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기업들, 한국 증시서 줄줄이 퇴출… 개미들 '날벼락'
국내 증시에 '중국 기업 공포증'이 확산되고 있다. 국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중국원양자원이 최근 회계법인의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폐지 위기에 처한 것이 결정적인 계기. 장화리 중국원양자원 대표는 24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재감사 추진 의사를 밝혔지만, 재무 상태 등을 따져볼 때 상장폐지를 피하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 중국원양자원이 퇴출당하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중국 기업은 자취를 감추게 된다. 더 큰 문제는 소액주주들의 피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으로 중국원양자원 주주 가운데 개인 소액주주가 2만4000여명(99.7%)에 달한다. 이들이 보유한 지분은 70%를 넘는다. 2014년 12월 중순 장중 1만4150원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이후 급락해 1000원에서 거래 정지됐다.
상장폐지될 경우 곧바로 수백억원대 손해가 현실화하는 만큼 중국원양자원 주주 대표단은 감사의견에 관한 이의 신청, 장화리 대표에게 주식 공개 매수를 요구하는 방안 등을 논의 중.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다음 달 15일까지 이의 신청을 받는데, 이의 신청일로부터 20일 내 열리는 상장공시위원회에서 개선 기간을 부여하거나 상장폐지를 최종 결정한다"고 말했다.
◇2011년 이후 상장폐지된 중국 기업 7곳… 소액주주 2만6000명 손해.
2007년부터 10년간 22개의 중국 기업이 국내 증시에 입성했다. 이 중 7곳은 이미 상장폐지. 경영 효율 등을 이유로 자진해서 상장폐지를 신청한 기업은 정리매매 등으로 주주 손실을 최소화했지만, 감사의견 거절 이후 상장폐지된 기업들은 주주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보았다. 이 때문에 상장 요건이 깐깐하고 경쟁이 치열한 중국 내 상장을 피해 한국 증시로 넘어온 일부 중국 기업의 이른바 '먹튀'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12년 9월 상장폐지된 성융광전투자의 경우, 상장폐지로 2만명에 달하는 소액주주가 손해를 봤다. 같은 달 상장폐지된 연합과기와 이듬해 상장폐지된 중국고섬에서도 각각 1100여명, 5500여명의 소액주주 피해가 발생. 이들 세 기업이 기업공개(IPO) 당시 공모한 2700억원은 허공으로 날아갔다. 중국원양자원까지 상장폐지될 경우엔 피해를 보는 소액주주의 숫자는 총 5만명으로, 사라지는 공모액은 3300억원에 육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