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얘기 매번 하는거 같아서 지겹지만 마지막으로 한번 다시 글을 올려 봅니다.
판매량과 출하량은 헷갈리는 개념입니다. 사실 이전만해도 "기업 입장에선 출하량 = 판매량 이라는게 정설로 받아들여지기 까지 했죠." 그러나 사실 간단한 회계에 대한 이해가 있으면 구분하기 쉬운 개념이기도 합니다.
판매량은 출하량이 아니다 네 간단하게 말해서 아닙니다. 적어도 서양 시장 구조에서는 그렇습니다. 일단 서양 회계 방식에서 판매수익 (sales revenue) 를 인식하기 위해서는 물건을 팔고 그에 상응하는 대가(consideration) 를 받아야합니다. 쉽게 생각하죠. 장사해서 돈 벌었다고 할려면 돈을 받아야 하잔아요.
그런데 문제는 게임 퍼블리셔들의 경우 게임을 소매상들에게 출하한 순간 확실하게 돈을 받을지 모른다는 겁니다. 왜냐? 소매상들에게는 물건이 안팔릴 경우 반품권이 있거든요. 회계 기준 상 구매자가 반품권을 가질 경우 6가지 조건을 만족해야만 판매 수익을 인식할 수 있습니다. 만약 이 6가지 조건이 모두 만족되지 못하면 판매자는 "진짜 물건이 판매되서 반품권이 없어질 때까지" 판매 수익을 인식할 수 없습니다. 그 6가지 조건 중 하나가
판매자가 구매자의 재고 상품 판매에 대한 의무가 없다예를 들어 볼까요? 2008년에 <빅리그> 를 400만장 출하했습니다. 만약 출하량이 판매량이면 퍼블리셔가 우왕 굿! 이러면서 2008년도 회계 보고에 400만장 수익을 기록하겠죠. 그러면 그걸 보고 투자자들은 우왕 굿! 이러 면서 주가가 올라갑니다. 그런데 2009년초에 게임이 300만장이 반품되서 돌아왔습니다. 그럼 전 해 수익은 어떻게 할까요? 투자자들은 잘 못된 정보를 가지고 투자를 하게 된거죠. 또 2009년도 수익은 억울하죠. 2008년도 손실이 2009년도 수익에 반영이 되니까요. 회계의 가장 중요한 원리가 MATCHING PRINCIPLE 입니다. 즉 수익과 지출을 매칭 시킨다는 개념이죠.
그런데 게임 퍼블리셔들은 재고 상품 판매의 의무가 있습니다. 이건 출판사들도 마찬가지고요. 그래서 출하량은 엄연히 판매량과 다릅니다. 뭐 당연한 의미지만 번들 판매량을 일반적으로 판매량이라고 말하는 이유도 회계상의 이유입니다. 아무튼 그래서 게임 퍼블리셔들에게 "실 판매량" 은 중요한 지표입니다. 그래서 NPD, 차트 트랙 같은 여러 소매 데이터를 이용하거나 나름의 측정 기준이 있는거죠.
게임 개발사들의 판매량 발표는 다 출하량? 아닙니다. 게임 개발사들은 대부분 회계 발표때 출하량 (units shipped) 와 판매량 (units sold) 를 구분해서 발표합니다. 그런데 왜 가끔 두개가 섞이냐고요?
그 경우 100에 90은 정보가 잘 못 와전되서 입니다. 게임 사이트가 회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출하량과 판매량을 섞어서 발표하고 이게 와전되는 경우가 아주 많습니다. 얼마전에 <혹스> 의 100만장 돌파가 발표났을때도 "UBI 사기다" 그러는 글이 많이 올라왔지만 원소스 타고 들어가서 UBI 의 회계 보고를 보면 출하량이였다는 걸 알수 있습니다. 다만 중간에 소식을 전한 게임 사이트는 그걸 그냥 판매량이라고 말해 버렸죠.
그래서 게임 판매량 발표 소식은 원소소를 타고 가서 직접 회계 결과 보고를 보는게 좋습니다. 정확한 판단을 원하시면요. 액티비젼, UBI, EA 같은 기업들은 꼬박 꼬박 결과 보고를 잘하는 편이고 더 관심 있으시면 Annual Report 에도 꽤나 많은 자료가 있습니다.
그럼 구라치는 기업이 없다고? 회계를 배우면 바로 느끼는게 하나입니다. 기업이 속이자고 맘 먹으면 속일 수 있는 트릭은 무궁무진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 케이스 바이 케이스이긴 하지만 대체로 판매량 발표는 정확하게 하는 편입니다. 그게 대기업이라면 말이죠. (장담하는데 판매량 논쟁의 대부분은 기업 회계의 잘못된 이해때문이지 기업의 구라 때문이 아닙니다)
사실 더 정확한 판단을 위해서는 기업 회계 기준을 읽어봐야합니다. 그런 이 기업이 어떻게 판매량을 인식했는지 같은 걸 알 수 있는데 그거까지 찾아보는 용자는 많지 않죠.
다만 흔히 논쟁이 되는 부분응 일본 기업들의 발표입니다. 일본의 경우 소매점이 반품권이 없어서 전통적으로 출하량만을 발표합니다. 그 때문에 당연히 실 판매량과 오차가 상당한 케이스들이 등장하고 이게 "구라" 라고 까는 경우가 생기는거죠. 결국 문제는 구라가 아니라 "잘 못된 오해" 입니다. 물론 일본 기업들도 캡콤 같이 다국적인 기업은 요즘 정확하게 출하량, 판매량을 구분해서 발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이 정보가 어디서 흘러왔는지를 잘 봐야합니다.
링크 타고 원소스 찾아 찾아 가다보면 vg 차트가 나오는 경우도 자주 있고 무엇보다 기업의 공식적인 발표가 아니라 "기업 직원이 흘려한말" 이 공식적인 발표로 둔갑하는 경우도 자주 있습니다. 이전에 레즈스탕스가 200만장 팔았다고 해서 논란이 된적이 있는데 이게 실제 원소스를 가보면 당시 소니의 공식적인 발표가 아니라 소니 중역이 인터뷰 도 중 "200만장 정도 팔았을거다" 라고 말한거였습니다.
사실 npd 발표나오고 싸우고 유럽 시장 들먹이고... 조금더 회계에 대한 이해가 있으면 피할 수도 있는 부분이 꽤나 있습니다. 하나 중요한건 그 정보의 소스가 어딘지를 보는거 같습니다.
싸움이 나는 패턴의 시초는 항상 잘못 된 정보의 와전이니까요.
http://bbs2.ruliweb.daum.net/gaia/do/ruliweb/default/146/read?bbsId=G005&itemId=47&articleId=8658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