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공항에 도착한 뒤 목적지인 시카고로 가는 비행기를 기다리던 박소연에게 어처구니 없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항공사 사정으로 결항이 됐다는 것이었습니다. 박소연은 어쩔 수 없이 로스앤젤레스로 가는 항공기에 탑승해 LA에 도착한 뒤 다시 시카고로 가는 비행기를 타야 했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듭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카고로 가는 항공기가 항공사 사정으로 돌연 결항된 것은 '해프닝'으로 간주한다 해도 왜 박소연 선수는 처음부터 직항을 탈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요? 혹시 항공권이 이미 매진된 것일까요? 아닙니다. 박소연이 1차 대회 출전은 이미 지난 6월에 확정된 사항이었습니다.
예약하고도 남을 시간이었습니다. 그럼 직항편이 부족했던 탓일까요? 이것도 아닙니다. 직항은 매일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대한항공 인천-시카고 항공편의 경우 매일 오전 11시40분에 출발해 시카고 시간 오전 10시30분에 도착합니다. 비행 시간은 12시간50분밖에 되지 않습니다. 현지 적응과 컨디션 조절에 훨씬 유리한 조건입니다.
그럼 도대체 무엇때문이었까요? 그랑프리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의 항공료는 대회 조직위원회가 부담합니다. 이번에는 당연히 대회를 주관한 미국측 조직위가 박소연 선수의 항공편을 예약했습니다. 유나이티드 에어라인에 샌프란시스코를 경유하는 항공편을 결정한 것도 1차대회 조직위원회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