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글로벌 스트리밍의 넷플릭스처럼, K-POP도 이젠 하나의 플랫폼 구조라는 거죠.
넷플릭스가 투자한 전세계의 수많은 콘텐츠들이 '넷플릭스 오리지널'이란 이름을 달고 글로벌 서비스되고 있습니다.
K-POP의 글로벌 배급망은 유튜브지만, 그런 유통경로말고 이젠 하나의 고유한 장르, 새로운 개념의 엔터테인먼트로서 의미가 있는 게 K-POP이란 거죠.
이건 종속되는 의미가 더 큽니다. 애초 그 작품 고유의 특질, 색깔을 규정하는 거라서요.
여기에 연예3사는 헐리우드의 메이저 제작사와 같은 구도이구요. (디즈니, 워너, 유니버셜과 같은)
샤키라나 카밀라 카베요가 비록 라틴계 국적의 가수지만, 그들은 팝음악의 가수로 규정되고 그렇게 소비됩니다.
K-POP이 세계적으로 댄스, 그룹형 가수가 공백된 틈새시장을 파고든 측면이 있지만, 그 빈 시간이 생각보다 길었고.. 이제 세계의 젊은이들에게 그와 같은 그룹형 종합 엔터가수는 K-POP 스타들로 비치고 있죠.
K-POP이 처음에는 그저 나라별 음악분류로서 불린 K-POP이지만, 지금에 와선 듣는 재미와 더불어 보는 재미까지 있는, K-POP만의 고유한 아우라, 특질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세계적으로 봐도 비교군이 없는 완성도의 댄스 실력을 기본으로 갖춘 가수, 싱어 더불어 랩퍼의 공존, 합숙시스템으로 인한 칼군무, 마치 영화 같은 스토리와 세련미를 갖춘 뮤직비디오, 트랜디한 패션과 한국식 메이크업의 이미지, 이제는 한국식 응원문화와 팬덤문화까지 공유되고 있죠.
이는 글로벌 커버댄스라는 K-POP만의 고유한 팬문화를 형성한 것만봐도 이미 하나의 탄탄한 구조와 장르를 형성했습니다.
저는 이번 니쥬의 뮤비를 보고 새삼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아, 이제 K-POP은 정말로 플랫폼이 되었구나.
멤버구성을 떠나 (메이크업부터 패션, 안무구성까지..) 이젠 어느 누가봐도 K-POP이라고 인식될 스타일을 갖추고 있구나.
저는 니쥬 논쟁에서처럼, 이 영향력이 일본에게 유리하게 돌아갈 거라고 보지 않습니다.
이런 니쥬를 보고 즐기는 팬층은 또 다른 K-POP을 찾아 나서지, 이 흐름이 J-POP으로 흘러가지는 않는다는 거죠. (그래서 K-POP의 팬층과 파이가 더욱 확대될 수 있음.)
애초에 한 나라의 엔터장르가 하나로 묶일 수도 없고 (우리나라에서도 트로트는 여전히 인기를 누리고 있고, 일본 영화판에서 애니메이션을 사라지게 할 수 없듯이) 일본은 여전히 쟈니스와 AKB가 소비될거고 그걸 향유하는 팬층은 여전하겠죠. 갈라파고스 일본안에서.
그리고 이번 니쥬 뮤비를 보고 느낀 또 하나의 특징은 정말 DNA 차이인지.. 똑같이 데뷔하는 에이핑크 동생그룹인 위클리의 뮤비를 보니 (굳이 구분하려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가창력부터 댄스까지 정말 수준이 비교불가라고 느껴지더군요. 마치 나도 모르게 볼륨을 더 올린 착각이 들 정도.
풀HD 보다가 비디오테이프로 돌아갈 수 없듯이, 사람들은 강조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클라스, 품질의 차이를 느낍니다.
저는 개인적으론 나중 나올 K-POP 아이돌 중엔 흑인멤버도 좀 있었으면 하고 바랍니다.
이제 K-POP이 세계에서 흥하는데 리액션 영상들봐도 흑인팬들의 열정들보면 뭐랄까.. 그들의 대리만족은 약간 소외되는 느낌이 들거든요. 만약 나온다면, 흥행요인도 충분할 것 같습니다. 태국의 리사 열광처럼.
K-POP의 기존 지향점이 아시아 시장에서의 반응과 개척이었기에 멤버구성도 중국인, 태국인, 일본인 등이었고, 이런 영향력이 트와이스의 연습생 미사모를 끌어들인 이유이자 니쥬가 만들어질 수 있었던 근본원인, 배경이죠.
이제는 K-POP의 글로벌 파급력 아래 꿈나무들도 글로벌이 될 거라, 머지않은 미래에는 백인과 흑인으로 구성된 K-POP 아이돌을 보게 될 겁니다.
물론 화무십일홍이라고.. 그때에 글로벌 K-POP 스타는 한국인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올림픽의 그리스, 축구계의 종주국 영국, 태권도의 한국처럼 고유한 브랜드로서의 네임밸류를 지니게 되겠죠.
경쟁, 그것이 장기적인 관점에선 결국 K-POP의 생명력을 강화시키고 그 영향력을 더 확장시키는 긍정적인 그림일 수 있습니다.
그걸 뚫을 수 있어야, 포체티노 시기 토트넘 화수분에서 손흥민이 우뚝 설 수 있었던 것처럼, 월드클래스가 나올 수 있습니다.
K-POP이 플랫폼이라면, 이 플랫폼 안에서의 경쟁이 더욱 중요한데 거기서 한국은 너무나 작은 연습장일 수 있습니다.
여하튼 저는 한국의 K-POP 아이돌이 건강하기를, 그리고 그들의 분투와 건승을 늘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