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에 올라온 글을 보니 누가 기독교 국가가 잘 산다는 어이없는 글을 썼나보네요.
지역적, 역사적으로 살펴봅시다.
지역적
현재 기독교가 우세한 지역은
한국 (구교, 신교 합쳐서 38%. 약간 부족한 감은 있지만 걍 기독교 국가라고 해줌.)
유럽 전역 (기독교인 수가 점차 급감하고 있는데, 기독교가 우세하다고 말하긴 좀 애매...)
북미 전역 (캐나다, 미국 ; 얘들도 기독교인의 수가 점차 감소하고 있긴 하지만, 아직 비율 상으로 1위)
남미 전역 (카톨릭 짱짱맨)
중남부 아프리카 (케냐, 르완다, 콩고, 중앙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 적도기니, 부룬디, 남아공, 보츠나와, 레소토, 스와잘란드, 앙골라, 잠비아, 말라위, 우간다, 케냐, 카메룬, 마다가스카르, 나미비아, 세이셸, 상투메프린시페, 카보베르데 ; 최소 기독교의 비중이 40% 이상이면서 기독교가 1위인 국가들, 둘 중 하나도 충족하지 못하면 아예 적질 않음)
호주
이 정도인데, 이 중 보통 서구 문화권인 유럽과 북미, 호주는 기독교 비중이 점점 약화되고 있고, 나머지 지역은 경제적으로 풍요한 곳이 아닙니다.
아, 한국은 기독교인의 비율이 높으면서도 잘 사는구나.
역사적
역사적으로 대항해시대, 혹은 제국주의 팽창 이전엔 기독교는 거의 유럽만의 종교였습니다. 에티오피아 같은 특이한 경우가 몇 있었지만, 이런 특별한 경우는 찾기 힘들어요.
여튼 남미가 카톨릭화는 대항해시대인 15세기 전후에 시작되었고, 북미 또한 콜럼부스의 카리브해 진출을 시작으로 점차적으로 북미 동해안이 식민화되고, 18세기부터 시작된 서부 개척으로 북미 전 지역이 점차 서구화(기독교화)됩니다.
그렇다면 15세기 이전 유럽은 YHWH의 축복을 받아 세계에서 가장 풍요로운 국가였을까요? No, never!
문화권으로 보면 지금은 문명이 단절된 아메리카의 제국들을 제외(객관적 근거가 많이 부족하므로 제외)하고 중화문화권, 인도문화권, 아랍문화권, 유럽문화권 중 최하위였습니다.-_-
대표적으로 향신료 무역으로 인해 유럽의 부는 지속적으로 인도와 동남아로 빨려들어갔고, 향신료 뿐만 아니라 인도의 모직물과 중국의 차도 유럽의 주요 수입품이었습니다. 즉, 당시 유럽에서 생산되는 부의 대부분이 타 지역으로 흡수되었다는 이야기.
그리고 경제사적으로 봐도 산업혁명 이전에 가장 경제력이 높았던 국가는 중국으로 당시 동남아를 식민화하고 유럽에서 가장 잘 나가던 네덜란드보다 높은 경제력을 지닙니다.
유럽이 세계에서 잘 살기 시작한 것은 산업혁명 이후. 즉, 영국이 플라시 전투를 통해 인도의 면화를 독점하고, 인도를 생산기지화하면서부터이고, 그 때에도 중국은 넘지 못했음. 확실하게 중국을 넘게 됐다고 나온 것은 아편전쟁 이후에요.
역사적으로 보면 기독교 국가들이 세계의 선두에 서게 된 것은 2000년 기독교 역사 중에서 최근의 200년 정도 밖에 안됩니다. 게다가 지금의 강대국들은 점점 탈기독교화(서구 국가들이 천지개벽하지 않는 이상은 기독교 문화권인 건 맞지만, 정작 중요한 신자 수는 계속 급감하고 있음)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이 말도 안 먹힐 듯.
뭘 봐서 기독교 국가가 복 받아서 잘 산다는 말이 나오나요?
종교가 아니라 그 나라의 과학 수준이 해당 국가의 부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더 길게 쓰고 싶지만, 시간이 시간인지라 이 정도에서 글 매듭짓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