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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 니시노 감독의 도발에 대한 베트남과 태국의 상반된 반응
등록일 : 19-10-28 02:12  (조회 : 35,713) 글자확대/축소 확대 축소 | 프린트


얼마 전 니시노 감독이 베트남 팀을 작정하고 도발했습니다. 고의적으로 경기 지연을 두고 베트남을 수준 낮고(low level) 프로답지 않은(unprofessional) 팀이라며, 직설적이고 원색적인 발언을 쏟아냈죠. 그런데 이것이 생각보다 베트남 축구팬들의 자존심을 크게 건드렸나 봅니다.

기사에 따르면,

니시노 감독은 “내 앞에 있던 베트남 선수가 경기를 지연시키려는 행동을 했다. 그래서 나는 일본어로 거친 말을 퍼부으며 경기를 속개하라고 말했다”라면서 “축구 수준이 낮거나 평균적인 국가에서 경기 시간은 90분 미만이다. 거의 50~60분이라고 보면 된다. 나는 베트남의 스타일을 이해하진 못하겠다. 그렇게 프로페셔널하지 않은 선수가 많다면, 축구는 향상되지 않을 거다”라고 거센 비판을 가했다.


당연히 베트남 축구팬들은 너도 나도 니시노가 월드컵에서 저질렀던 만행(?)을 언급하면서 그런 말 할 자격 없다고 반발하고 있는데요. 심지어, 단순히 축구를 넘어서 베트남이라는 나라 자체를 비하했다고 까지 느끼는 모양입니다. 독자 분들도 번역을 보면서 판단해 보시길 바랍니다.

(*베트남과 태국인들이 각자 영어로 작성한 댓글들을 번역한 것이므로 약간의 오역과 의역이 있을 수 있습니다)

Ravana Lanka

악(베트남)의 승리에 필요한 유일한 조건은 선(태국)의 방관이다. (역자 주: 영국의 사상가, 에드먼드 버크의 말을 인용). 그것을 깨기 위해 우리의 태국 보스께서 용기를 가지고 진실을 말했어. 베트남 언론은 부끄럽게도 복수를 한답시고 그의 사생활과 가족을 공격했지. 이것은 일부 베트남 축구 팬의 도덕성도 반영한다고 봐. 대부분의 베트남 사람들은 이런 잘못된 행동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난 믿어.


Quang Duong (태국)
베트남 미디어가 그의 사생활과 가족을 공격했다는 증거 좀 공유해줄래? 2018 월드컵에서 그는 일본팀을 이끌고 더 심한 짓을 했어. 그의 위선적인 말에 대부분의 베트남 팬들의 기분이 언짢을 것이라고 난 믿어.


Zeddy Tâm
2018년 6월 28일 폴란드1 대 일본0, 아키라 니시노와 그의 일본팀은 바로 그가 말한 “프로답지 못한” 방식대로 추한 플레이를 했지. 아마 그 때 경기에 대한 기억은 까맣게 잊었나 보네.


Pao K. Visut (태국)
너희들은 아직 이해 못하는 구나. 니시노가 우리 ASEAN에 무엇을 가르치려고 했는지 말이야. 

(역자 주: 이 태국인의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끝에 설명하겠습니다)


San Jose Fbpc
일본 축구는 다른 아시아 국가에 비해 겨우 한 단계 정도 높을 뿐이야. 자기가 무슨 브라질, 독일이나 스페인 출신이라고 생각하는 건가? 니시노의 말에서 아이러니가 보이지 않니? 그는 마치 1945년 이전에 다른 아시아인들을 대하던 일본인의 마인드를 가지고 말하고 있어. 

(역자 주: 2차 세계 대전 당시의 일본인처럼 오만하다는 의미)


Khương Đình
저 감독은 경기 당시 들어오지 말아야 경기장 안까지 들어와서 저속한 말들을 선수 면전에서 했어. 정말 고의로 그랬는지 잘 모르는 상황에서도 말이야. 그리고 그는 이제 그걸 자랑스럽게 말하고 있네. 2018월드컵에서 멍청하게 겁쟁이처럼 백패스로 공만 돌려 시간을 끌어서 일본 언론에게 조차 비난을 받았어. 멍청하고 질 나쁜 감독이야.


