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기분이 들지만 무엇보다 그로 인해 국가 이미지라는 순수한 상징성에 적잖은 상처가 남겨졌습니다.
사실 금메달이라는 게 열심히 경쟁한 이들에겐 종이 한 장의 차이고, 정상이란 의미는 누구나가 다를 수 있기에 수 많은 목표들 중의 일부분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상징성이 개입되면 그 의미 또한 달라지게 되고, 별 것 아닌 것도 제3의 외부요인으로 인해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자부심이 될 수 있고 도매껌이 될 수도 있다는 겁니다.
무의식 중의 난도질로 전체 조선족을 바라보는 우리들의 시선과도 같이..
정상도 아닌 월드컵 4강에 지나치게 열광하는 것과, 같은 나라 사람임에도 타국과 사이좋게 메달을 나눠가지는 넓은 오지랖과의 차이는 아주 큽니다.
애초에 난 안현수를 보면서 분열 조짐이 보인다는 것 외엔 큰 관심이 없었습니다. 과한 상징성에 기대는 김연아도 마찬가지고.
이 세상에 완전한 인격체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모인 나라라면 말할 필요도 없고, 불완전한 것 자체가 인간의 삶이고 사회입니다. 문제는 인식하고 해석하는 정도의 차이인데..
이미 예견되었듯이 이번 경우는 결과가 아주 안 좋습니다. (물론 안현수 본인의 문제를 떠나..)
실체없는 대상을 두고 아둔하게도 스스로 무지함을 과시하는 듯 감정의 승리를 자축해 마지않는 모습들을 보면서 씁쓸함이 더합니다.
연맹을 탓하든 나라를 탓하든 아님 안현수를 탓하든, 결코 개인적 감정과 이해관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임에도 무슨 대의라도 되는 양, 뭐 그리 자랑스럽고 떳떳할까요?
오히려 스포트라이트는 받지 못했지만 꼴지라도 묵묵히 최선을 다해 완주해 내는 다른 선수들의 모습들이 더 아름답습니다.
이번 일로 다시 한번 우리들의 모습을 바라보게 됩니다.
개인임에도 전체로 대변되는 아이러니를 보면서 언제나 주변에 그런 갈등은 있어왔슴을 알 수 있습니다. 넓게보면 이런 원인들은 심지어 현실의 남북 관계, 지역 감정, 이웃 단절'등과 같은 주변의 문제까지도 되돌아보게 되며, 지역과 나라를 대변하는 듯하지만 결국 몇몇 설익은 아집쟁이들의 결과물일 뿐이지요.
그 것은 우리 사회에 만연해있는 서로 믿지 못하는 '불신'과도 같아서 과도한 경쟁지상주위를 낳고..
삶의 질과는 상관없이 최고만이 의미있다는 변질된 외피가 가치를 결정하지만.. 사실 근본적으로 자본주의, 사회주의 그런 구분이 무슨 상관이 있겠습니까?. 경계해야할 것은 극단적 개인주의입니다.
진짜 원인과 문제는 그런 일들이 벌어지게끔 부추기고 만든 우리 사회에 있지 않을까요.
연맹을 탓하고 싶지만 그런 연맹뿐만 아닌 그 정도밖에 걸러내지 못하는 우리 사회가 더 원망스럽습니다.
정신차릴 대상은 누구인가요?
그런 사회를 떠나 이국땅에 입을 맞춘 안현수를 좋아해야 할까요? 미워해야 할까요?
뒤돌아서서 조소하고 있는 듯
개인을 떠나 상징성에 기댄 그는.. 나에게 있어 영웅도 아니고 희생양도 아닌, 단지 주변의 불신을 조롱하고 방관하는 일개 동조자일 뿐입니다.
아무 생각없다가도 마냥 기뻐하고 보란듯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볼때면 특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