다. 시다바리 하지 말고. 영국이란 반면 교사, 프랑스란 교사가 있는데도 왜 헛짓을 할까 모르겠어요. 항공모함이 국가 전략의 중추라면서 스텝 바이 스텝은 뭐하러 주장하는지 모를 노릇입니다. 국가전략도 스텝 바이 스텝이 됩니까?
그럼 제가 주구장창 노골적으로 보유하자던 핵추진 잠수함은 어떨까요?
2> 한국형 핵추진 잠수함에 대한 미국의 의견
https://www.voakorea.com/korea/korea-politics/3517316
[미 해군 출신의 잠수함 전문가인 브라이언 클라크 전략예산평가센터(CSBA) 선임연구원은 ‘VOA’에, 핵 추진 잠수함은 한국의 대응에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클락 선임연구원] “The nuclear powered submarine isn’t really necessary in that situation…”
한반도 주변 해역이 넓지 않기 때문에 몇 주 간의 잠항이 가능하고 소음도 핵 추진 잠수함에 비해 훨씬 적은 디젤 추진 잠수함이 대응에 더 적합하다는 겁니다.]
보이스 오브 아메리카란 미국의 스피커입니다.
여기서 발췌한 글에 따르면 미국의 입장이 명확하게 보이지요.
핵추진 잠수함은 한국 해역이 좁아서 필요가 없답니다. 똑같이 해역이 좁지만, 핵추진 잠수함에겐 좁고, 경항모한텐 안 좁은 모양입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미국이 핵추진 잠수함에 대해선 유독 차가울까요?
간단합니다.
통제가 불가능해요.
소련의 위협에 미국 핵우산을 뒤집어 쓰고 있던 영국과 프랑스가 미국의 통제력 바깥으로 튀어나간 첫번째 수단이 뭡니까? 항모? 핵탄두? 전략폭격기?
아뇨. SSBN과 SLBM을 독자적으로 마련하면서부터입니다.
핵공격잠수함은 유사시 SSBN으로 변신이 가능하고, 한미미사일 지침을 벗어난 탄도탄은 유사시 SLBM으로 변신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독자적 억지력을 가진 영국과 프랑스는 일정한 발언권과 지분을 가지며 미국이 원하는 방향이 아닌 독자적인 움직임을 보입니다.
지금도 핵추진 공격잠수함이 이래서 불가하고, 저래서 불가하고 하는 주장은 많습니다.
그럼에도 전 꼭 보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멋이 안 나도 좋습니다. 유지비가 비싸도 좋습니다. 적어도 우리의 이익을 관철할 수단이 필요한데, 전 그러자면 항모를 가진다면 영국과 같은 방식의 대형항모. 잠수함을 가진다면 꼭 일정수량의 핵추진 잠수함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미 일본은 쌍팔년도 영국처럼 미국의 해상패권 유지에 봉사하고 있습니다.
(오키나와 인근으로 날아드는 중국항공력에 대응하기도 버거워하면서, 오키나와 항공전력 보충은 때려치우고, 경항모를 건조하는 꼴을 보면 의심할 필요도 없는 확신이 생깁니다.)
그런데 전 우리마저 그럴 이유도 필요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결론은 간단합니다.
대한민국이 독자적인 능력을 갖는 게 중요합니다. 그 수단이 뭐든 세부적인 논쟁은 있을 수 있으나.
일반 방향이 정해진다면 중요한 건 항모를 가지냐, 마냐가 중요해지는 게 아닙니다. 독자적인 전투능력을 보유할 수 있는가, 없는가, 우리의 이익에 봉사하고, 그걸 관철할 수 있냐, 없냐가 중요한 겁니다.
이미 탑다운 방식으로 항모보유가 정해졌다면.
이젠 항모 가지고 아웅다웅 할 게 아니라, 어떤 항모를 어떻게 가져서 어떻게 운용하냐가 밀리터리 게시판의 주된 논쟁거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린 겁니다.
P.S
다시 한 번 밝히는데.
익숙한 닉네임 혹은 처음 보는 2레벨 아이디의 인성질은 받지 않습니다. 꺼져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