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후 4시
서서히 지고 있는 태양이 마지막 힘을 다해 힘겹게 쏘아대는
햇살이 유리창을 통해 뿜어져 들어오고 있었다.
"바텐더, Greg Adams의 Felix The Cat 좀 틀어줘.
그리고 저기 숙녀분께 Golden Sunset 한 잔 드리고..."
검은색 슬립 원피스를 입은 빨간 립스틱의 그녀에게
내가 보낸 Golden Sunset이 도착하자
때마침 장난기 섞인 얼굴로 유쾌하게 말을 거는 듯한
Felix The Cat의 트럼펫 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바텐더의 설명을 듣자 그녀는 나를 향해 옅은 미소를 흘렸다.
곡이 끝나기까지 남은 시간은 단 4분.
무슨 얘길 할까? 오늘은 왠지 뻔한 레파토리는 싫군.
잔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고양이 펠릭스>라는 곡인데 마음에 드시나요?"
"아, 저 고양이 좋아하는데..."
"옛날 흑백 무성 영화 속 주인공인데 저처럼 장난기 많은 녀석이죠 하하"
"그럼 저는 어때 보여요?"
"음...수줍음 많으면서도 섹시한 <베티 붑> 같아 보이는데요?"
"어머...호호호"
"해질녘이라 Golden Sunset 보내드렸는데 어떠신지 모르겠네요."
"아...그래서?...센스있으시다"
"혹시 해 지는거 보는거 좋아하세요?"
"음...이쁘긴 한데 보고 있음 좀 쓸쓸하고 외로운 느낌이 들어요"
"저랑 같으시군요. 만약 누군가와 같이 보면 어떤 느낌일까요?"
"어머...듣고보니 저도 궁금하네요"
"그럼...제가 전망 좋은 곳으로 모시고 싶은데...시간 괜찮으세요?"
강변 도로를 따라 달렸다.
눈이 부신건 물에 부딪혀 튀어 오른 햇살때문일까?
아니면 그녀의 미소때문일까?
그녀의 옅은 푸른색 눈화장과 빨간 립스틱이 점점 더 내 마음을 물들여 간다.
<메이플하우스>를 향해 차의 속도를 올렸다.
오후의 희망곡
오늘은 Greg Adams의 Felix The Cat,
어느 애청자분께서 보내주신 사연과 함께 보내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