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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09-23 09:42
고용과 실업 경제철학 - 2 '사회에는 왜 실업자가 존재하는가?'
 글쓴이 : 오대영
조회 : 3,451  

 '가치론' 이야기의 속편이지만 오늘 다루는 주제는 조금 다른 주제입니다.
고용과 실업 그 저변에 깔린 기술과 소유권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인류 고대 문명의 발상지들은 공통점이 한가지 있죠. 그것은 큰강을 끼고 있다는 점입니다. 산이나 초원에서 문명이 발생하기는 힘들다고 치죠. 하지만 왜 강가일가요? 해안가라던지 평야는 아니였고 강근처라니.

그것은 인류가 처음 배우기 시작한 '기술'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농사죠. 농경을 하는 것은 인위적으로 식물을 키우는 것이고 식물을 키우기 위해선 많은 물이 필요하죠. 상대적으로 좁은 면적에 농사를 통해 식용작물을 키워냈다는 것은 단위 면적당 식량 생산량이 늘었다는 의미가 됨니다. 식량이 늘었으니 인구도 늘어나겟죠. 다른 말로 하면 강가의 농경지 -> 식량의 증가 -> 인구증가 이 과정이 고대문명의 탄생과 관련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재미난 상상을 해보도록할게요. 여러분이 기원전 3천년전 쯤을 타임머신을 타고 되돌아 가본다고 합시다. 가령 이집트에 가보는 거죠. 처음에는 강가에 밀을 키우는게 돌아다니면서 사슴잡는 것 보다 식량수급이 편하다는 것을 누군가가 알아냈을 겁니다. 그래서 하나둘씩 강가에서 밀을 키우게 되죠. 점점 그런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서로 다툼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내가 먼저 와서 밀을 심던 땅에 왜 너가 와서 수확을 하느냐 머 이런식의 다툼이죠. 그래서 마을 사람들이 모여서 '땅'을 나누게 됨니다. 일종의 최초의 '소유권' 이 생기는 순간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남쪽을 여행하던 한 여행자가 '소'를 처음 보게되었습니다. 온순한데다 힘도 쎈 이 가축을 키우면 여러모로 쓸모가 있다는 사실도 알았죠. 최종적으로 고기를 얻게 되는것은 물론, 소를 이용해 밀밭을 갈면 이전에 호미나 삽으로 밀밭을 갈때 보다 노동시간을 반으로 줄일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거죠. (물론 쟁기는 한참 나중에 개발되었을지도 모름니다. 그냥 여기선 편의상 소쟁기 라는 '기술' 이 발명되었다고 생각하자는 거죠.) 소의 효용이 알려지면서 사람들은 서로 이 기술을 받아들였고 때문에 다들 노동시간이 반으로 줄게 되었습니다. 똑같은 수확을 얻는데 필요한 노동력이 절반으로 줄어든거죠.

 그러던중에 마을에 큰 재앙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아랍쪽을 여행하고 돌아온 마을 주민이 전염병을 퍼트린거죠. 그래서 마을 사람들의 반이 죽어나갔습니다. 남녀 노소 연령을 불문하고 딱 절반의 인구가 줄었다고 할게요. 그럼 이런 상황이 벌어지게 됨니다. 그런데 병이 돌고나서 아빠가 죽은 집은 농사를 지을 방법이 없습니다. 그런데 여기 해결책이 있습니다. 어짜피 소쟁기가 있기 이전보다 노동시간은 절반만 쓰면 되었으니,
옆집 아저씨가 대신 농사를 지어준다는 겁니다. 대신 그에 대한 댓가를 지불해야 하니 유일한 소유권인 토지 소유권을 그 노동의 댓가 만큼 넘겨주는 것이죠. 자 몇년이 지나자 토지의 소유권이 노동을 제공한 집안에게 완전히 넘어오게 됨니다. 

 어 그럼 토지 소유권이 없어진 집안은요? 그렇습니다. 할게 없습니다.
그래서 남편이 전염병으로 죽은 집안은 그집 남자아이가 성인이 되자 다른 제안을 하게 됩니다. 이제 제가 농사를 지을테니 대신 그 댓가로 식량만 좀 나누어주십시오. 하고 말이죠. 자발적인 소작농 계약서에 사인하는 셈입니다. 그럼 토지 소유권을 가진 집안은 소유권이 없는 집안 사람의 '노동력'을 이용해 자기 땅을 경작하고 자신은 놀면서 먹을수 있게 됩니다. 

