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자동차 대신 수소자동차를 주로 민 특정 재벌 때문에 자꾸 "수소경제"란 말이 나오는데.
근본적으로 자동차라는 부분에 있어서 대세는 전기자동차입니다. 가격대 효용비에서 이미 판가름이 난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우선 수소라는 연료부터가 친환경적인 연료도 아니고, 생산단가가 싼 연료도 아닙니다.
아울러 우리나라 부생수소 생산량이 190만톤이라고 하며 마치 이게 지금 버려지는 자원인 것처럼 표현되고 있지만. 오히려 부생수소를 생산하는 정유공장에선 수소를 역으로 수입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납사개질 공정에서 수소를 생산하긴 하지만, 탈활공정에서 이보다 더 많은 수소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발생한 수소를 모조리 다 쓰고도 모자라, 외부에서 도로 끌어서 쓰고 있는 형편입니다. 즉, 수소를 많이 쓰는 탈활라인과 부생수소가 발생하는 납사분해 라인을 파이프로 연결해 자가생산/소비를 하고 있는 겁니다. 실제 국내에 존재하는 총연장 200Km정도의 수소운반 파이프라인은 전부 다 울산/여수/대산에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국내 부생수소 생산량의 절대다수(15년 기준, 약 75%)를 차지하는 정유공정에선 단 1t의 수소도 외부로 반출이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국내에서 생산되는 수소중 약 37만톤을 차지하는 납사개질과 천연가스 개질공정에서 외부로 반출가능한 수소의 양이 20만톤을 조금 넘습니다. 정유공장의 탈황공정에 자체 발생 부생수소를 모두 쓰고도 모자라 수십만톤을 다른 발생 공정에서 도로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부생수소가 발생하는 기업체들은 발생한 수소 자체적으로 소모하고도 모자라 천연가스까지 개질해 쓰고 있는 형편이니, 한국을 가지고 수소가 남아도는 국가로 표현하는 건 어폐가 아주 많은 표현이라 할 겁니다. 많이 나긴 하는데 그거 다 쓰고도 모자라, 수소를 일부러 생산해 그것마저 쓰고 있거든요.
결론적으론 공짜로 생기는 수소 같은 건 존재하지 않습니다. 만약 수소자동차를 대량으로 운용하고 싶다면 부생수소가 아니라 천연가스를 개질하는 방법밖엔 없습니다. 따라서 부생수소는 그냥 없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당연히 천연가스 개질은 얻어낸 수소의 양만큼 고스란히 탄소를 배출하게 됩니다.
천연가스를 바로 태워서 돌리는 LPG자동차나 개질해서 얻은 수소를 태워 돌리는 수소자동차가 어차피 그 놈이 그 놈이란 뜻입니다. 외려 수소를 운반하는데 더 많은 화석연료가 들어가니 차라리 그냥 LPG자동차가 더더욱 친환경차란 논리도 성립가능 합니다.
즉, 수소는 전혀 친환경 연료도 아니고 값이 싼 연료도 아닙니다.
표에서 보시다시피 현재 Kg당 1만원 수준의 수소 가격으론 2015년 디젤 산타페보다 연료비가 더 비싼 상황입니다. 수소자동차의 생산단가가 전기자동차보다 더 비싸다는 것을 고려해보면 전혀 경제성을 가지고 있지 못한 상황입니다. 반면 아이오닉 전기자동차의 연료비를 보면 까마득하게 낮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즉, 연료비라는 경제적 문제에서 보자면 수소자동차는 그 어떠한 경쟁력도 가지고 있지 못 합니다. 문젠 수소라는 자원의 특성상 천연가스 개질 외엔 대안이 없고, 당연히 연료원가가 떨어질 가망은 없습니다.
유일한 장점이 있다면 한 가지.
바로 전기자동차에 비해 충전 시간이 짧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자가용이 시내주행이거나 출퇴근용도라는 걸 고려해보면 이러한 특성이 장점으로 직결되는 분야는 상용차, 이를 테면 대중교통 수단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바로 버스와 택시들인데 이들은 하루 종일 주행을 하기 때문에 전기자동차로선 그 수요를 감당해낼 수 없는 차량들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정부의 지원 방향등도 대개는 대중교통 수단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대상이 버스와 택시라면 그 건설과 유지에 비용이 많이 드는 수소충전소를 거점에만 박아두면 되므로 투자예산이 적고, 효율이 높기 때문입니다. 특히 생산지역이 정해진 우리나라 특성상 수소를 쓰려면 필연적으로 운송과정을 겪어야 하는데,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압력용기를 이용한 트레일러 운송방식입니다.
이 게시판의 다른 여타 분들은 파이프라인을 매설하면 싸게 운송이 가능하다고 하시는데. 이런 트레일러를 이용하는덴 다 이유가 있습니다.
사진은 450BAR급 고압파이프입니다.