Thuỷ Villa-Btb
난 처음에 이 일본인 감독은 조금은 다를 것이라고 생각했어. 지금 보니까 그는 더 심각한 사람이네. 부디 과거 태국이 보여줬던 더러운 게임들을 리뷰해주길 바래. 태국와 니시노 본인에게 모두 수치야. 그가 일본인이라는 것을 믿을 수 가 없어.

(역자 주: 이처럼 안타깝게도 동남아 국가에서 일본인에 대한 기본 인식이 좋은 편입니다)


Zeddy Tâm
두 얼굴의 감독이로군. 월드컵 경기는 잊어버렸나 봐. “프로답지 못한” 감독이야.


Gia Dinh
정말 위선자로군! 시간 지연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면 지난 월드컵에서 그의 일본팀을 빼놓을 수가 없지. 그 때 선수들은 그 짓에 완전히 마스터했던데. 만약 그가 베트남 감독과 그의 팀을 도발하기 위해서 이런 말을 한 것이라면, 이야말로 니시노 본인의 수준이 얼마나 낮은지를 보여주는 셈이지.


Rathakate Kai (태국)
니시노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해. (베트남의)매우 구닥다리 전술은 아시아 축구 수준의 향상에 전혀 도움이 되질 않아. 내가 그였어도 나의 언어(태국어)로 똑같은 말을 했을거야.


Zeddy Tâm
지난해 니시노가 바로 그 “구닥다리 전술”을 일본팀에서 써먹었어. 따라서 조심해, 너의 팀도 니시노가 지도하면서 “프로답지 못하게” 될 테니까.


Tho Neyugn
니시노가 심리전을 하는 게 확실하군. 어쨌거나 난 그가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고 관심도 없어. 내가 알고 있는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베트남 팀은 항상 그들이 했던 것처럼 열심히 할 것이고 매 경기마다 결과로서 모든 비난에 대한 답을 해줄 거라는 거지.


Thang Le
그는 하나의 사건, 한 명의 선수에 대해 말하고 있는데 폭스 스포츠 기사는 베트남 선수’들’이라며 일반화 시키고 있어. 특정 한 가지를 부풀려서 (양쪽의) 불화를 일으키는 참 신박한 방법이야. 사실 그 사건은 전혀 신경 쓸 필요가 없어. 태국 리그나 심지어 유럽 리그에서도 흔히 보는 일상적인 것이야. 다만 저 일본인 코치가 자신의 선수들이 저지른 파울에 대해서 정작 언급조차 하지 않는 것은 위선적이라고 봐.


San Jose Fbpc
만약 이 작자가 유럽 리그 클럽팀에서 이런 발언을 했더라면 바로 일본으로 쫓겨났을 거야. 


Pao K. Visut (태국)
난 태국인이고 이 사건에 대해 할 말이 있어. 니시노가 태국에 온 것은 대표팀 감독을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태국 리그의 다른 팀들에게 아시아 축구 레벨에 대해 가르치기 위해서이기도 해. 


그는 베트남 선수들의 시간 지연 행위에 대해 언급을 하긴 했지. 하지만 그 이야기는 그만두고 곧바로 선진국들의 볼 소유 위주의 플레이에 대해 말했어. 그리고 그걸 (태국리그의 다른 팀들이)배워야 한다고 말이야.


따라서 난 이러한 이야기들이 단지 스승이 제자들을 가르치는 그러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봐. 난 그가 한 말을 잘 이해해. 베트남을 저격한 것이 아니라고. 다만 우리 동남아시아 국가 모두가 배우고 적용해야 할 것들이라고 생각해. 난 이 신문 기사를 비난하고 싶어.

(역자 주: 태국인들의 니시노 감독 발언에 대한 관점이 어떤지가 여기에서 드러납니다. 베트남은 그저 한 예시로 들었을 뿐이고, 니시노 감독의 논점은 결국 동남아시아의 축구 레벨이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베트남 같이 침대축구하지 말고 좀 더 공을 소유하는 선진화된 축구를 하자는 것. 그러니 
베트남 사람들은 이에 대해 열낼 필요가 없고 오히려 반성하고 더 귀담아 들어야 한다는 것.)


Steve Nguyen

가르침은 개뿔! 자기가 뭐라고 생각하는거야? 브라질이나 독일 출신의 축구 천재라도 된다는 거야? 일본이 다른 아시아 국가들보다 축구 실력이 한 단계 정도 높기는 하지. 그러나 네가 알아둬야 할 건, 대부분의 축구 성공을 이뤄낸 국가들은 보통 축구 실력이 아닌 부로 이루어진 것이라는 거야, 일본은 아시아에서 가장 부유한 국가 중 하나이고.. 바보가 아니라면 무슨 말인 줄 알지?

