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 저 왔어유"
"어...그려. 저기서 퍼가"
"네"
할머니 집 바로 옆 작고 낡은 정미소에
삼태기를 들고 가서 얻어 온 왕겨.
왕겨를 아궁이 속에 넣은 후
왕겨 사이로 손풍구의 길쭉한 부분을
쑤셔 넣고 천천히 손풍구의 손잡이를 돌리다 보면
가마솥에서 구수한 밥 냄새와 함께
쌀뜨물에 새우젓으로 간을 한 계란찜 냄새가 흘러 나왔다.
할머니께서 차려주신
김이 폴폴나는 뜨끈한 밥과 쌀뜨물 새우젓 계란찜
그리고 작은 접시에 덜어 낸 까무잡잡 짭쪼름한 짠지.
전기밥솥의 취사버튼을 누르고
밥이 되길 기다리는 지금,
국민학교도 들어가기 전 어릴적 추억이
금방한 밥과 계란찜에서 피어나던 김처럼 솔솔 떠오른다.
엄니가 며칠 친척집 가셔서 직접 밥하고 있어유.
앗! 밥 다 됐겄네 ㅎㅎ
밥 묵고 올게유
삼촌들도 저녁 맛나게 드세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