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 더웠습니다. 햇빛도 강렬하고요.
하지만 그 '밝음' 자체가 진짜 좋았어요.
덥다고 투덜거리면서도 화사하고 밝고 행복했어요.
일주일에 한 두 번 씩 전 여자 친구 일하는 곳으로 점심시간 맞춰서 갔습니다.
그 가는 길이 정말 좋았습니다. 여자 친구가 일하던 회사 근처에서 항상 밥을 먹었는데 점심시간이 되면
그 주변 건물들에서 직장인들이 쏟아져나오는데 그 전에 자리를 어디서든 잡아야 해서 항상 서둘렀던 기억이 나네요.
아 여자 친구는 당시 대학생이었지만 휴학 중이어서 잠시 일을 했었습니다.
그때 전 여자 친구를 얼마나 좋아했는지 여자 친구 만나러 가는 길에 누구한테 전화가 오면 받지도 않을 정도로..
가는 길에 그녀를 생각해야 되고 앨범에 들어가서 그녀의 사진도 봐야 하니까.
나의 시간, 감정, 계획, 심지 돈까지 모든 걸 그녀에게 맞춰서 살았었던 것 같아요.
그녀도 저를 엄청 사랑해줬고요. 만나면 저 안아주고 뽀뽀해주고 사랑한다고 속삭여주고.
제가 현실에서 약간 신동엽 같은 드립을 자주 치는데 그럴 때마다
와~ 오빠 진짜 다음에 나 임신하면 어떻게 참을 거야? 나 몰래 다른 여자 만나는 건 아니겠지?
하고 반 장난으로 물으면 에이~ 난 참을 수 있어! 이러고..
제가 요즘 전 여친 잊으려고 더 막 예쁜 여자 사진 찾아보고 친구들 만나면 좋은 여자 없냐고 묻고 그러네요.
어제 사실 친구 한 놈이 여자 소개시켜줄까? 하고 사진 보여주는데 예쁘더라고요.
근데 말이 좀 거칠답니다.. 전 욕 잘하는 여자 극혐해서 바로 싫다고 했네요 ㅋㅋ
아무튼 작년 여름.. 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전 여자 친구와 가장 뜨겁게 사랑했던 때인 것 같아요.
데이트도 가장 많이 갔었고.. 제가 가장 헌신적으로 노력했던 때이기도 하고..
여자 친구도 저를 가장 사랑해줬던 때인 것 같기도 하고요..
제가 차이기 전의 전 여자 친구의 행동을 곰곰이 생각해보니까
저에게 '사랑해'라는 소리를 거의 안 했던 것 같아요. 확실히 사람의 마음은 갑자기 변하는 것 같네요.
2년 안에!! 전 여자 친구보다 적어도 1.5배 이상은 예쁜 여자를 만나서 다시 웃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