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ews.naver.com/main/read.naver?mode=LSD&mid=shm&sid1=103&oid=011&aid=0003945572
“음악에 대한 평가가 아티스트의 진정성에 대한 평가여야 한다고 보는 경향이 있는데, 노래를 직접 부르는 아이돌 가수라고 진정성이 없을까요. 아이돌의 음악은 이른바 ‘만들어진 음악’이지만 많이 진화했다고 봅니다. 싱어송라이터의 깊은 생각이 음악을 듣는 이에게 주는 영향과 아이돌 가수의 노래가 팬들에게 주는 감동이 지금에 와선 크게 다르지 않아요.”
한국에서 아이돌 가수로 활동하는 것은 끊임없는 ‘인정 투쟁’이라고 볼 만 하다. 1990년대 초·중반부터 연예기획사를 통해 하나둘 데뷔한 보이그룹, 걸그룹이 인기를 얻었지만 대중음악계에서의 위상은 낮았다. 이를 극복해 보려는 아이돌 가수들의 자작곡이 앨범에 실리기 시작했고, 일부 그룹은 멤버들끼리 작사·작곡·프로듀싱까지 모든 작업을 해결한다는 사실을 강점으로 내세우기도 한다. 하지만 일반 대중은 이들에게 ‘아티스트’란 칭호를 붙이기를 주저한다. K팝이 전 세계 무대를 주름잡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이 같은 통념에 대해 김영대 대중음악평론가는 최근 발간한 저서 ‘지금 여기의 아이돌-아티스트’에서 “‘아이돌’이란 산업과 포맷을 취하고 있을 뿐 아티스트의 역량을 갖춘 이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으며, 이 흐름은 가속화하고 있다”고 말한다. 최근 서울경제와 만난 자리에서 그는 “아이돌에게 아티스트 칭호를 붙이는 일이 도발적으로 비친다면 일종의 편견에 도전한다는 의미일 텐데, 그런 편견이 엄연히 존재한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물론 아이돌은 본인이 생각이 아닌 메시지를 부르기도 하기 때문에 힙합, 포크, 록 장르의 싱어송라이터와 같다고 볼 수는 없지만, “요즘은 그 경계도 점점 모호해졌다”고 김 평론가는 진단한다. 대표적 사례가 방탄소년단(BTS)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