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봤습니다. 전체적으로 역사적인 사실과 맥락을 잘 연결해서 요약을 잘했네요. 주로 빈부격차에 초점을 맞추어 설명을 했지만 이건 많은 나라들이 몰락할때 나타나는 공통점이기도 하구요.
다만 다른 공통점들도 부연설명을 해야 하는데 그중 하나가 기후와 이민족 침입부분입니다.
고대든 중세든 근세든 경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농업생산력입니다. 어쨌든 농업생산력은 기후영향이 거의 절대적입니다. 농업생산력이 떨어지면 사회질서도 결국은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사회질서가 흔들린다는건 이전에 잘 작동하던 제도가 더이상 적용되기 힘들다는걸 의미합니다. 또한 농업생산력이 떨어지면 군사력의 약체화도 필연적입니다. 더군다나 변방지역의 기후도 안좋아지기는 매한가지기 때문에 야만족들이 이동이 잦아지고 문명사회에 침입하는 경우가 많아지죠. 실제 고대의 많은 제국들의 멸망은 기후변화와 연관된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수메르문명도 그렇고 앗시리아 제국도 그렇고 이집트 중왕조와 신왕조 사이의 중간기인 힉소스 침입시기도 그렇고 후기청동기 붕괴기도 그렇고
로마의 전성기는 공화정시기 포에니전쟁 승리때부터 제정으로 넘어와 5현제 시기까지 기원전2세기부터 기원후2세기 사이로 본다는건 잘 아실겁니다. 이 시기는 중국의 한나라 제국의 흥망성쇠기와도 일치합니다. 그리고 이 시기를 지나면서 로마는 위기의 3세기를 맞이하고 중국은 황건적의 난에서부터 삼국시대, 팔왕의난, 5호16국시대로 대혼란의 시기로 이어지죠.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그럼 실제 그 당시 기후는 어떻게 변했을까요?
위 두 링크 자료를 보시면 로마 온난기로 불리우는 시기가 로마의 전성기와 한나라 흥망성쇠기와 일치한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그리고 그 이후로 점진적으로 한랭화가 진행되다가 9세기 무럽부터 다시 중세온난기에 접어듭니다. 동아시아의 경우 수당제국의 시기가 있기 때문에 다소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유럽은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와 콘스탄티누스 대제 그리고 테오도시우스 황제까지 다시 반짝하는데 기후적으로 그때 다시 기후가 반등하기는 합니다. 하지만 그이후 특히 서로마제국의 경우 막장으로 흘러가고 멸망하면서 게르만 왕조들이 유럽을 지배하면서 중세암흑기에 접어듭니다.
동로마는 그래도 게르만족들을 막아낼 수 있는 지형적으로 유리한 여건들도 있었고 이집트라는 곡식창고에 아나톨리아나 레반트 지역과 같은 동방무역에서의 경제적인 이득을 취할 수 있는 지역을 지켜낼 수 있었기 때문에 이슬람 침공전까진 그나마 경제적으로 넉넉했지만 서로마는 그렇지를 못했습니다.
서로마지역의 농업생산력에서 당시 이탈리아 반도는 갈리아나 마우리타니아(모로코,알제리), 튀니지(카르타고), 리비아(아프리카 프로콘술라리스)와 같은 북아프리카 지역과는 비교해서 낙후된 곳으로 전락했습니다. 더군다나 고트족이나 반달족 등에게 곡창이라고 할 수 있는 많은 지역을 황제들의 무능때문에 빼앗깁니다. 특히 반달족에게 북아프리카 지역을 빼앗긴게 결정타가 됩니다.
서로마 황제들은 호노리우스 때부터 다들 무능해서 사실상 스틸리코나 아에티우스 같은 유능한 군사사령관들에 의해 겨우겨우 버티는거나 다름없었는데 모두 황제들의 의심병으로 처형되거나 암살당하죠. 특히 훈족을 물리친 아에티우스 사후엔 로마는 더이상 회복하기 힘든 막장의 늪으로 빠지고 황제를 죽이고 실권을 쥔 오도아케르가 이전처럼 허수아비 황제를 내세우지 않고 스스로 실권자를 자처하면서 멸망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