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이 모든 트로피의 주인을 찾으며 마무리됐다.

특히 올해는 최우수 포크 노래를 수상한 이랑의 트로피 즉석 경매를 비롯해, 최우수 댄스&일렉트로닉 음반 수상자인 키라라의 "친구들이 xx 안했으면 좋겠다" 수상소감, 'peace my wish for the girl'이라는 문구가 적힌 셔츠를 입고 등장한 최우수 모던록 노래 수상자 9와 숫자들, 그리고 가요사상 최초로 옥중 앨범을 발표하고, 또 그 앨범으로 지난해 한국대중음악상 올해의 앨범을 수상했던 이센스의 깜짝 축하 무대 등등 오랫동안 사람들 입에서 회자될 흥미로운 장면들이 다수 연출됐다.

이들에 비해 그 여파는 약했을지 모르나 눈길을 끄는 수상자는 또 있었다. 최우수 댄스&일렉트로닉 노래의 수상자인 히치하이커가 주인공이다.

이날도 어김없이 특유의 '폴리곤 그래픽' 의상을 입고 등장한 히치하이커는 캐릭터 콘셉트에 따라 아무런 수상소감을 남기지 않고 퇴장해 오히려 눈길을 끌었다.

히치하이커의 수상이 흥미로운 점은 단지 기묘한 장면을 연출했다는 점뿐 만이 아니다. SM엔터테인먼트가 진행중인 연간 프로젝트 'STATION'의 일환으로 탄생한 노래가 한국대중음악상 수상자에 이름을 올렸다는 것도 눈 여겨 볼 대목이다.

한국대중음악상의 경우 음원이나 음반의 성적, 가수의 인기도보다 작품의 완성도와 음악성을 최우선적인 가치로 보고 수상작을 선정하는 시상식이다.

이는 다시 말하면 한국대중음악상의 수상은 언더와 오버를 통틀어 한 해 동안 해당 분야에서 가장 주목할만한 성과를 냈다는 뜻이다.

2016년 가요계를 대표하는 댄스&일렉트로닉 곡이 SM STATION을 통해 탄생했다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SM STATION은 발표 당시 1주일이라는 시간의 제약으로 인해 곡의 완성도 저하와 SM소속 아이돌 가수들의 돌려막기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던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SM은 아이돌 뿐만 아니라 락, 힙합, 일렉트로닉, 클래식 등 다양한 분야의 음악인들과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이런 우려를 불식시켰고, 결국 히치하이커의 '$10(텐달라)'라는 한국대중음악상 수상작까지 배출해냈다.

SM STATION의 이런 시도와 가치의 인정은 단지 SM만의 영광이 아니라, 한국 음악시장의 전체 흐름을 두고 봤을 때도 의미가 있다.

최근 음원 차트는 과거처럼 특정 일변도가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이 음원 사이트를 이용하면서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을 찾아 듣고 또 사랑을 받고 있는 추세이다.

과거보다는 많은 장르들이 사랑을 받고 있다곤 하지만, 여전히 그 수는 상대적으로 소수에 그치고 있으며, 여전히 좋은 음악을 하고 있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뮤지션들도 많다.

그리고 SM STATION은 이런 알려지지 않은 좋은 뮤지션들을 수면 위로 떠오르게 할 하나의 대안이 될 수도 있다.

누가 뭐라고 해도 SM엔터테인먼트는 국내에서 가장 크고 가장 유명한 엔터테인먼트사이고, 'SM엔터테인먼트'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것은 그것만으로도 단숨에 국내는 물론 해외에까지 이름을 알릴 큰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또 SM STATION의 시작 당시는 '소속 가수들의 음원팔이용이 아니냐'는 비난도 있었지만, 점차 시간이 지날수록 다채로운 장르와의 과감한 콜라보레이션을 성사시키며 자유로운 음악을 시도하는 프로젝트로 자리잡은 상황이다. 게다가 히치하이커의 '$10(텐달라)'가 한국대중음악상을 수상하면서 SM STATION 통해서도 충분히 음악적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도 증명했다.

3월부터 시작되는 SM STATION 시즌2에 SM STATION 시즌2에 어떤 음악인들이 참여하고 어떤 음악을 선보일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더 다양한 장르의 음악가들이 프로젝트에 합류하고, 이는 다시 지금껏 잘 알려지지 않았던 뮤지션을 다수의 대중에게 소개를 하는 선순환의 구조를 기대해 볼 만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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