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싹쓸이 쇼핑? 깃발 든 유커 행렬 뚝 끊겼어요”
지난 9일 서울 명동의 한 화장품 가게. 입구엔 중국인이 좋아하는 붉은색 간판에 ‘춘절 특가(春节 特价)’란 홍보 문구가 적혀 있었다. 가게 직원이 쉴 새 없이 큰 소리로 “환잉광린(欢迎光临·‘어서 오세요’의 중국말)”이라고 외쳤지만, 가게로 들어가는 중국 관광객은 1시간 동안 한 명도 없었다. 3년째 이 가게에서 일한 직원 김모(25)씨는 “4~10일이 중국 최대 연휴라는 춘절인데 중국 단체 관광객 발길이 뚝 끊긴 것 같다” “수십명이 들러 보따리 가득 화장품을 쓸어담는 풍경은 춘절 연휴 동안 한 번도 못 봤다” 말했다.
‘춘절(春節) 특수’가 실종되다시피 했다. 이른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파가 여전해서다. 중앙일보가 춘절 특수를 누려온 대표 상권인 명동의 화장품·옷가게, 환전소, 음식점 등 30곳을 지난 7~10일 현장 점검한 결과 26곳이 “춘절 특수가 없었다” 춘절은 중국인 관광객 추이를 가늠해볼 수 있는 바로미터다.
명동의 한 식당 주인 한모(48)씨는 “사드 한파 직격탄을 맞은 지난해부터 춘절 특수는 옛말이 됐다” “저녁 피크 타임 빼곤 중국인 관광객을 찾아보기 어렵다” 박영남(63) 탑환전 명동본점 대표는 “춘절 때면 환전소 앞에 중국인 관광객이 장사진을 쳤지만 요즘은 한 시간에 한 명 찾는 것도 감지덕지”라고 털어놨다.
구체적으로 30곳 중 21곳(70%)이 지난해 춘절보다 중국인 관광객이 “줄었다” 또는 “많이 줄었다”고 응답. “비슷하다”는 6곳, 나머지 3곳은 “단순 비교가 힘들다” 한·중 관계가 ‘해빙 무드’에 접어들었다는 일부 보도와 달리 “중국 관광객 숫자가 회복됐다는 것을 체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