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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넷이 이 프로젝트를 기획할 당시부터 가장 큰 기대를 걸었던 '중국 시장으로의 확장성'이라는 목표가 방송이 끝나기도 전에 사실상 무산될 상황에 놓였다. 중국 정부는 최근 사회 기강 확립차원에서 연예계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을 금지시키고, 한국 연예인 팬클럽 활동 정지를 통하여 한류에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만한 규제들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자국 프로그램과 연예계 스타도 정부의 눈총을 받으면 하루아침에 퇴출되고 있는 중국의 내부 상황을 고려할 때 당분간 K팝과 한류가 다시 중국 주류 시장에 설 만한 자리는 없어보인다. <걸스플래닛> 오디션에서 중국인 멤버가 데뷔조에 뽑힌다고 해도 중국에서의 팀활동은 어려워 보인다.
한편으로는 엠넷이 중국인 연습생을 활용하는 기회주의적인 방식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엠넷표 서바이벌의 트레이드 마크하면 떠오르는 것이 바로 '악마의 편집'이었다. 의도적인 편집으로 출연자의 이미지나 사실관계를 교묘하게 왜곡하여 자극적인 화제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전작 <프로듀스> 시리즈에서도 이해인-허찬미 등 수많은 피해자와 빌런(악역)을 양산해낸 바 있다. 그리고 <걸스플래닛>에서는 중국 연습생들이 사실상 악편의 집중 타깃이 되었다는 분석이다.
가뜩이나 시작부터 <걸스플래닛>의 인기가 저조하고 중국 연습생들에 대한 호불호도 엇갈리던 상황에서, 마침 중국의 '연예계 통제'까지 본격화되자 엠넷 제작진이 이미 활용도가 떨어지고 팬덤의 영향력도 미약한 중국 연습생들을 악편의 타깃삼아 '거리두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애초에 각종 논란과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중국 연습생들을 오디션에 받아들인 것은 엠넷의 선택이었다. 그렇다면 데뷔조 여부를 떠나서 참가자 개개인을 끝까지 최대한 보호하고 케어해줘야하는 것도 제작진의 의무다. 어떤 연습생들을 지지할 것인가에 대한 판단은 시청자의 몫이지만, 방송은 시청자들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최대한 객관적이고 공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
아무리 활용가치가 떨어졌다고 해서 중국 연습생들을 '빌런화'시켜서 자극적인 방송의 소모품으로까지 전락시키는 것은 제작진의 올바른 자세가 아니다. 물론 K팝의 일원이 되기에는 실력이나 인성 모두 명백히 부족해보이는 일부 참가자들도 있었지만, 중국과 일본 연습생 역시 결국은 국적을 떠나 한국 연습생과 똑같은 청춘들임을 먼저 기억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