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의 시대는 끝난다」
사이버아이・엔터테인먼트 사장겸CEO, 쿠다라기 켄 씨에게 듣는다
연재 2회째에 등장하는 현자(賢者)는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SCE)의 가정용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의 아버지로서, 현재는 자신이 설립한 「사이버아이・엔터테인먼트」에서 차세대 기술의 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쿠다라기 켄 씨. 크라우드 컴퓨팅이 가속로 인해 인터넷 사회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단말로부터 벗어난다고 예언했다. 부진의 늪에 빠진 일본의 가전업체가 부활할 열쇠도 거기에 있다.
----플레이스테이션 개발 과정에서 인터넷(1) 은 어느 정도까지 의식하고 있었습니까?
SCE가 초대 「플레이스테이션」을 발매했던 것은 1994년. 프로젝트 단계부터 계산해보면 20년 이상이나 지났군요. 저는 플레이스테이션의 개발을 시작한 당초부터 어느 시점에는 플레이스테이션을 인터넷에 "녹여넣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플레이스테이션을 인터넷에 녹여넣는다는 것은 게임 소프트웨어의 정보를 클라이언트(단말) 측이 아니라 통신회선에 연결된 인터넷 측에서 처리한다는 의미입니다. 지금으로 말한다면 크라우드 컴퓨팅에 가까운 아이디어지만, 당시에는 인터넷에 상시접속할 수 있는 서비스가 없었기 때문에 구상을 실현하기에는 너무 앞서간 생각이었습니다.
그 후에 「플레이스테이션2」가 발매된 2000년에 NTT도코모의 휴대전화용 인터넷 접속 서비스 「i모드」의 보급이 시작되면서, 무선을 사용해 언제나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통신환경이 마련되었습니다. 저는 플레이스테이션2의 다음 단계에서는 어떻게든 플레이스테이션을 인터넷에 녹여넣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만, 아쉽게도 「플레이스테이션3」는 지금도 클라이언트 측에서 정보를 처리하고 있습니다. 게임기의 세계는 왜 이렇게 진화가 느린걸까 하고 불만을 느낄 때도 있습니다.
현재에는 미국 애플의 스마트폰 「iPhone」 등, 새로운 인터넷 단말이 등장해서 다양한 크라우드 서비스가 보급되기 시작했습니다. 10년 전에는 할 수 없었던 서비스가 앞으로 10년 뒤에는 충분히 실현 가능하게 될 겁니다. 이제 겨우 모든 게임기가 인터넷에 녹아들기 시작하는 시기가 도래했다고 확인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인터넷에는 리얼타임성이 없어
----인터넷의 세계에서는 지금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현재의 인터넷에 부족한 것은 시간의 개념입니다. 애당초 인터넷을 기술하는 프로그램에서는 갱신일시를 기록하는 「타임스탬프」의 기능이 없습니다. 인터넷 상에서는 있을법한 다양한 정보가 축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구글에서 검색한 결과를 시간순으로 정렬하는게 안 되는 건 부자연스럽습니다. 이후 시간이라는 개념을 추가하기 위해서 인터넷을 재구축하는 움직임이 가속될 것이 틀림없습니다.
동시에 지금의 인터넷에는 리얼타임성이 부족합니다. 「트위터」 등의 서비스는 흥미는 깊어 보이지만, 아직 리얼타임성에서는 불충분합니다. 앞으로 금융과 의료, 보안, 게임 등의 분야에서는 다양한 데이터베이스에 기초한 리얼타임으로 정보를 처리하는 필요성(니즈)가 높아질 것이 분명합니다.
특히 주식 거래 등의 1/1000초 단위의 지연도 허용되지 않는 정보처리는 인터넷 상의 저편에 있는 크라우드의 컴퓨터군으로 대응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데이터베이스와 연산 시스템이 밀접하게 결합되어 있는 전용 시스템이 요구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모든 것을 인터넷 너머에서 처리하는 크라우드는 한계가 있다고 할 수 있을까요?
미국의 구글과 페이스북 등의 인터넷 서비스 회사가 서로 기술사양을 공개해서 다양한 컴퓨터군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것이 지금의 인터넷의 모습입니다. 이러한 시대를 표현하는 말로서, 「구름」 속에 각종 서비스가 녹아들어간 상태를 표현하는 「크라우드 컴퓨팅」이라는 말은 굉장히 훌륭한 말돌리기라고 생각합니다.
단, 인터넷의 세계에서 언제까지나 흐린 하늘이 게속될리는 없습니다. 언젠가 맑게 개인 날이 올 때는 금융과 의료 등의 각 분야에서 각자의 목적에 대응하여 개성적으로 진화를 이룬 전용 컴퓨터군이 모습을 드러낼 것입니다.
----크라우드 다음에 오는 인터넷 세계는 어떤 모습이 될까요?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지금의 인터넷 서비스의 대부분은 영화와 음악 등, 이미 완성되어 있는 것을 디지털화해서 어딘가의 장소에 기록해두고, 이용자의 요청에 대응해서 컴퓨터를 사용해 인터넷을 통해 전달하고 있는 것에 불과합니다. 미국 애플이 만든 「iTunes」도 기본적으로는 이러한 아이디어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이런 것을 20세기적인 발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소비자가 인터넷에서 요구하는 것은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SF영화 「2001년 스페이스 오디세이」에 등장하는 인공지능 「HAL9000」처럼 하나의 질문에 대해서 답을 1개만 되돌려주는 것 같은 능력입니다. 그것을 위해서는 컴퓨터 측에서 정보를 처리하는 기능을 한단계 높일 필요성이 있습니다. 앞으로 인터넷은 단순한 전달용이 아니라 막대한 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초거대 컴퓨터와 같은 이미지를 목표로 해야 하지 않을까요.
