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2020년 도쿄올림픽 유치과정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측에 거액을 송금했다는 의혹을 받자 일본 네티즌들의 ‘개최지 반환’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12일 일본이 도쿄올림픽 유치과정에서 전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회장의 아들 파파 마사타 디악에게 130만 유로(약 17억3000만원)를 보낸 의혹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디악은 당시 연맹의 마케팅 컨설턴트였다.
일본 네티즌들은 포털 사이트 야후 재팬 등을 통해 문제가 불거진 도쿄 올림픽의 개최지를 반환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올림픽 개최 예정년도인 2020년까지는 시간이 남아있기 때문에 더 늦기 전에 올림픽 개최권을 반환하는 게 맞다는 시각이다. ‘뒷돈’까지 줘가며 올림픽을 유치하는 것은 스포츠를 모독하는 행위라는 얘기도 나왔다.
이번 사태를 두고 “올림픽 아예 취소시켜라. 뒷돈 많이 준 순서대로 올림픽 개최할 건가” “돈으로 산 올림픽, 도쿄 뒷돈 올림픽, 돈으로 메달따기 원치 않는다” “일본 정부가 개입하면 꼭 이런 일이 생긴다”는 등 원색적인 비난들도 잇따랐다. 한 네티즌은 이번 사태와 일본을 뒤흔들었던 프로야구 불법도박 사태를 비교하면서 ‘야구 도박은 귀여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전 세계에 보도됐다. 일본의 망신이다”라고 비난했다.
한편 일본 정부 대변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유치활동이 깨끗한 형태로 이뤄졌다. 프랑스 사법 당국의 요청이 있으면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측은 “유치과정에 대해서는 아는 게 없다. 도쿄는 가장 우수한 조건을 제시해 개최지로 선정됐다”며 모르쇠로 일관했다.
2020년 개최 예정일 도쿄 올림픽은 끊임없는 잡음에 휩싸이고 있다. 올림픽 엠블럼을 표절했다는 논란이 있었다. 또 도쿄올림픽 주경기장에 올림픽의 상징인 성화대를 경기장 밖에 만드는 등 엉뚱한 설계로도 물의를 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