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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1-28 10:10
(우한) 현재 모습
 글쓴이 : 러키가이
조회 : 6,690  


[우한 르포] 텅빈 마트·막힌 도로..갇힌 유학생들 "라면만 먹어"


[봉쇄령 이후, 유학생이 본 현지 상황]
도심 지나는 모든 사람 체온 측정
마스크 동나 가격 10배로 치솟아
도심 한커우 믿을 수 없게 한산
식당 등 상가는 모조리 문 닫아
학교 기숙사는 "곧 전기 끊길 수도"
감염 우려 해산물·육류 못 먹어
사재기로 채소값 폭등 "배추는 금값"
교민·유학생·출장 회사원 등 고립
단톡방 만들어 정보 공유·불안 달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발병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의 한 편의점 모습. 모든 음식이 동났고, 라면과 일부 마실 것만 남아 있다. 이유리씨 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발병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의 한 편의점 모습. 모든 음식이 동났고, 라면과 일부 마실 것만 남아 있다. 이유리씨 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병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는 27일 현재 일종의 전시 상태다. 우한대학교에 다니다 23일 도시 봉쇄 직전 우한을 빠져나와 후베이성 내 인근 도시 어저우로 거처를 옮긴 이유리(25·우한대 4학년)씨가 생생한 현지 상황을 <한겨레>에 전해왔다. 현재는 어저우를 비롯한 여러 도시에도 봉쇄령이 떨어진 상태다. 편집자주.

우한은 지난 23일 봉쇄됐다. 우한에서 출발하는 항공기와 기차가 모두 끊겼다. 시내 대중교통 운영도 중단됐다. 우한을 빠져나가는 고속도로와 일반도로 역시 모두 봉쇄됐고, 택시는 2부제를 실시하고 있다. 정부는 일반도로에 흙을 쌓아 이동을 막고 있다. 25일 자정을 기점으로 우한 도심을 가로지르는 장강의 교량과 지하차도에서 지나는 모든 사람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저우셴왕 우한시장은 26일 저녁 기자회견에서 “이날 새벽까지 우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는 618명이며, 40명이 퇴원했고, 45명이 사망했다”며 “현재 2209명의 의심 환자가 치료 중인데 이 가운데 45% 정도는 확진될 수 있어 1천명 정도 확진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우한의 도심 한복판인 한커우 역으로 진입하는 길이 봉쇄된 모습. 이유리씨 제공
우한의 일반도로가 흙으로 막혀 있는 모습. 이유리씨 제공

나는 우한대 4학년 학생이다. 지난 23일 도시를 봉쇄하기 직전 우한 도심으로부터 차로 1시간30분쯤 떨어져 있는 어저우로 왔다. 더는 우한에 있어선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22일 우한 도심 한복판인 한커우를 방문했을 때, 거리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한산했다. 원래 오가는 시민들로 가득 찼던 거리다. 한커우 역은 이 새로운 감염병의 확산이 가장 심한 구역으로 알려졌다. 간간이 보이는 사람들은 빠짐없이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거리에 사람이 없으니 식당이나 술집과 같은 상가도 모두 문을 닫은 채였다.

을씨년스러운 광경을 보고 다음날인 23일 오전 차를 타고 우한 밖으로 달렸다. 우한시 경계에선 체온 검사를 하고 있었다. 검사인은 고개를 잠시 갸우뚱하더니 우리 일행을 통과시켜줬다. 하지만 한커우에서 일하는 한 교민 언니는 같은 날 오후 4시께 도시를 뜨기 위해 택시를 불렀으나, 이미 도시가 봉쇄돼 나갈 수 없다는 답을 들었다. 결국 그 언니는 아직도 한커우의 숙소에 갇혀 있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4년 전 중국 우한에 온 뒤 이런 혼란은 처음 겪는다. 우한대 기숙사에 있는 친구들은 전염병이 주는 공포에 떨면서 기숙사에서 나가지도 못한 채 꽁꽁 묶여 있다. 학교 쪽에선 “곧 전기가 끊길 수 있다”며 “그 전에 전기 충전을 많이 해두라”고 공지했다. 기숙사는 전기 난방 시스템이기 때문에 사태가 길어져 전기가 끊기면 추운 겨울 기숙사에서 벌벌 떨며 지내야 하는 상황에 부닥친다. 26일 우한의 최고 기온은 5도, 최저 기온은 영하 1도로 예보된 상태였다.

어떤 이들에겐 물자도 부족해지고 있다. 미리 물과 음식을 사재기해둔 사람들도 있지만, 그런 이들은 운이 좋은 축이다. 이미 대형마트는 사재기하는 사람들로 줄이 너무 길어서 들어갈 엄두도 내지 못한다. 학교 주변 식당은 하나도 남김없이 문을 닫았다. 배달 음식도, 택배도 받을 수 없다. 친구들은 “기숙사에서 라면만 먹고 있다”고 했다. 학교는 원래 2월17일이었던 개강일을 3월로 미뤘다가, 지난 26일 개강을 무기한 연기한다는 공지를 보내오기에 이르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된 뒤 매일 주변 사람들은 걱정하며 ‘항상 마스크를 하고 다니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왔다. 그러나 우한에선 마스크도 이미 동이 나 더 사기 힘들다. 슈퍼마켓이나 편의점은 물론이고,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에선 원래 10~20위안(1685~3371원가량)에 팔던 마스크가 10배 넘게 값이 치솟았다. 어떤 곳에선 500위안(8만4290원)까지 요구해 논란을 빚었다. 그러자 알리바바는 지난 21일 마스크 판매자들에게 “더 이상 가격 인상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통지했다고 밝혔다.

