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무대에서 항상 상위권에 맴돌던 아사다가 추락하자 일본은 비통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외신은 "예상했던 결과"라고 냉정하게 평가했지만, 아사다에게는 너무 가혹한 현실이다.아사다는 첫 점프 트리플 악셀을 시도하다 넘어지자 그대로 주저앉았다. 트리플 플립 회전수 부족에 이어 복합 점프마저 타이밍이 어긋났다. 아사다는 정신을 잃은 듯 자신의 의지대로 연기하지 못했다. 마치 '태엽 장난감'처럼 영혼 없이 움직일 뿐이었다.경기 직후 아사다는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관중석에선 이런 아사다를 비웃기까지 했다. 트리플 악셀에서 엉덩방아 찧자 러시아 관중은 비웃음을, 일본 관중은 탄식을 내뱉어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아사다는 금방 울음을 터뜨릴 것만 같았다. 눈시울은 붉어졌고 목구멍까지 차오른 슬픔을 억누르고 있었다. 코치도 입을 굳게 다문 채 빨리 장내를 빠져나가고 싶어 했다.아사다를 이렇게 만든 것은 일본 언론이다. 일본 언론은 그동안 아사다에게 트리플 악셀을 부추겨왔다. 안 되는 기술에 매달리는 아사다를 향해 "노력하는 불굴의 천재"로까지 묘사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너무나 무모한 도전이었다.
'김연아 트라우마'에 갇혀 악을 토한 일본 언론은 아사다와 김연아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해야 한다. 특히 아사다를 향한 일본 언론의 독려는 애정이 아닌 집착에 불과하다.
아사다는 과도한 기대 속 심신이 병들어갔다. 아사다는 4년 전 밴쿠버 올림픽을 기점으로 트리플 악셀 꿈을 접었어야 현명했다. 차라리 아사다에게 케케묵은 숙제인 3회전+3회전과 트리플 플립 오류를 지난 4년 동안 연습했다면 어땠을까.
아사다 가족은 끊임없이 김연아-아사다를 라이벌로 엮은 일본 언론을 못마땅했다. 참다못한 아사다 측근은 지난해 세계선수권 당시 기자회견서 "(일본 취재진을 향해) 제발 김연아에 관한 질문은 하지 말아 달라. 아사다가 울고 있다"고 읍소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