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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도쿄올림픽 연기로 보는 일본의 정치학
그러나 아베 총리는 임기만료 목전이고 레임덕 현상으로 인해 본인이 후계자로 밀고 있는 기시다 정조회장이 총리에 임명되도록 확실하게 지원할 수 없다. 오히려 아베 총리와 대척점에 서 있는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이 자민당 전국조직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총리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아 목하 고민 중인 것으로 관측된다.
이시바 시게루 “日, 한국 납득할 때까지 위안부 사죄해야 마땅”
―개헌과 관련해 한국에선 일본이 전쟁할 수 있는 국가로 가려 한다는 우려가 크다.
“일본이 전쟁 가능한 국가로 가려면 태평양전쟁에 대한 철두철미한 반성이 전제돼야 한다. 중일전쟁, 태평양전쟁, 1945년 히로시마 원폭과 패전…. 200만 명이 희생됐다. 왜 그 전쟁을 시작했을까. 왜 도중에 그만두지 못했나. 제대로 검증하고 반성해야 한다. 당시 정부, 육해군 수장들은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분위기에 휩쓸려 전쟁에 돌입했다. 당시 언론을 비롯해 누구도 반대하지 않은 것도 큰 죄다. 아무도 진실을 말하지 않았다.”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를 하지 않는 이유도 그 때문인가. 우익들의 공격이 심하던데….
“젊었을 때는 멋모르고 참배했다. 그런데 15년 전쯤 야스쿠니신사의 진짜 뜻을 알고부터는 못 가겠더라. 국민을 속이고 덴노도 속이고 전쟁을 강행했던 A급 전범들의 분사가 이뤄지지 않는 한 야스쿠니는 갈 수 없다. 덴노가 참배할 수 있게 되면 그때 가려고 한다.”
히로히토(裕仁) 일왕은 1975년 11월까지 야스쿠니신사를 8번 참배했으나 A급 전범들이 합사된 1978년 이후에는 참배하지 않았다. 1989년 즉위한 아키히토(明仁) 일왕도 한 번도 참배하지 않았다.
―위안부 갈등 등으로 한일 관계가 어렵다.
“참 어려운 문제다.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일본 내에도 여러 의견이 있지만 인간의 존엄, 특히 여성의 존엄을 침해했다는 점에 있어서는 안 될 일이며 사죄해야 마땅하다. 다만 여러 차례 역대 총리, 일왕까지 사죄의 뜻을 밝혔음에도 한국에서 수용되지 않는 것에 대해선 좌절감도 크다. 그럼에도 납득을 얻을 때까지 계속 사죄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는 한일병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일본에서는 ‘당시 국제법상으로 위법이 아니었다’고 주장하지만, ‘위법이 아니었으니 됐다. 이상!’ 하고 끝낼 문제는 아니다. 나라를 잃는다는 것은 그 국가의 전통과 역사, 언어, 문화를 모두 잃는다는 뜻이고 그 나라 국민들의 자존심에 심한 상처를 주는 일이다. 죄송한 일 아닌가. 그런데 내가 이런 얘기 하면 즉각 ‘이시바는 한국 편이냐’는 공격이 들어온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