우한의 시장 상황도 혼란 그 자체다. 사람들은 감염 걱정으로 해산물과 육류를 먹지 않고 있다. 게다가 도시가 봉쇄되면서 외부에서 식재료가 유입될 수 없다. 수요가 몰린 채소 값이 급등했다. 이미 배추값은 금값이 됐다. 시장에 가보니 마스크를 낀 시민들이 한꺼번에 많은 양의 채소를 사재기하고 있었다. 하지만 시장이나 대형마트에선 되레 채소를 쟁여놓고 매장에 내놓지 않고 있다. 이 사태가 얼마나 길어질지, 얼마나 더 가격이 오를지 모르기 때문이다.

우한의 한 병원 앞에서 마스크를 끼고 대기하는 우한 시민들. 이유리씨 제공

무엇보다 혼란이 큰 곳은 병원이다. 우한대학교의 대학병원 의사들은 모두 우주복처럼 생긴 방호복을 입고 일하고 있다. 한 의사는 방송 인터뷰에서 “격리복(방호복)이 무척 두꺼워서 땀도 잘 나고 바람이 잘 통하지 않는다. 4시간에 한 번씩 격리복을 갈아입는데 그때 화장실과 식사, 물 섭취 등을 한꺼번에 해결한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의사들이 잠도 자지 못한 채 사투를 벌이지만, 유튜브 등에선 “집에 보내달라”며 울부짖는 의사의 모습이 공유되고 있기도 하다. 다른 지역에서 많은 수의 의사들이 비행기를 타고 우한으로 모여드는 모습도 보도됐다. 임시 병원도 건설 중이다. 하지만 병상이 부족한 병원 복도는 몰려드는 환자들로 아비규환이다.

우한시 경계에서 체온검사를 하는 중국 정부 검사인. 이유리씨 제공
후베이성 내 우한 인근 도시인 어저우의 한 마트 상황. ‘사재기’로 채소가 거의 동난 모습이다. 이유리씨 제공

우한에는 유학생뿐만 아니라 파견 오거나 출장 온 한국 사람들도 많다. 내 경우엔 감염병 확산이 가장 강력한 우한에서 운 좋게 벗어났지만, 봉쇄되기 전 미처 철수하지 못한 이들은 갑갑함을 호소하고 있다. 결혼한 지 3개월 된 시점에 출장 왔다가 호텔에서 꼼짝도 못 하고 있는 사람, 자녀들만 한국에 둔 채 혼자 갇혀 있는 사람, 기차표를 다 사두고 기차역까지 갔는데 눈앞에서 기차 운행이 중단돼 돌아와야 했던 사람 등 모든 사연이 애처롭다. 불안감이 커지자 우한 총영사관에서 교민 500여명을 귀국시킬 전세기 투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그렇게 된다고 해도 우한 내 톈허공항까지 갈 수 있을지조차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모두 좌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한국 교민들은 희망을 잃지 않고 있다. 중국판 카카오톡인 위챗에 ‘호북성한인회’ 단체 대화방을 만들어 정보를 공유하고, 서로 응원 메시지를 보내며 불안감을 달래고 있다. 우한 총영사관 직원 9명도 이 단체 대화방에서 수시로 정보를 알리고 있다. 우한의 이 혼란은 언제 진정될 수 있을까.

우한·어저우/이유리·우한대 4학년

<한겨레>는 앞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2019-nCoV) 감염증’ 관련 기사와 제목에서 ‘우한 폐렴’이라는 용어를 쓰지 않기로 했습니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는 해당 감염증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명명한 바 있으며, 새로 발병되는 바이러스 이름을 붙일 때 불필요한 편견을 유도할 수 있는 특정 지역이나 동물 이름 등을 피하도록 한 바 있습니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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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키가이 20-01-28 10:10
   
독거노총각 20-01-28 10:11
   
소독도 하고 허기도 채우기 위해선 불닭볶음면의 지원이 시급하다 생각합니다!!
퀄리티 20-01-28 10:14
   
간편 생존식량 라면이 남아있다니..
아직 살만한가보네요
트루킹 20-01-28 10:14
   
사람이란게 도움이 하나도 안 되기도 힘들터인데
구급센타 20-01-28 10:16
   
일본에 신라면만 안사가고 남아있던게 떠오르는군요
운드르 20-01-28 10:20
   
어저우도 봉쇄된 걸로 아는데, 어떻게 귀국하려나...
2고수열강2 20-01-28 10:33
   
더러븐 새퀴들...
박쥐를 왜 처멱냐  ...
맥거리 20-01-28 10:42
   
할튼 날아다니든 기어다니든 쥐가 문제네요.  우리나라는 날거를 많이 먹어도 유행성 바이러스가 일어난적이 없는데..
ashuie 20-01-29 04:49
   
나라에서 라면같은거 사서 보급품으로 대량풀면 되지않나?
가난한 나라도 아니고 왜 저러고있음?
김반장 20-01-29 07:17
   
먹을건 준다,, 나오면 죽는다 뭐 그런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