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쎄 결혼의 시작은 사랑이여도 결혼생활이 곧 사랑은 아니라서..
누군들.. 잘 키울 수 있을 것이란 마음없이 입양하고 재혼하지 않았겠냐구..
용기는 높게 평가 한다. 근데.. 내 주변의 거의 모든 재혼가정과 싱글가정이 죽을때까지 상처를 안고 살더라..
부모가 잘 키우고 싶어도 사춘기에 들어선 자녀의 비행을 막거나 도울 방법 역시 없어 보이고..
이래 저래... 죽을때지 서로가 서로에게 짐이되는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지...
우리집에서 나, 동생 그리고 어머니는 O형임. 그리고 어릴 때 아버지는 당신의 혈액형이 AB형이라고 하셨음.
국민학교 5학년 때인거 같은데, 혈액형 검사 전에 담임 선생님께서 재미로 부모님의 혈액형에 따라 아이들이 가질 수 있는 혈액형에 대해 알려주셨음. 그 때 처음으로 나와 동생은 부모님 사이에서 나올 수 없는 혈액형이라는걸 알게 됐음. 이건 어머니께서 바람을 피웠는데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못한 아버지께서는 이 혈액형의 관계를 모르고 있거나 아니면 아버지가 친자식도 아닌 우릴 사랑으로 키워주시고 계시거나 둘 중 하나인게 확실하다고 혼자서 결론을 내림. 평생 이건 나 혼자 알고 있자고 다짐하고 아버지께서 정말 효도하기로 결심함.
고등학교 2학년 때 아버지, 어머니께서 여행 가셨다 교통사고가 나셨음. 두분이 모두 큰 수술을 하셔야 해서 내가 수술동의서에 싸인을 하는데 간호사가 부모님의 혈액형을 물어봤음. 난 내가 알고 있는데로 말씀드렸고 수술은 다행히 무사히 끝났음. 그리고 수술이 끝난 뒤 처음 알았음. 아버지 혈액형은 AB형이 아니고 A형이었음. 아버지께서 혈액형을 잘못 알고 계신거였음.
후에 부모님께서 퇴원하시고 퇴원기념 파티 하면서 여태껏 내가 가슴 속에 담아뒀던 얘기를 했음. 놀라운건 동생도 어느 순간 그 사실을 알았고 나랑 같은 마음으로 지냈다고 함. 동생은 심지어 나와 자기가 친남매 사이가 아닐 수도 있을거라는 생각까지 했다고 함. 부모님은 누가 봐도 니들 둘은 아빠와 닮았는데 무슨 소리냐고 웃으셨지만, 사실 난 동생이 얼마나 가슴 졸이며 살았을지 이해가 됐음.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