스마트폰은 이상적인 인터넷 단말이 아니다
----인터넷 단말은 어떤 모습이 될까요?
스마트폰 붐은 일시적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본래 인터넷 단말은 소비자가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인식시켜서는 안 되는데, 지금의 스마트폰은 CPU가 갈수록 고기능화되어서 하루면 전지가 바닥나버립니다. 이것은 단말기 제조사의 발상은 낡은 상태 그대로, 크라우드 측에서 충분한 정보 처리를 할 수 없는 것이 원인이 아닐까요.
일반적으로는 스마트폰의 고기능화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이것은 단말기 제조사의 입맛에 맞춘 진화, 요구에 불과합니다. 애당초 수백 그램의 무게가 있고, 바로 전지를 소비해버리는 현재의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몇대나 지니고 걸어다니는게 귀찮지 않습니까? 저는 이상적인 인터넷 단말기라고는 말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10년 동안에 크라우드 측에서 여러가지 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환경이 준비된다면, 단말기가 풍부한 기능을 지닌 「리치클라이언트(2)」의 시대에서 단말기에는 제한된 기능만 갖게 하는 「씬클라이언트(3)」의 시대로 대전환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은 신용카드처럼 얇아지고, 태블릿 단말기는 책받침처럼 얇아지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소비자는 다양한 사이즈의 단말기를 몇개라도 갖고 다니면서 상황에 맞는 것을 사용할 수 있게 될 겁니다.
박스로부터 네트워크로
그렇게 된다면, 네트워크 단말은 「커머디티화(4)」를 피할 수 없게 되겠죠. 앞으로 「BOX(상자)」보다도 「네트워크」가 힘을 가지게 될 것은 분명합니다. 컴퓨터 산업에 대한 중요한 경험치라고 할 수 있는 「무어의 법칙(5)」에 따른다면, 트랜지스터의 코스트는 매년 37%씩밖에 감소하지 않습니다. TV에 사용하는 콘덴서 등에 비한다면 페이스가 빠르지만 겨우 그 정도입니다.
한편 통신규격의 고속화 등에 따르면, 네트워크의 코스트는 매년 60%씩 감소하고 있습니다. 제아무리 스마트폰 제조사가 노력해서 단말기의 정보처리 능력을 높인다고 해도 그것을 상회하는 네트워크 코스트가 내려갑니다.
인터넷의 세계에서 성장하려고 한다면, 스마트폰 등의 단말기 쪽이 아니라 크라우드 쪽에서 정보를 처리해서, 네트워크 코스트의 감소에 의한 은혜를 최대한으로 받을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상해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TV나 스마트폰 사업의 부진이 전하는 일본 가전 업체의 재생의 열쇠도 여기에 있는 것이 아닐까요.
1) 원문에서는 넷(ネット)이라는 단어를 '인터넷'과 '네트워크 환경' 양쪽에 혼용해서 쓰고 있으나, 번역문에서는 문맥에 따라서 다르게 번역했습니다.
2) Rich Client : 일반적으로는 「팻 클라이언트(fat client)」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클라리언트-서버 모델에서 서버와는 독립된 풍부한 기능을 제공하는 클라이언트 컴퓨터를 의미한다. 정기적인 서버와의 통신을 필요로 하지만 대부분의 기능은 네트워크와 관계 없이 실행되는 것이 특징.
3) Thin Client : 유저가 사용하는 클라이언트 단말에서는 필요최소한의 처리만하고, 대부분의 처리를 서비측에 집중시키는 시스템 아키텍쳐 전반을 의미함. 좁은 의미로는 이러한 아키텍쳐가 사용되어 제한된 기능만 사용할 수 있는 전용 단말기를 의미하기도 함.
4) commoditization : 원문에서는 コモディティ化(코모디티화). 영어 표기로는 commoditization 혹은 commodification. 특정 제품 카테고리의 제품 생산이 오랫동안 이어질 경우 제조회사에 따른 제품의 기능과 품질에 차이가 불분명해지는 평준화 현상을 의미함. 경우에 따라서는 「일용품화」나 「범용품화」로도 번역됨.
5) 쿠다라기 켄이 이야기한 연간 37% 감소는 18개월에 코스트가 50% 감소한다는 무어의 법칙을 기준으로 12개월 단위로 다시 계산한 수치다.
쿠다라기 켄 씨의 이야기는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스마트폰 붐이 일어났고 일본 업체는 이 붐을 따라기지 못해서 현재 부진에 빠져 있는데, 이러한 스마트폰 붐도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한 것이자 과도기적인 체제에 불과한 것이라는 것이다. 스마트폰도 모두 동일한 운영체제를 사용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기술 발전에 따른 제조 비용의 저하는 스마트폰이라는 제품 카테고리조차 커머디티화를 가져오게 될 것이고, 커머디티화가 완전히 진행되면 스마트폰이라는 카테고리에서의 제조 경쟁력은 의미가 없어진다.(다시 말해 인건비 싼 나라에게 밀린다) 지금과 같은 팻 클라이언트 체제에서는 결과적으로 커머디티화에 의한 제품 단위의 평준화를 막을 수 없으니 개인 단말기가 지금의 팻 클라이언트 체제에서 씬 클라이언트 체제로 바뀌는 전환기가 찾아올 때 경쟁력을 만들 찬스가 올 것이고, 일본 제조 업체들은 여기에 대비해야 한다. 라는 이야기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