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자료에 따르면 중국 회사가 우리 군에 납품한 감시 카메라에 악성코드를 심은 게 적발됐다. 군사정보가 군 서버로만 가야 하는데 중국 쪽 서버로 넘어가도록 설정된 것이다.
감시장비에 원격 접속이 가능하도록 인터넷망이 열려 있었고, 저장 경로를 변경해 다른 PC에 기밀을 빼돌릴 수 있는 보안 취약점도 추가로 발견됐다. 군 당국은 납품될 감시 장비 215대 모두에서 악성코드가 발견됐고, 긴급 조치 중이라고 밝혔다.
중국산 부품이 군 장비로 납품돼 물의를 빚은 게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수년 전에는 군용트럭에 중국산 가짜 차량용 볼베어링을 대량 납품받았다가 큰 물의를 빚은 적도 있다. 이번처럼 악성코드가 발견된 건 그보다 훨씬 더 심각한 문제다.
걱정되는 건 당국의 안이하고 허술한 보안의식이다. 국방부는 "네크워크가 내부망으로만 구성돼 군사정보 유출 우려가 희박하다"고 했다. 그런데 군사안보지원사령부는 내부망이라도 인터넷 환경만 갖춰지면 지난 2016년 국방망 해킹 사건처럼 충분히 군사 기밀이 외부로 넘어갈 수 있다고 본다. 국방부만 여전히 현 사태의 심각성을 충분히 인식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산 악성코드는 한 마디로 뻥 뚫린 우리 안보의 현주소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분단국가에 사는 우리가 이번 사건을 우려하는 것은 다른 이유가 아니다.
중국은 우리와 첨예하게 대립 중인 북한의 최대 지원국이자 우방이기 때문이다. 우리에게서 유출된 각종 군사 정보가 중국을 통해 북한으로 넘어가지 말라는 법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