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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09-23 09:44
빚과 신용 자기최면. 경제철학 -3 '우리는 왜 빚을 지고 사는가?'
 글쓴이 : 오대영
조회 : 3,241  

경제 철학 관련 3번째 글입니다..

소유권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자본주의의 본질과 문제점을 한번 생각해볼가 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종류의 재산은 2가지 권리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가지는 그것이 특정한 개인이나 집단의 소유로 나타낼 수 있다는 점, 또 한가지는 소유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의지에 따라 다른 소유권으로 바꿀수 있는 처분대상이 된다는 점입니다. 단축해서 소유권과 구매권이 재산권의 2가지 핵심적인 부분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재산권이 2가지 권리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은행업의 본질에 대한 비판이 생겨납니다. 아시다시피 은행은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업입니다. 원래 이자라는 것은 소유권에서 분리된 구매력을 계약된 기간 동안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고 그 댓가로 받는 것입니다.

 가령 A씨가 B씨에게 돈 1억을 빌려주었다고 합시다. 엄밀하게는 B씨에게 생긴 돈은 궁극적으로 계약기간이 끝나면 돌려주어야 할 돈이기에 A씨 소유입니다. 하지만 계약 기간동안 1억을 어디에 쓰던 그건 B씨의 권리가 되죠. '소유권에서 분리된 구매권' 이란 이런 의미입니다.

 은행이 받는 이자는 이런 관점에서 볼때 온전한 의미에서의 이자라고 볼수 없습니다.

 원래 은행이 생겨난것은 르네상스 시기 초기 이탈리아에서 입니다. 원래는 금관련 종사자들인데 금을 다루다 보니 보안문제로 큰 금고를 가지고 있었기에 안전한 보관을 위해서 금화를 위탁해서 보관하게 하고 대신 비용을 지불하는 식이였죠. 그런데 이 금이라는 것이 무겁기 때문에 직접 들고 다니면서 거래하는 것이 불편했습니다. 때문에 실제 돈인 금은 금장의 금고에 보관해두고 일종의 금증서를 가지고 다니면서 그것으로 대신 거래를 하는 문화가 생겨납니다. 가령 난 금고에 1000 금화가 있으니 500 금화를 받아갈수 있는 금 증서를 주는 형태로 말이죠.

 그런 형태의 문화가 자리잡아갈 쯔음 금고지기들은 여지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특이한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금을 보관하지만 금의 실 소유주는 그 금을 한번에 다 찾아가는 경우가 별로 없다는 점 말이죠. 만일 금 실 소유주가 금을 수시로 인출해간다면 문제가 생길테지만 그런 일이 없다면 실제 금고에 보관중인 금보다 상대적으로 많은 금증서를 몰래 만들어 유통시켜도 별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것이죠.

 즉 금보에 보관중인 금보다 더 많은량의 금증서가 시중에 돌아다니게 되는 셈이죠. 만일 이 금증서들이 한번에 금고지기에게 들이닥친다면 소위 뱅크런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문제 될것이 없죠.그런데 이것은 실소유주 즉 채권자의 권리를 위험하게 하는 것이됨니다. 엄밀하게 말해서 일종의 사기죠.
 우리는 흔히 경제 용어로 도덕적헤이라는 말을 씁니다. 실채권자의 이익과 상관없이 위임받은 사람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행동하는 것을 의미하죠. 그렇지만 어떤 의미에선 은행업 그리고 은행업에 의해 유지되는 자본주의 사회는 본질적으로 사회적으로 용납된 도덕적헤이에 의해서 만들어진 사회입니다. 은행업의 본질이 역사적인 출발점 부터가 바로 이런 도덕적헤이에서 시작하고 있기 때문이죠.

 황당하시다구요?
금장이 존재하는 금보다 많은 금증서를 유통하는 것은 일종의 사기입니다. 도덕적헤이죠. 그러나 이 과정이 매우 중요한 경제적 기능을 하게 됨니다. 일전의 글에서 기술발전에 따른 소유권 집중 현상 그리고 수요부족을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간단하게 말해서 부의 쏠림이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것이죠. 만일 돈을 가진 사람이 돈을 쓰지 않는다면 사회는 디플레이션에 빠지게 됨니다. 간단하게 시중에 돈이 없어서 문제가 생기죠.
 금장들이 금증서를 사기로 만들어내면 신규 통화가 늘어나는 셈입니다. 그래서 돈의 부족에 의한 디플레이션을 상쇄시키는 역할을 하게되죠.

 역사적으로 은행업이 채권자의 이익을 위태롭게 하는 일종의 사기행위임에도 불구하고 사회적으로 용납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이런 경제적인 순기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제아무리 은행가들이 기발한 책략가들이던지 권력자들이던지 사회적으로 이득이 되는 기능이 없다면 어떤 시스템이던지 살아남을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은행업이 살아남을 수 있던 근거는 바로 '디플레이션 상쇄'효과 덕분이죠.

