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여성이 여자아이의 엉덩이를 걷어찬다. 알고 보니 친엄마다.
세 살 여아 아동복 모델의 엄마가 딸의 엉덩이를 발로 차는 장면.
아빠는 옆에서 멀뚱멀뚱 서 있다. 중국 저장(浙江)성 후저우(湖州)의 아동복 촬영장에서 지난 9일 발생한 일이다. 동영상이 인터넷에 공개돼 여론이 들끓자 엄마는 다음날 트위터에 장문의 사과문을 올렸다. 며칠 뒤 이번에는 엄마가 옷가게 구석에 아이를 몰아넣고 옷걸이로 마구 때리며 욕을 퍼붓는 영상이 올라왔다. 다시 비난이 쏟아지면서 촬영장은 문을 닫았고, 부모는 세간의 지탄을 피해 숨어살아야 할 처지.
아이는 ‘아동 모델’이다. 목격자에 따르면 오전9시부터 새벽2시까지 하루 최대 264벌의 옷을 갈아입고 사진을 찍으며 나흘간 무려 400벌의 옷을 소화했다. 옷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표정을 지으며 억지로 웃어야 한다. 연 소득이 80만위안(약 1억3,600만원)을 훌쩍 넘다 보니 돈벌이에 혈안이 된 부모의 마음은 조급할 수밖에 없다. “아동 모델은 수명이 짧지만 몇 년 안에 평생 먹고 살 돈을 벌 수도 있다.” 다른 부모의 말이다.
중국의 아동복 시장 규모는 2017년 1,796억위안(약 30조5,320억원)에서 연 평균 14% 성장해 2020년이면 2,679억위안(약 45조5,430억원)에 달할 전망. 중산층이 크게 늘고 두 자녀가 허용되면서 아이를 위한 소비가 살아난 덕분이다.
특히 온라인 거래 활성화로 의류업체들이 인터넷 판매에 주력하면서 소비자의 시선을 사로잡을 아동 모델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 아동산업센터에 따르면 80%의 중국 가정에서 지출의 30~50%를 아이를 위해 쓰는데, 매월 평균 1만7,000~2만5,500위안(약 289만~433만5,000원) 수준. 이에 매년 10만명의 어린이들이 아동 모델이 되기 위해 시장에 뛰어들며 가히 무한경쟁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