(역자 주: 돈 지랄로 성공한 나라에서 온 주제에 니시노가 마치 동남아 축구계의 스승인냥 착각하지 말라는 뜻)


Pao K. Visut

난 당신에게 하고 싶은 말은 사람마다 생각하는 게 다 다르다는 거야. 그러나 다른 사람들을 말로서 공격하는 것은 너 스스로를 깎아내리는 행위야.

지금 당장, 베트남 해설가들은 많은 상황에서 비신사적으로 행동하고 있어. 다른 사람들이 베트남을 어떻게 볼 것이라고 생각해? 당신 같은 사람이나 이 기사의 댓글을 단 많은 다른 사람들이 바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차이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거야.

(역자 주: 이렇듯 태국인들은 기본적으로 베트남을 비롯한 다른 동남아 국가들을 은근히 깔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같은 동남아시아 국가지만 선진국과 개도국의 수준 차이가 있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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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본인은 이번 번역을 통해 니시노 감독의 발언에 대해 다시 생각해봤습니다. 저는 처음에 그저 니시노 감독이 태국 여론의 심한 압박으로 인해 좀 격한 발언을 했다고 생각했습니다만 깊은 속내가 숨겨져 있다고 봅니다. 단순히 축구 이외에 베트남과 태국, 그리고 일본과의 국가적 관계도 연결 시켜봐야 이해가 가능합니다.

일단 베트남은 태국을 라이벌로 생각하는데 사실 경제는 물론이고 축구 전적에서조차 많이 밀립니다. 박항서 감독 부임 전까지 성인대표 및 23세 연령별을 통틀어 태국을 10년간이나 이겨본 적이 없었으니까요. 마치 중국의 공한증처럼 베트남도 공태증이 만연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공포증을 깨다 못해 박살낸 것이 박항서 감독입니다. 특히 지난 3월, 23세 경기에서 태국을 4대0으로 대파한 이후 박항서 감독이 한 말이 베트남에서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이제 태국을 더 이상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것” 인데요. 겉으로는 그저 축구 얘기만 한 것 같지만 속으로는 태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쌓여있던 베트남인의 열등감을 해소시킨 것입니다.

베트남은 과거 중국 황제가 있었을 때도 스스로 황제 칭호를 사용할 만큼 자존심 강한 민족이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현실에서는 태국에 허구한 날 치이고 살았는데 축구를 통해 박항서 감독이 그 태국의 콧대를 눌러주고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며 기를 살려주니 국민적 자존감도 팍팍 상승한 것입니다. 분명 박항서 감독의 발언은 이러한 점을 의식한 것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이제는 일본의 니시노 감독이 그 수를 써먹었습니다. 다만 훨씬 자극적인 방법으로 말이죠. 최근 자존심을 많이 구긴 태국 입장에서는 분명 "베트남, 어차피 너희들은 우리보다 후진국이야. 축구에서 조금 잘 나간다고 까불지 마라" 라는 심정이었을 겁니다.

다만 그 감정을 직접 표현하다가는 큰일 날 수 있으니, 동남아 국가들이 대부분 동경하는 일본인을 통해 간접적으로 내비쳤다는 것입니다. 니시노 감독이 베트남 선수의 시간지연 행위에 대해 선진국 운운한 것은 실제로는 태국은 선진국, 베트남은 후진국이라는 프레임을 걸어 은연중에 태국의 기를 살려주고 베트남을 기 죽이려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니시노 감독 본인이 과거 시간 지연 행위로 세계적으로 비난 받은 것을 뻔히 알면서도 태국의 가려운 등을 긁어준 셈입니다. 역시 노련한 감독입니다.

아직 베트남과 태국과의 경기는 꽤 남았지만 벌써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동남아시아의 왕이 누군지 쐐기를 박는 것은 물론이고, 박항서 감독에게는 재계약 발표 직전의 경기이고, 니시노 감독에게는 앞으로의 입지를 좌우할 결정적 기회이니까요. 여러모로 주목도가 굉장히 높은 경기가 될 것입니다.



번역회원: 개나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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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기자 : 개나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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