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형이 전화가 왔네요.
휴가철이라 요즘 바다를 끼고 있는 도시의 모텔은 매일 만실로 하루를 마감하는데,
어제도 저녁 7시에 만실로 하루를 마감하고 술 한잔 자고 잤답니다.
새벽 4시에 전화가 와서 받아보니, info 앞 키오스크 안내문에 적은 전화번호를 보고 전화한다고
화장실에 바퀴벌레가 나왔다고 다짜고짜 사진을 찍어 보내겠다고 하더니 끊더랍니다. 그리고, 1시간 후 다시
전화가 와서 바퀴벌레를 아직 안잡아 주셨네요라며 비아냥대더니 동영상으로 보내겠으니
환불해달라더래요.
사실 방 잡을 때부터 애가 둘이나 같이 쓴다는 이야기도 안해서 추가금액도 못 받았는데, 들어가는거 보고
형이 그냥 예전 애들 키우던 생각이 나서 아무 이야기도 안했다더라구요. 들어가서는 요랑 이불 더
달라고 해서 그것도 넉넉하게 줬는데, 고맙다는 말이나 미안하다는 말 조차 안하더래요.
애들 데리고 다니며, 이 새벽에 하는 짓보니 차라리 그냥 보내는게 귀찮은 일 안 말리겠다는 생각에
환불해줬다며, 형이 아침부터 씩씩대는데 이거 우리가 소위 말하는 개진상 맞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