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천하'日스마트폰 시장, 삼성전자가 '대항마'로 떠오른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마켓 모니터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2분기 일본 휴대폰 시장은 45% 점유율을 차지한 애플의 압도적인 우위 속에서 일본 업체 점유율이 40%대까지 하락. 특히 지난달 22일 일본 시장 점유율 6%를 차지하는 후지쯔가 휴대폰 사업 매각 방침을 밝히면서 경쟁사에는 새 고객 확보 기회가 생겼다. 일본 통신 사업자가 오는 9월 12일 공개하는 애플 차기 전략 스마트폰인 ‘아이폰8(가칭)’ 대항마로 갤럭시노트8을 전략적으로 밀 수 있다는 전망.
◆ 자국 기업 설 자리 잃어가는 日 스마트폰 시장
일본 업체들의 일본 내 시장 점유율은 아이폰 출시 전에는 90%에 달했으나 아이폰 출시 후 매년 하락하다 최근 40%대로 떨어졌다. 올 2분기 일본 시장 점유율 기준으로 애플이 45.2%로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 뒤로 소니가 16.1%, 샤프가 9.3%로 2, 3위. 이어서 점유율 순대로 후지쯔(6%), 삼성전자(4.9%), 교세라(3.6%)가 점유율을 차지. 일본 업체들은 지난 2009년을 기점으로 삼성과 애플의 약진에 밀려 전 세계 시장에서도 지속적으로 하락. 일본 휴대전화 제조업체의 수는 2000년 초반 11개에서 현재 일본 전통 가전업체 기준으로 소니, 샤프, 교세라, 후지쯔, 파나소닉 5개 업체로 줄었다. 여기에 후지쯔가 휴대폰 사업 매각을 완료하면 4개로 줄어들게 된다.
후지쯔는 이미 2016년 2월 휴대전화 사업 부문을 비핵심사업으로 분류하면서 분사. 이후 1년 6개월 만에 휴대폰 사업을 전면 매각하는 것. 후지쯔는 2000년부터 휴대폰 사업을 시작했으며 도시바의 휴대폰 사업을 인수한 바 있다. 일본 업체들은 일본 사회 고령화 현상으로 노인들이 찾는 피처폰에 집중해왔다. 2000년대 후반 세계 휴대폰 시장이 스마트폰으로 재편되면서 피처폰에 집중하던 일본 업체는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자연스럽게 퇴출당했다. 현재 일본 업체들은 중저가 중심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이 다소 낮은 편.
박진석 카운터포인트 연구원은 “스마트폰 시장 초기 중저가 시장도 영업이익률이 높았으나 중국을 비롯한 세계 스마트폰 업체들이 중저가 시장을 적극 공략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영업이익률이 더욱 낮아지고 있다”고 분석. 일본 업체들은 시장 점유율과 영업이익률이 낮아지면서 연구개발(R&D) 투자에 보수적으로 변해 사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 갤럭시노트8, 아이폰 천하 日에서 대항마 될까
삼성전자는 세계 시장에서 애플과 프리미엄 스마트폰 1, 2위를 다투고 있지만 일본에서는 애플과 소니 등에 밀려 점유율로 5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일본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부진한 것은 일본인의 애플에 대한 충성도가 매우 높고, 과거 피처폰 시절 애플 아이폰이 ‘스마트폰의 선두 주자’로 일본 시장에 각인돼 있다는 점을 꼽는다. 삼성전자는 기능적인 면을 강조해 젊은 소비자층을 끌어들였지만 일본에는 연령대가 높은 소비자가 많아 기능에 민감하지 않기 때문에 삼성전자의 전략이 통하지 않았다. 박진석 연구원은 “삼성전자 역시도 일본 시장에 대해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 않은 상황인 만큼 일본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이 높지 않다”말했다.
일본에서 프리미엄 스마트폰 수요가 늘어나고 일본 통신 사업자가 애플을 견제할 수 있는 다른 제품을 밀어줄 가능성이 높아 앞으로 일본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수요가 늘 수 있다. 현재 일본 시장에서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출시하는 업체는 크게 애플과 소니, 삼성전자로 좁혀진다. 사실상 소니를 제외하고 애플을 견제할 수 있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업체는 삼성전자가 유일. 또 한국과는 달리 일본은 휴대폰 판매점 대부분이 통신 사업자 한 업체만 선택해 판매하고 있다. NTT, KDDI, 소프트뱅크(SoftBank) 등 일본 통신 사업자는 주로 각각 브랜딩하는 제품에만 주력하고 있다. 그 때문에 애플 아이폰8에 대한 대항마로 삼성전자가 최근 선보인 갤럭시노트8을 전략적으로 밀어줄 가능성도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