 이런 식의 현상이 몇번 더 일어난다고 합시다. 기술발생 -> 필요 노동력 감소 -> 소유권 집중 의 사이클 말이죠. 그럼 몇세대가 지나고 난 다음에는 몇몇 집안은 거대한 지주가 될것이고 나머지 대다수의 집안은 소작농이거나 혹은 다른 형태의 경제적 예속 관계에 놓이게 됨니다.
 원래 8개 집이 경작하던 땅이 8배로 향상된 기술력 덕분에 한명만 노동을 하면 된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렇다면 1개 집안은 땅을 다 소유하고 1개 집안은 그 땅을 경작하고 1개 집안은 지주집에서 가정부생활하고 1개 집안은 농기구 만들고 1개 집안은 식량을 관리하는 일만하고 1개 집안은 지주집 가정교육하고.. 그래도 2개 집안이 남게 되는 군요. 물론 식량은 8집안 먹여 살리는 양이 나옴니다. 하지만 소유권을 가지고 있는 지주 입장에서는 나머지 2개 집안을 '자선사업' 이 아니고선 굳이 계약을 맺어 일자리를 줘야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되죠.
 그럼 이 2집안 사람들은 굶어죽으라는 것인가? 그래서 점차 이 사회는 갈등이 심해지게 됨니다. 소위 폭동이 발생하게 되죠. 한참동안 갈등을 겪은 뒤 새로운 합의가 만들어지게 됨니다. 나머지 2집안에 대해서 계약이 자발적으로 만들어지지 않으니, 지주집안의 생산물을 일정부분 자발적인 계약 이외의 방법을 통해 강제로 나누어주는 일종의 사회적 계약이 만들어지는 것이죠. 잠깐만 여기서 자발적이지 않다는 의미가 중요합니다. 강제로 뺏어서 나누어준다는 의미가 되죠. 그렇습니다. 조세입니다. 정부의 탄생을 의미하죠.

 태초에 정부라는 조직은 바로 이런 필요성에 의해서 만들어집니다. 외부의 침입에 대응하고 이딴 것이 아님니다. 그냥 사람들이 모여사는 집단에 기술이 축적되면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것이 정부입니다. 태생적으로 정부란 소유권. 그리고 자발적인 계약의 불완전성 때문에 나타나게 되죠. 맞습니다. 시장실패 때문에 발생하게 됨니다.

 그래서 이집트 사람들은 귀찮으니 명목상 파라오가 모든 토지를 소유한다고 선포합니다. 그래서 파라오가 토지의 산물을 나누어주는 형태로 사회가 유지되도록 하죠. 물론 이 시기에도 유력자들은 항상 있을테지만 그래도 명목상 모든 토지는 파라오에게 귀속됩니다. 그래야 조세의 명분이 생기니까요. 그래서 자발적인 계약 이외의 사회적계약 형태로 이런 저런 사업을 통해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주고 먹을 것을 나누어줍니다. 군대라던지 피라미드같은 전혀 쓰잘데기 없는 (후손들의 관광자원을 위해서?) 케인지안적인 사회 인프라 사업을 통해 부를 분배하는 것이죠.

 아득히 먼 과거의 일은 잠시 잊고 그럼 현대 사회로 다시 돌아오도록하죠.
이런현상이 오늘날에도 존재하는가? 물론입니다. 우리는 흔히 자본주의 사회의 문제를 빈부격차 실업자의 존재라고 알고 있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빈부격차나 사회계층의 분리는 사실 자본주의 탄생 훨씬 전부터 있어온 문제입니다. 그것은 인류가 가지고 있는 기술의 수준과 그 기술에 의해 만들어지는 사회의 '능동적인 계약'의 정도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죠. (진정으로 자본주의적인 문제는.. 다른 장을 통해서 이야기 해 볼까 합니다. 여기서 그것까지 다루기엔 지면이 부족할듯 싶네요.)

 대충 이렇게 정리할수 있습니다. 100만명의 사람들이 살고 있는 사회가 있는데 기술수준으로 보면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물품을 만들고 관리하는데 대충 40만명 정도의 노동력을 필요로 한다. 나머지 60만명을 어떻게 사회에 참여시킬 것인가? 정부가 조세를 통해 약 30만명의 새로운 사회 계약을 만들어내지만 그래도 30만명이 실업자 상태가 되죠. 물론 여기서 전제했듯이 이 사회는 100만명의 필요를 충족시킬 생산력을 가지고 있지만 능동적인 계약의 발생이 부족하게 됨니다. 소유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단순히 돈을 쓸 필요를 못느끼기 때문이죠.

 인간이 일상 생활을 위해 필요로 하는 효용의 가짓수는 한정되고 그 수량도 개개인의 편차는 있을 수 있지만 대체로 유사합니다. 특정부분의 효용이 너무 많아지면 불효용이 발생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아무리 구매력을 많이 가진 사람이 있다고 해도 그것을 다 사용할리가 없습니다. 소위 소비 부족이 생기는 근본적인 이유는 인간이 효용에 대해서 가지는 유사성 때문이죠. 이것을 원인으로 능동적인 계약의 부족 즉 실업이 발생하게 됩니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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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뛰기 21-01-01 20:58
   
고용과 실업 경제철학 - 2 '사회에는 왜 실업자가 존재하는가?' 좋은글~
멀리뛰기 21-01-08 10:51
   
고용과 실업 경제철학 - 2 '사회에는 왜 실업자가 존재하는가?' 좋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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