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바이어 직접 양성하고
홈스테이하며 소비패턴 파악.
베트남에 이마트 매장은 딱 한 개다. 2015년 말 100여 명을 파견해 베트남본부를 설립하면서 호찌민 고밥점을
열었다. 고밥은 젊은 부부가 많이 사는 호찌민 외곽의 베드타운.
이마트는 중국에서 27개 점까지 운영하다 수백억원의 적자를 안은 채 모두 철수했다. 이마트 고밥점은 거의 모든 점에서 중국과 정반대 전략을 썼다. 우선 ‘우보천리(牛步千里)’ 전략으로 베트남 시장에 접근.
이마트도 중국에서 그랬고, 경쟁 업체도 베트남에서 똑같이 했다. 이마트는 베트남에서 철저히 현지인을 주요 고객으로 삼았다. 고밥점에선 한국인을 찾아보기 힘들다. 중국에서 현지 바이어에 의존해 실패했던 경험을 반면교사로 삼았다.
중국에선 100원어치를 매입하면 중간에서 바이어들이 절반을 가져갔다. 당시 중국 대형마트 바이어들 사이에선 ‘한국 대형마트와 거래하면서 집 한 채 못 건지면 바보’라는 말이 돌았을 정도. 천 본부장은 “천천히 가더라도 이마트의 기업이념을 체득한 직원들을 키울 것”이라며 “고밥점을 열 때 협력사 간담회에서 윤리경영을 선포했다”
이마트의 이런 전략은 조용히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경쟁사와 달리 뒷돈 관행과 결별하니 오히려 가격 경쟁력이 생겼다. 대형마트의 뇌물 요구에 지쳐 있던 업체들이 이마트로 눈을 돌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