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운동이니 떠나서 그 이전에 현실이 있습니다.
미투운동은 기존 법과 사회구조적으로 해결되지 못한 성범죄들이 있었기 때문에 일어나는겁니다.
이번에 사회적 지위를 이용해서 그동안 얼마나 추악한 짓들을 해왔는지 똑똑히 보고있으며 이런 운동들이
사회적 구조아래 묵인되어온 범죄를 피해자들이 폭로하고 드러낼수있는 사회적 동력이 되고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사회적 불이익과 압력아래 굴복했던 피해자들에게 맞설수있는 용기를 주고 감춰져있었던 것들을 드러낼수있는 기회가 된다는것에 동의합니다.
사회가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야한다면 분명 불편하더라도 외면하지 않고 목소리를 듣고 바꿔야할것은 바꿔나가는게 맞습니다.
2015년 강남역 사건이후에 이런 일련의 사태들을 거치면서 사회분위기가 어떻게 바뀌는지 사회가 나아가는지 보고있습니다. 이들의 행동의 옳고 그름을 떠나서 사회의 공기와 맞설 힘을 준다는 것에 대해서 인정합니다.
다만 그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과 페미니즘의 방향성에 대해서는 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분명 조두순 사건이나 도가니에서 다룬 현실을 보고 같이 분노했었는데 왜 뭔가 불편하고 거부감이 드는걸까 고민해봤습니다.
투쟁적인 구도로 남녀를 일방적인 피해자와 가해자, 기득권과 소수자로 만든 다음 분노와 증오를 토해내는 지금의 페미니즘은 맞서 싸울 용기를 주면서 동시에 이분법적인 사회구도를 강화하고 갈등을 극대화 시킵니다.
남자는 일방적인 기득권이고 우리가 피해자이며 증오를 정당화하면서 자신들의 혐오 표현은 저항이고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그 편향적인 시각 자체가 사회적 공존이라는 큰 틀에 맞지 않는겁니다.
요즘 기사나 혹은 지나치다가 마주한 글들에서 그런 혐오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고 정당화하는 것들을 많이 봅니다. 특히 사고로 죽은 군인장병들 기사에서 잘죽었다느니 군무새는 뒤져도 싸다느니 미군이 지켜준다느니 이런글 보면서 느끼는것은 '내가 이 공동체를 위해 희생할 가치가있는걸까?' 라는 회의감이 었습니다.
한국남자와 결혼하는것은 항상 불행의 시작이며 우린 항상 피해자이고 군무새니 잘죽었다고 뒤에서 조롱하면서 박수치는 모습들을 보면서 여권신장을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마음보다 거리감을 느끼고 주저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지 않았나 그런 생각이듭니다.
투쟁적인 구호와 남자와 여자를 기득권과 소수자로 나누고 싸움을 부추기는 그런 구도는 분명 기존의 사회에 저항할 용기를 주면서 동시에 사회적 갈등을 증폭시키고 남녀 대립구도를 강화합니다.
아래 미투운동을 하면서 여자가 남자에게 가하는 성범죄를 고발하는것은 우리의 언어를 오염시키는것이라며 분노하는 그녀들의 인식으로는 남녀가 계속 싸울수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