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수비수한테 못된 짓을 당하는 것은 윙어가 겪어야할 통과의례 같은 것이다.
존경의 표현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럴만한 사람을 만나면 걷어찬다.
어제 안드레아 바르찰리는 손흥민에게 진심을 다했다. 이 토트넘 선수에게서 스터드(징이박힌 축구화 바닥: 역자주)를 뗄 수가 없었다.
유벤투스는 상대를 이길 수 없을 때 반드시 해꼬지를 해온다.
손흥민의 스피드에 바르찰리는 손도끼를 들고 나와야 했다. 이것이 이탈리아 축구다.
결과적으로 손흥민 개인의 전투는 이겼지만 챔스 리그 전쟁에서는 패배했다.
토트넘은 탈락하고 선수는 아픈 교훈을 얻었다. 그는 좋은 선수지만 충분히 좋은 선수가 될 순 없었다.
아니 그는 충분히 좋은 선수일 수도 있겠지만, 그의 소속 팀은 그렇지 않다.
손흥민은 토트넘이란 팀에 맞춰 경기하면서 기록을 갱신하며 활약하고 있다. 제한된 자기 팀 안에서도 성취를 얻고 있지만 그 또한 해리 케인, 델리 알리 그리고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과 마찬가지로, 최고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떠나야 할수도 있다.
세계 축구계에서 가장 재능있는 아시아인에게는 그 만의 위치가 있고 한국에서 많은 문이 열리겠지만 그럼에도, 경력을 빛낼 트로피가 없다는 것은 분발해야할 이유가 될 것이다.
그가 더 존중받을 자격이 있다는 것은 웸블리에서 유벤투스의 주요한 골치거리였다는 사실에서 드러난다.
이 이탈리아 사람들은 두 번이나 손에게 최고의 영광을 부여했다.
첫번째, 바르찰리는 손흥민을 붙들어 매는 일이 환한 대낮에 번개를 쫓는 것보다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곧 37세가 될 노련한 센터 백은 이탈리아 식 수비법 책에서 본 대로 다리를 부러뜨리는 방법을 선택 했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스물 다섯살의 손흥민을 도장 찍듯이 밟았다.
바르찰리는 느렸지만, 레드 카드를 요령껏 피해가면서 교묘한 폭행으로 자신의 역할을 수행할 만큼 영리했다.
노령의 유멘투스를 세 시즌 동안 두 번이나 챔스 결승에 올려준 이런 노련함에 대해서는 손흥민은 아직 부족한 선수이고 토트넘도 아직 갖고 있지 못한 것이므로 어딘가 다른 곳에서 배울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한 골을 넣었지만 두 번의 그럴 듯한 찬스는 놓쳤다. 이탈리아 인들에게 강타를 먹이려고 계속 날아다녔다.
그러자 이 윙윙거리는 짜증거리를 잡으려고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 감독은 전술과 선수를 바꿨다.
해충 구제는 아주 정확하고 효과적이었다.
유베가 더 촘촘한 4-3-3으로 바꾸자 바르찰리는 손흥민의 공격 지역에서 즉시 보호받게 되었다.
알레그리 감독은 손흥민이라는 생생한 위협을 무력화 시키기 위해 애초의 계획을 포기하는 것으로 나름의 찬사를 보낸 것이다.
그러나 토트넘에게는 반격의 전략이 없었다.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팀이 이미 운동장에서 뛰고 있었다. 유베의 팀 전환은 토트넘의 약점을 노출시켰다. 포체티노 감독은 선발 멤버 11명을 패배에 도달하기 전에 대체할 방법이 없었다.
손흥민은 둘러싸이고 고립되어 버렸다. 그의 영향력은 약해졌고 챔스리그에서 팀이 패퇴하는 상황을 감수해야 했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42경기에서 16골을 넣었고 25개 골에 관여했다.
그의 영향력은 과소평가할 수 없지만 유벤투스와의 성적표는 "더 잘할 수도 있었는데..."라고 적혀야 할 것이다. 거의 도달할 뻔했지만 결국 그러지 못했다.
늦은 탈락, 목표에 조금씩 벗어나는 상황이 토트넘의 유쾌할 수 없는 현재 상태를 표현하고 있다. 거의 가깝지만 성취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손흥민이 선수 경력의 새로운 이정표를 얻지 못한 상태에서, 토트넘이 FA컵에서도 우승을 거두지 못하고 그들의 역동적인 활약에 찬사만을 남기고 또다시 시즌을 마감해야 한다면 그것은 큰 그림자로 남을 것이다.
챔스 탈락을 털어버리고 토트넘은 일요일에 본머스로의 까다로운 원정을 떠나 최종 4위를 목표로 하는 도전을 계속하게 된다.
손흥민은 자신의 팀원들과 마찬가지로 팀 또한 유효기간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새로운 수혈이 없는 토트넘은 핵심 선수들이 더 버틸 수 없게 되었을 때 필연적으로 무너질 수 밖에 없다. 소진되어 가는 것이다.
유벤투스와의 경기에서 손흥민이 겪어야 했던 고통은 고정된 멤버 만으로 운영되는 핸디캡을 드러낸 것이다. 처음에는 바르찰리를 농락했지만 결국 휘슬이 울릴 때는 눈물을 뿌려야 했다.
젊은 윙어 손흥민과 바르찰리라는 노괴물 사이의 경합은 각자 소속된 클럽의 현재상태를 요약해 준다. 바르찰리가 곤란에 처하자 팀이 그를 도왔지만, 손흥민이 어려울 때는 구해줄 이가 없었다.
여름까지 더 많은 지원을 얻지 못한다면 그가 다른 곳을 찾는 것을 비난할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