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우리 경제가 0.1% 성장하는 데 그쳤다. 내수가 다소 회복됐지만 경제를 지탱하던 수출이 쪼그라들었다. 당초 예상했던 0.5% 성장률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쇼크'가 나타나면서 연간 성장률 전망도 대폭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0.1% 성장 쇼크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0.1% 증가했다. 전분기 -0.2%에서 소폭 반등하는 데 그쳤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1.5% 성장했다.
생산 항목별로 보면 민간소비는 0.5% 증가했다. 승용차와 통신기기 등 재화 소비와 의료, 운수 등 서비스 소비가 모두 증가했다. 정부소비는 건강보험 급여를 중심으로 0.6% 증가했다. 설비투자는 기계류와 운송장비가 늘면서 6.9% 늘었고, 건설투자는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이 모두 줄면서 2.8% 감소했다.
0.1%의 성장률에 각 분야가 기여한 정도를 살펴보면 내수는 0.9%포인트 성장에 기여했다. 민간 소비가 0.2%포인트, 정부소비가 0.1%포인트, 총고정자본형성(투자)이 0.2%포인트 성장을 늘렸다.
문제는 수출이다. 수출에서 수입을 뺀 순수출의 성장 기여도가 -0.8%포인트로 나타났다. 전분기 -0.1%포인트에서 악영향이 커졌다. 수출의 기여도가 -0.2%포인트, 수입의 기여도가 -0.6%포인트였다. 전분기에는 수출이 여전히 성장에 기여하는 가운데, 수입이 늘어 나타난 마이너스였지만 3분기에는 수출 자체가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한은은 "비IT 품목의 수출부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IT품목의 성장세까지 둔화되면서 순수출의 마이너스 기여도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같은 부진흐름을 되돌릴 뾰족한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내수가 부진하면 금리 인하 등으로 대응할 수 있지만 순수출 악화에 따른 성장 정체는 대응이 어렵다. 금리를 더 내렸다가 환율이 뛰면 수입물가가 급등하면서 GDP에는 악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경제전망 전면 수정 불가피
3분기 성장률은 한은이 지난 8월 처음으로 전망치를 공개했던 분기 성장률 전망치에 크게 미치지 못한 수준이다. 한은은 당시 전기대비 0.5%, 전년 동기 대비 2.0% 성장을 예상했다. 하지만 전기대비 성장률은 0.1%로 5분의 1토막났고, 전년 동기대비 성장률은 1.5%로 0.5%포인트나 적었다.
한은의 경제전망이 사실상 실패한 셈이다. 물론 경제전망은 전제가 바뀌면 수정될 수 있지만 이같이 큰폭의 차이가 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분기 전망이 완전히 틀어지면서 연간 성장률 전망치인 2.4%를 달성할 가능성도 어려워진 것으로 파악된다. 내년 2.1% 성장률 가능 여부도 미궁에 빠졌다. 한은은 "2024~2025년 성장률과 관련된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내수 회복속도, 주요국 경기와 IT 사이클, 글로벌 교역조건 변화 등을 면밀히 점검해 다음달 다시 경제에 관해 전망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