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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3-01-31 00:20
[영화] 헤어질 결심’, 오스카의 이변
 글쓴이 : MR100
조회 : 1,675  

 “범죄에 가까운 결정.”
 
 24일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측이 발표한 제95회 미국 아카데미상 국제장편영화 부문 후보작 5편에 한국영화 ‘헤어질 결심’이 포함되지 않은 점을 두고 미국 현지 언론에서 썼단 표현이다. 실제로 AP나 버라이어티 등 수많은 현지 언론에서 ‘헤어질 결심’ 낙선 이변을 한 번쯤은 짚고 넘어갔다. 그럴 수밖에 없다. 아카데미상 후보작 발표 직전까지만 해도 ‘헤어질 결심’의 국제장편영화상 후보 지명은 ‘당연’하고 ‘그 이상’까지도 가능하리란 예상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예컨대 아카데미상 직전 발표한 영국 아카데미상(BAFTA) 후보에서도 ‘헤어질 결심’은 외국어영화상 외에 본상 부문인 감독상 후보로도 지명됐었다. 물론 그뿐만이 아니다. 최저 5편을 후보로 지명하는 거의 모든 영화상에서 ‘헤어질 결심’은 외국어영화상 또는 국제장편영화상 후보 단골로 들어가 있었다. 그렇게 영미권의 주요 영화상에선 오직 한 곳에서만 외국어영화상 후보에서 탈락됐는데 그게 하필 가장 유명한 아카데미상이다.
 
 이 같은 이변을 놓고 국내서도 갖가지 해석들이 일거에 쏟아졌다. ‘헤어질 결심’은 예술지향적인 영화여서 대중성을 중시하는 아카데미상과는 결이 맞지 않았단 해석이 특히 많았다. 그런데 본상 부문은 그렇다 쳐도 국제장편영화 부문은 또 다른 얘기다. 당장 떠오르는 비슷한 조건의 영화만도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송곳니’, 미카엘 하네케 감독의 ‘아무르’, 토마스 빈터버그 감독의 ‘더 헌트’ 등이 국제장편영화 부문 후보로 어렵지 않게 입성했었다.
 
 그럼 뭘까. 같은 의문을 품은 어워즈데일리 등 아카데미상 예측 사이트나 SNS 등에서 활동하는 미국 영화마니아 일부는 이에 흥미로운 논리를 제시한다. ‘헤어질 결심’은 이번 아카데미상에서 작품상 등 주요 11개 부문 후보로 오른 미국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탓에 홀대를 받은 것이란 논리다. 아리송한 얘기지만 풀어보면 쉽다.
 
 어느 시점부턴가 PC(Political Correctness) 기조에 압박 받기 시작한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 회원들은 이제 아카데미상 후보 선정 과정에서도 좋든 싫든 다양한 인종을 배려해야 한단 코드를 부여받게 된 현실이다. 그런데 이번 아카데미상에선 아시아계 주요 출연진으로 아시아계 미국인들 삶을 다룬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가 작품상 후보는 물론 수상까지 유력시되는 분위기다. 그러다보니 이번엔 이미 아시아인들에 배려를 해줬기에 더 이상은 불필요하단 입장에서 ‘헤어질 결심’ 대신 다른 지역 영화들에 표를 던졌으리란 것.
 
 지나치게 과격한 논리 같지만 실제 아카데미상 면면을 돌아보면 그리 황당한 얘기만도 아니다. 애초 아카데미상 국제장편영화 부문은 지독히 유럽 편향적인 분위기로 유명했기 때문이다. 수상작들 국적만 봐도 알 수 있다. 1947년 처음 시상된 이래 지난해까지 모두 74편의 수상작(1953년엔 시상이 없었다)이 탄생됐지만, 그중 58편이 유럽영화였다. 무려 78% 지분이다. 그 뒤로 아시아영화 7편, 남미영화 5편, 아프리카영화 3편순이다. 상대가 안 된다. 후보작 기준으로 따져보면 비유럽권 비율은 이보다 더 떨어진다.
 
 여기서 더 깊숙이 들어가면 보다 흥미로운 면면이 보인다. 외견상 인종적으로 비슷해 보이는 민족국가들인 한국, 중국, 일본, 대만 등 동아시아국가 영화가 국제장편영화상 부문에 한 편 이상 후보 지명된 적이 몇 번이나 있느냐는 것이다. 살펴보면 그 긴 아카데미상 역사 중 1993년 단 한 번뿐이다. 홍콩 국적으로 ‘패왕별희’, 대만 국적으로 ‘결혼피로연’이 지명됐었다. 5편 전체가 유럽영화로 채워진 때도 적지 않은 상황과 확연히 비교된다. PC 압박으로 아시아가 배려받기 시작한 2010년대 이후로도 이런 속성은 크게 달라진 게 없다.
 