 그렇지만 아주 본질적으로 바로 이 통화생성능력 다른 말로 신용창조 능력때문에 자본주의 사회는 필연적인 문제를 가지게 됨니다. 은행이 이자를 받을 권리는 완벽한 소유권이 없는 상태에서 새로운 구매력을 생성하는 것이기 때문에 엄밀하게는 이자를 받을 권리가 없습니다. 그러나 관습적으로 용인되어 쓰이게 되는 것이죠. 그런데 이런 식으로 신규 신용을 창조하면 필연적으로 통화량이 증가하게 되어있습니다. 다른 말로 누군가의 재산이 증가하게 되죠.

 문제는 이 재산이 과연 보장받을 수 있는가 하는 점입니다.
 mv=pt 라는 어빙피셔의 화폐수량설에 따르면 ( m 통화량   v 화폐회전률  p 가격  t 실물경제생산량 )
m이 증가하면 당연히 p가 오르게 되죠. p가 오른다면 사람들은 돈을 은행에 보관하지 않고 실물경제의 재화를 사는데 쓰게 됨니다. 그것은 은행에서 보관중인 돈을 인출하게 된다는 의미도 됨니다. 따라서 실 경제에서 은행의 돈이 줄어들기 때문에 이자율이 올라가고 이것은 신규 대출을 불가능하게 함으로서 v를 위축시키게 됨니다. 이 과정에서 소위 공황이 발생하게 되고 기존에 형성되었던 재산권 대출 관계들이 파쇄되게 됩니다.
 
 여러분이 경제 위기때 듣게 되는 몇 조 달러가 증발했다. 이런 표현이 바로 이것을 의미합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애초부터 그 많은 재산권을 보장할 방법따위는 없었던 것이죠. 원래 사기였기 때문에 그 실체가 위기의 상황에서 나타날 뿐이죠.

 우리가 흔하게 하는 가장 본질적인 착각 혹은 인식의 문제가 바로 자본주의 자체가 가지고 있는 본질적인 문제라고 할수 있습니다. 바로 우리는 우리가 믿고 싶은 것을 믿는다. 라는 점이죠.

 단위기간동안 생산된 물건이나 서비스는 통상적으로 단위기간이 끝나는 시점에서 소비를 통해서건 재고를 통해서던지 소멸됨니다. 하지만 신용 시스템의 체계에서는 실물재화는 사라졌지만 재산권은 새롭게 만들어져서 축적되죠. 

 여러분들은 그럼 이렇게 의문을 제시할겁니다. 재산권이 그렇게 계속적으로 증가한다면 왜 물가는 그만큼 오르지 않습니까? 하고요. 바로 그에 관한 대답이 케인즈의 유동선 선호이론입니다.
 간단하게 말해서 부자들은 돈을 쓰지도 않고 투자도 하지 않고 그냥 돈이라는 형태로 보관만 한다. 라는 의미입니다. 존재하는 재산권이지만 실제로는 마치 전혀 시스템에서 돌지 않는 재산권이 생겨난다는 의미죠. 때문에 m이 증가해도 재산권의 분배양상에 따라 p가 영향받지 않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여러분은 요즘 기업 유보금이 몇백조니 어디 조세회피지역에 보관중이 돈이 수십조 달러니 하는 소리를 듣을겁니다. 바로 그런 돈이 유동성 상태에서 머무는 돈의 의미입니다.

 만일 이런 거대한 규모의 자금이 한번에 구매력으로 전환되면?
그래서 나오는 것이 달러 붕괴이론이니 하이퍼인플레이션이니 하는 괴담들이죠. 물론 단순히 괴담이 아니라 분명하게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이야기 들입니다. 물론 이렇게 우리가 예상할수 있는 문제들은 그에 대한 대응책도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이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괜히 '쫄' 필요는 없겟지만 그래도 본질적으로 그럴 가능성은 부정할수 없다고 말할수 있습니다.

 아까 제가 말한 우리가 믿고 싶은 것을 믿는다는 것이 자본주의의 문제라고 한것은..  우리는 우리가 우리 자신을 기만한다는 것을 느끼면서도 그렇게 믿고 싶기 때문에 신용창조를 용인한다는 것입니다. 자기가 일해서 번 돈을 모아서 부자가 될수 있고 부를 물려줄수도 있다고 믿고 싶어합니다. 그렇지만 그 돈의 실체를 보장해줬던 재화는 이미 소모되고 난 다음에도 돈만으로도 그 가치는 보존된다고 믿고 싶어하죠. 일종의 자기 최면이라고나 할까요.

 마르크스는 자본주의의 문제를 자본이 축적될수 있다고 믿는데 그 문제가 있다라고 했고 아인슈타인은 이자야 말로 인류가 만든 가장 위대한 발명이라고 했습니다.

 같은 문제를 바라보는 두 천재의 다른 관점이죠. 자기최면은 문제의 시작일가요? 아님 천재적인 진보의 시작일가요?

 우리가 빚을 지는 것은 우리 스스로를 속이고 싶기 때문일겁니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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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뛰기 21-01-01 20:58
   
빚과 신용 자기최면. 경제철학 -3 '우리는 왜 빚을 지고 사는가?' 잘 봤습니다.
멀리뛰기 21-01-08 10:51
   
빚과 신용 자기최면. 경제철학 -3 '우리는 왜 빚을 지고 사는가?' 좋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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