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돈까스 후기를 써볼까 합니다.
제가 다녀간 곳은 신대방삼거리역 근처에 있는 돈까스 집인데요. 오늘 전 바로 그 유명한 디진다돈까스를 시식하러 왔습니다.
제정신이냐구요? ㅎ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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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는 동안 점원분께서 주고가신 거예요.
이야~ 맛있어보이는 매뉴들이 많이 있네요. 하지만 전 오늘 단 한가지만 보고왔기 디진다돈까스에 대해서만 보았답니다.
20분 안에 다 먹으면 공짜라고 씌어있네요.
기다리는 내내 제 앞에서 염장질을 하던 커플이에요.
그 외에도 사람들이 많이 줄 서있었습니다. 일부러 점심시간을 피해서 간건데 이렇게 줄을 서게 될 줄은 몰랐네요.
드디어 자리가 나서 입성했습니다. 천장에 매뉴판이 달려있는 게 보이시죠?
가게 안은 사람들로 꽉 차있었답니다.
그런데 저기 붙어있는 종이들은 뭘까요?
알고보니 디진다돈까스에 대한 경고문구들이었답니다.
하지만, 여기서 되돌아가기엔 이미 너무 많은 길을 걸어온 저는 상큼하게 이 모든 것들을 무시해주며 디진다돈까스를 시켰어요.
그리고.... 짜자잔~~~~
이게 그 문제의 화제작! 디진다돈까스랍니다.
정말 새빨간데요. 위에 놓여있는 초록색 물질은 피망일까요?
으음~ 냄새가 아주.... 고역스러운데요.
제가 한번 먹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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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분명 자신감에 가득 차있었다.
평소 매운 맛을 즐겨 먹던그다. 이번에도 자신있었다.
부푼 기대를 안고 점심마저 굶은 채 한시간을 넘어 간 그곳.
맛집이라 소문이 나서 그런지 사람들이 쭉 줄서 있었고 들어가기까지 삼십분은 족히 서있어야 했다.
가게 안은 사람들로 만원이었다.
내심 만족스러웠다. 제대로 찾아왔다 싶었다. 얼마나 맛있으면 사람이 이렇게 있을까 싶어 기대감은 점차 하늘높은 줄 모르고 솟구쳐 올랐다.
이내 자리에 앉은 그에게 점원이 무엇을 주문하겠느냐고 묻는다.
"디진다돈까스로 주세요."
"디진다돈까스요? 혹시 속은 채우고 오셨나요?"
돈까스를 먹으러 온 사람에게 속을 채우고 왔냐니? 뜬금없는 질문이었지만 아침을 먹긴 했기에 밥은 먹고 왔다고 질문에 답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연신 이상한 걸 질문하는 가게 정도로밖에 생각하지 않았다. 그때는 분명 그랬다. 그.때.는.......
하지만 그것만으로 점원은 만족을 못하겠는지 우유는 필히 챙겨왔는지 물었고 우유를 챙겨오지 않으면 돈까스를 내줄 것 같지 않아 미리 챙겨온 딸기우유를 보여주었다.
점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맛보기로 작은 조각 하나를 가져왔고 그는 그 자리에서 단번에 먹으며 은근한 자신감을 보여주었다.
점원은 그제서야 안심하고 주문을 받고 돌아갔고 잠시 뒤 새빨간 돈까스 하나를 내놓았다.
돈까스 특유의 독특한 그 향은 별로 맛있어보이는 향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이제야 먹게 됐나 싶어 돈까스를 여러 조각으로 나누었고 드디어 돈까스를 입에 넣었다.
맛은..... 별로였다. 차라리 분식집 돈까스가 훨씬 나았다. 느껴지는 것이라곤 소스의 미묘한 맛 뿐.
이런 걸로 도전이라느니 성공하면 공짜라느니 하는 소리를 했다니, 기가 찰 지경이다.
하지만 세조각에 이르러 미각에서 강렬한 통각이 느껴졌고 그것은 이내 전신을 강타했다.
그는 연신 땀을 훔치며 우유를 마시며 그래도 돈까스 조각을 입에 넣었다. 얼굴에서 경련이 일어난다. 그래도 먹었다. 4조각, 5조각......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급작스럽게 사례가 들린 것이다. 그의 가슴은 타들어갈 듯 한 통증에 휩싸였고 더이상의 시식은 무리였다.
고개를 푹 숙인 그는 계산대 앞에섰다. 마치 점원이 그럴 줄 알았다는 눈빛으로 바라보는 것마냥 느껴졌다. 하지만 그는 패자다. 무엇을 어떻게 변명하든 그 사실에 변함은 없다.
그는 조용히 점원에게 말했다.
"제가 반 정도는 그래도 먹을 수 있었는데.... 갑자기 사례가 들린 바람에....."
"어이쿠! 괜찮으세요? 속은?"
"네. 괜찮아요. 정말 진짜 제가 사례만 안들렸어도....."
"그래요, 그래요. 잘하셨어요. 다음에 또 오세요."
"네......."
그는 가게문을 열고 나와 터벅터벅 힘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맹세한다................
뭘 맹세했냐고? 당연한 건 묻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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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읽어주신 가생이 여러분.
감사합니다.
정말 죽다 살아왔습니다.
오는 길에.... 그러니까 먹은 게 소화될 즈음부터 속이 완전 뒤집어지더니 끝내는.....
토까지 해버리고 말았습니다. 온몸이 저리고 특히 손가락을 움직이기도 힘들 지경까지 갔었습니다. 한마디로 몸에서 소화자체를 못시켰다는 거지요.
지금까지 온갖 매운 요리를 먹었어도 이런 적은 정말이지 맹세코 처음이었습니다.
단언컨데 저건 사람이 먹을 음식이 아닙니다. 처음에 맛보기로 먹었을 땐 실망했죠. 소스맛만 나고 그렇게 맵지도 않고....
본격적으로 썰어서 먹을 때, 몇조각 더 털어넣었더니... 하하하하.........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폭발하기 시작하더군요. 아니, 진짜... 뭐 먹으면서 얼굴에 경련이 일어난 적이 없었는데.
그러니까요.
저건... 그야말로 매운맛의 매운맛에 의한 매운맛을 위한 작품이라고 할만합니다.
오로지 매운맛을 극한으로 추구한 끝에 탄생한 돌연변이라고 지칭해도 되겠지요.따라서 맛은... 없었습니다.
다만, 다른 돈까스까지 저모양이면 저렇게 사람들을 끌어모을 리 없으니 다른 멀쩡한 돈까스들은 당연히 맛이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디진다돈까스는 제가 생각할때 별 5개에 별2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