 이 같은 문제가 영화마니아들 사이 처음 제기된 게 공교롭게도 또 다른 한국영화 ‘버닝’이 2019년 국제장편영화상 후보 지명에서 탈락하던 때다. ‘버닝’ 역시 5편 후보 중엔 넉넉하게 들어갈 것으로 예상됐지만 막상 탈락해 화제를 모았다. 그때도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일본영화 ‘어느 가족’ 후보 지명이 확실시되던 상황이라 ‘더 이상의 동아시아 배려는 불필요하다’는 식으로 탈락했단 설이 돌았다. 이어 2020년 중국계 이민가정 얘길 다룬 미국영화 ‘페어웰’이 아카데미상 모든 부문에서 후보 지명에 탈락했을 때도 같은 얘기가 나왔다. 한국영화 ‘기생충’이 작품상 등 주요 부문 후보로 유력하니 ‘더 이상은 과하다’는 판단으로 투표를 꺼렸단 것이다. 물론 이것도 결국은 ‘설’일 뿐이고 반론의 여지 역시 여기저기서 발견되지만, 아카데미상의 전반적 성향이 이런 식이란 점까지 부정하긴 어렵다.
 
 어찌 됐건 올해 ‘헤어질 결심’ 탈락은 미국서도 꽤 화제를 모으긴 했다. 후보 발표 직후 ‘헤어질 결심’이 미국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 3위까지 오르고, ‘인터스텔라’ ‘피셔 킹’ 등의 거물급 제작자 린다 옵스트 같은 인물도 “(이번 아카데미상에서 ‘헤어질 결심’은) 유일하게 마음이 쓰이는 탈락”이라며 “지난해 비영어영화 중 단연 최고의 영화”라 두둔하고 나서기도 했다. 그런데 이 같은 ‘헤어질 결심 쇼크’에 가려진 또 다른 아시아영화들도 존재한다.
 
 먼저 한국을 무대로 한국배우들을 기용해 만든 캄보디아영화 ‘리턴 투 서울’이 있다. 보스턴영화비평계협회에서 외국어영화상도 아니라 아예 작품상을 수상하며 큰 화제를 모았지만 역시 ‘헤어질 결심’처럼 예비후보까지만 오르고 최종에선 탈락했다. 인도영화 ‘RRR: 라이즈 로어 리볼트’ 경우도 마찬가지다. 본국서 다른 영화를 국제장편영화 부문에 출품하느라 해당부문은 애초 좌절됐지만, 미국 영화비평가협회상 ‘빅4’에 들어가는 뉴욕영화비평가협회상에서 감독상을 수상하며 아카데미상에서도 작품상, 감독상 등 주요 부문 후보 지명이 기대됐었다. 그러나 달랑 주제가상에만 후보 지명되는 실망스런 결과를 낳았다.
 
 그렇게 올해 국제장편영화상은 4편의 유럽영화와 1편의 남미영화로 후보가 채워졌다. 그 남미영화조차 유럽계 백인인구가 50%를 넘어서는 아르헨티나에서 유럽계 백인들 얘길 다룬 영화다. 그럼에도 결국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가 예상대로 작품상을 수상한다면 ‘헤어질 결심’ ‘리턴 투 서울’ ‘RRR: 라이즈 로어 리볼트’ 등을 둘러싼 논란은 더 이상 거론조차 되지 않을 것이다. 올해는 어찌됐건 ‘아시아를 배려한 해’로 기억될 테니 말이다. 어찌됐건 그간 영화진흥위원회가 주관하는 아카데미상 출품작 선정 문제만 주로 거론돼왔는데, 막상 제대로 뽑아 보냈는데도 같은 결과가 나와 버리니 여러모로 참 황망한 시점이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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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소년 23-01-31 04:25
   
내가 미국인이였으면 생판 모르는 남의 나라가 문화적침략을 해대는데 달갑지는 않을듯.
그나마 다양성이라는 문화적교류를 함께했기에, 미국과 융화될 수 있었던 미나리까지는
어느정도 달갑게 봐줬을거란 생각. 기생충은 워낙 신드롬급연기에다 배우는 물론 감독들까지
극찬을 아끼지 않았으니, 사실 기생충은 이미 언론이나 매체에서도 계속 대두되었던 영화였다고 본다.

글에서 말따라 루머처럼, 한국인에게 너무 많은 기회를 준것이 아닌가 싶어
다른 영화에 표수를 던졌다는 것에 더 큰 의미를 담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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