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감독은 유독 상대투수를 흔들려는 항의가 잦은 편이죠.
트레비스 선수의 견제는 시범경기때부터 심판진 사이에서도 주요관찰 대상이고, 몇차례 실수때는
어김없이 보크 판정이 내려졌죠. 그만큼 심판들도 다른 투수들에 비해 더욱 더 정확히 보고 있는 상
황이고, 누가봐도 이번 상황은 보크상황이 아니었죠. 그런데 두차례나 어필을 강하게 했습니다.
사실, 감정적으로 기복이 있는 편인 트레비스를 흔들기 위한 어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점은 보는 이에 따라 안좋게 볼 수도 있겠지만, 어떤식으로든 승부에 집중하는 김성근 감독
특유의 야구라고 생각합니다. 상대선발이 감정적으로 흔들린다면, 승리에 더없이 유리한 상황이
되고, 감독이라면 자신의 어필로서 그런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다면, 하는 것도 전술이라고 생각합
니다.
사실, 이런 신경전, 기싸움은 우리 프로야구 초창기에 많이 나왔었던 모습이고, 선수층이 넓고 두
꺼워 개인적인 친분이 얕은 일본이나 메이져리그에서는 많이 이루어지는 모습이라고 하죠.
여기서, 조범현 감독에게 아쉬운 점이 생깁니다. 상대 감독이 우리 선발을 흔들기 위해 두차례나
어떻게 보면 어거지에 가까운 어필을 했고, 우리 선발은 상대타자가 고의로 공을 맞았다고 어필을
했습니다. 그렇다면, 신경전,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그 상황에서 맞어필을 했어야 한다고 봅
니다. 감독들은 간판타자의 기를 살려주기위해서 스트라이크판정에 항의를 의도적으로 하기도 하
죠. 당연히 우리 선발이 두차례나 당했다면, 기를 살려주기위해서 항의를 일부러 찾아서 할수도 있
다고 봅니다. 그런데 상황이 왔어도 하지 않았죠.
사실, 저는 넥센팬임을 밝힙니다. 예전 이택근 선수가 넥센소속이었을 때, 광주구장에서 카메라상
으로 명확히 파울임이 확인된 타구로 담장을 넘기고 홈런 판정을 받고 점수를 얻었던 것을 기억합
니다. 조범현 감독은 항의하지 않았죠. 그 해 기아는 하위권성적으로 리그를 마무리했습니다.
현재 김시진 감독에게도 불만이 많습니다. 애매한 판정에 항의가 없죠. 김성근 감독이나 로이스터,
박종훈 감독같은 항의가 잦은 감독이라면 항의를 했을법한 상황, 팬들 입장에서는 억울하고 화날
상황에 항의가 없습니다.
승부에 관심은 있는것인지, 모두에게 약팀이라고 분류되는 평가에 익숙해져버려서 자신 스스로조
차 이기고자 하는 의지를 잊어버린 건 아닌지 싶어 화날 때가 많습니다.
상대 감독이 자신의 스승이라서, 선배라서 신경전에서 밀리고, 기싸움은 시도조차 하지 않고,
억울한 상황에서도 항의를 하지 않는 것이라면, 프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프로는 어떻게 해서든 이기기위해서, 팬들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야죠. 눈치를 봐야
할 사람은 내 선배인 내 스승인 상대감독이 아니고, 내 팀의 승리를 위해 응원해주는 팬들이죠.
김성근 감독의 야구가 더럽다 야비하다. 치졸하다라고 평가하는 사람들의 시선은 잘못되었다고 생
각합니다. 팀의 승리를 위해 존재하는 사람이 감독이죠. 상대를 흔들게 하기위해 신경전도 할 줄 알
아야 하고, 아니다싶은 상황엔 어김없이 항의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오심은 번복되지 않
더라도 선수나 팬들은 감독의 거친 항의에 위안 받을 수 있겠죠.
다른 감독들도 좀 더 거칠어지고 승리에 집착하고 집요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넥센 경기 없어서 기아랑 스크 경기 보다가 조범현 감독의 소극적인 모습에 실망해서 좀 지껄
인다는게 쓸데없이 길어졌네요.