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동안 손세차장에 맡겼었지만 이제 제 손으로 할 때가 되었다 싶어서 셀프세차를 시작했습니다.
사실, 원래는 제 손으로 셀프세차를 하려던 생각은 아직까지 없었습니다. 한 일년정도 더 손세차장에 맡길 생각이었죠.
그런데 제가 직장을 옮겼다보니 그 부근 주차 자리가 벌똥의 성지더라구요.
그렇게 벌똥을 덕지덕지 묻혀서 손세차장에 가니 사장님이
'다른 손님 분의 차도 이런식으로 와서 세차를 해주었더니 나중에 기스가 생기고 그러자 책임지라며 막 따지더라. 근데 뒤에 다른 예약된 차들도 많고 시간도 부족한데 우리도 어쩔수 없이 그냥 문대서 지우는 수밖에는 없었다. 완벽히 제거해주길 원한다면 우린 5만원은 더 받아야 수지가 맞는다고 그 손님에게 말을 해주었다.'
이렇게 말을하는데 사실, 다른 사람 예를 들어서 말을한다고 하지만 저한테 애둘러 말을 한거나 다름없었다고밖에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저 말도 솔직히 세차 전에 이런식으로 벌똥을 묻혀서 오면 어느정도 기스가 생기는 건 각오하셔야 한다고 말을 했다면 모를까 세차를 다 해놓고 난 뒤에 저렇게 말하니까 저도 뭔가 빈정이 상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저는 생각했습니다.
제 손으로 제 차를 기스를 내는 게 낫지 남의 손에 맡겨선 저런 소리밖에 못듣는구나 하고요.
그리고 그때부터였습니다.
세차도구를 하나씩 사고 셀프세차를 하기 시작한게.
세차도구는 버킷 통부터 드라잉타올까지 사고.
물왁스도 사고.
앞유리 기스도 내보고.
자동차 기스도 막 생기고.
아무래도 전문가의 손에 맡길때랑 비교해보면 뭐 처참한 수준이지만 재미있었습니다.
그렇지만 벌똥만 아니라면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없었을텐데 하는 생각을 간혹하게됩니다.
월요일 출근하고 주차를 하면 바로 몇시간도 채 지나지않아 벌똥이 내려앉을텐데하는 생각이 벌써부터 듭니다. 뭔가 허탈히간 하죠.
주말에 열심히 땀흘려가며 세차를 끝내놨는데 바로 그 모든 노력이 소용이 없어지게 되버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