기본적으로 우리가 파이프로 사용하는 일반강재는 수소취성이라는 19세기 후반부터 발견된 약점이 있습니다. 즉, 수소가스와 강재가 만나면 크래킹이 발생합니다. 용접기술은 곧 수소와의 싸움이란 말도 있을 정도로 강재와 수소는 상극입니다. 그래서 수소운반에 사용하는 압력용기들은 강재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http://www.ekn.kr/news/article.html?no=193128
현재 수소운반용 20인치 파이프 라인의 Km당 비용이 10억원 수준에 달하므로 주요한 수소 생산지인 울산등과 주요한 소비지인 수도권을 연결하자면 그야 말로 엄청난 수준의 투자비가 담보되어야 할 것입니다.(대량 소비를 위하자면 20인치 파이프라인 따위론 턱도 없을 테니 아마 수조원 이상의 투자비가 소요될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트레일러를 이용해 생상지와 충전소를 직접 잇는 방식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물론 압력용기를 운반체로 쓰는 것보다 액화수소 운반 방식이 더 효율적이긴 합니다. 그러나 압력용기를 사용하는 이유는 액화수소 운반용기보다 싸기 때문입니다.(물론 싸다는 압력용기 방식 역시 그나마 효율적인 450BAR 중량 20톤 수소운반량 950Kg급 용기의 가격이 5억원에 달하긴 합니다만...)
결국 수소 자체의 가격도 비싸고, 운용 인프라의 구성 비용도 비싸고, 운반 비용도 비쌉니다.
이것을 해결하자면 결국 국가의 보조금 뿐입니다. 문젠 전기 가격 20%내외의 보조금을 필요로 하는 전기자동차와는 달리 수소는 당장 수소 6.7Kg을 탑재하는 수소연료스택 자체의 값만 3800만원 수준입니다. 여기에 Kg당 6000원 수준의 합리적인 가격을 도출하기 위해선 인프라와 생산설비 모두에서 보조금을 필요로 합니다. 지금도 수소연료의 소매가는 5.5만원입니다. 보조금을 부어서 Kg당 1만원 수준인 것이고. 현재 수준으론 수소는 팔리면 팔릴 수록 국고에 어마어마한 부담으로 돌아옵니다.
이미 깔려 있는 인프라를 활용만 하면 그만이고, 세계적인 수요로 인해 코스트 다운이 빠른 전지를 활용하는 전기자동차와는 달리 수소는 모든 인프라를 새로 깔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 비용이 그야말로 막대합니다. 사실상 소매 사업으로선 경쟁력이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수소가 무지 잘 팔리려면 연료스택만 3800만원짜리 고가 수소자동차를 보조금을 주며 많이 팔아 수요를 일으켜야 하고, 충전소나 기타 인프라에 또 보조금을 발라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 Kg당 8000원 수준이 나오고, 여기에 다시 보조금을 쳐발라야 합니다. 그냥 세금, 세금, 세금, 세금이지요. 자생성이라곤 1도 없습니다. 이 짓을 해서 과연 누가 돈을 벌까요? 효율성이 존재한다고 보시나요? 전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천연가스를 개질한 고체연료전지를 이용한 연료전지 발전소라면 모를까 수소 자동차라면 전혀 경쟁성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자동차 그 자체로 봐서도 출퇴근/시내주행용으로선 전기자동차가 매우 빠르게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미 LG화학 폴크스바겐 MEB 플랫폼 배터리 납품단가(이하 MEB 납품단가)는 모듈 기준 1KWh 당 100달러 이하입니다. 통상 전기자동차 배터리 용량이 20KWH정도라는 걸 고려해보면 전기자동차 자체의 전지스택 가격은 2~3000달러 수준인 상황입니다. 2010년 이전만 해도 동일 단위당 1000달러 수준이었다는 걸 고려해보면 10년도 되지 않아 90%이상이나 값이 떨어진 겁니다.
양자가 차세대 기술로서 주목 받고 투자를 받은 시기가 비슷했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2차전지 발달 속도가 수소저장기술보다 현격히 빠른 꼴입니다. 이러니 전기자동차의 가격이 매우 빠르게 떨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중국에서 600만원짜리 전기자동차가 나온 게 단순 덤핑만은 아닌 셈입니다.
단순히 이 뿐만이 아닙니다. 현재 수준의 리튬이온 전지는 2020년대 후반까지나 통할 것이고, 이미 2차 전지 대세는 전고체전지 쪽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2020년 무렵이면 수백만원짜리 전지스택을 가진 전기자동차는 한번에 600~700Km를 달릴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할 예정입니다. 특히 그 특성상 엄청난 토크를 원할 때 가용할 수 있기 때문에 페라리, 람보르기니등의 고급 스포츠카 브랜드들은 전기자동차 외엔 대안이 없다고들 말하고 있습니다.
이러니 자동차에 있어서만큼 대세는 전기자동차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수소자동차에 줄 보조금이 있으면 당장 우리 입에 들어올 먹거리일 전고체전지 개발등에 퍼부을 일입니다. 당장 전기자동차가 개발도상국에도 팔릴 정도의 상품인데 반해 수소자동차는 팔릴 시장부터가 없습니다. 당장 전기자동차 2배에 달하는 보조금을 투입해서도 비싼 물건입니다. 거기에 더해 엄청난 인프라를 필요로 하는 수소자동차를 어디에다 팔겠습니까? 미국이고 일본이고 수소 인프라 미비한 건 매한가지라 대세는 전기차인 실정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